FOCUS
개관 2주년 기념 리뉴얼
한향림도자미술관의 가치와 역할, 그 미래
글. 김진아 한향림도자미술관 전시팀장
파주시 헤이리 예술마을에 위치한 한향림현대 도자미술관이 개관 2주년을 앞두고 그 동안의 운영방식을 재정비하면서 일부 전시공간을 새롭게 리모델링했다.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현대도예 전문 사립미술관으로 지난 2년간의 행적을 돌아보고, 한향림도자미술관의 가치와 역할, 그 미래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대한민국 유일의 현대도예 전문 사립미술관으로 개관
지난 2018년 10월 개관식을 치룬 한향림 도자미술관은 같은 해 12월 경기도 제1종 미술관으로 정식 등록되었다. 국가나 지방정부에서 운영하는 국공립 미술관이 아니라 개인이 운영하는 사립미술관으로서의 등록을 마친 것이다. 사립미술관의 바탕은 개인이 수집한 컬렉션Collection, 즉 소장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만약 한향 림 관장의 소장품이 없었다면 한국에는 현대도예를 전문으로 하는 사립 도자미술관은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물론 국내에는 도자기를 주요 소장품으로 하는 다른 사립미술관들도 존재한다. 해강 도자미술관(1990년, 해강 유근형 설립), 석봉도자기미술관(1997년, 석봉 조무호설립), 쾌연재도자미술관(2008년, 도예가 정연택 설립), 도천도자미술관(2012 년, 도천 천한봉 설립) 등이 현재 여주, 속초, 영월, 문경 등에서 운영 중이다. 하지만 현대도예 작품들을 다루는 미술관은 극히 일부인데다가 소장품의 규모도 적은 편이다.
사립 도자미술관 설립시기로 보면 한향림도자미술관은 2018년으로 가장 최근에 개관한 도자미술관이지만 이에 앞서 현대도예를 테마로 하는 한향림 갤러리(2004년 개관), 한향림현대도자미술관 (2010년 개관)을 거치며 꾸준한 전시, 수집, 연구 활동을 이어온 나름의 중견급 미술관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국내 유일의 현대도예 전문 사립미술관이 탄생하기까지는 도예가로 시작하여 30여 년간 컬렉터의 길을 걸어온 한향림 관장과 남편 이정호 이사장의 노력이 큰 바탕이 되었다.
세계현대도예의 역사와 흐름을 보여주는 방대한 컬렉션
한향림도자미술관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국 및 전 세계 현대도예가들의 작품을 수집, 보존, 전시하고 있는 곳이다. 한향림 관장은 1987년 남편 이정호 이사장과 함께 제이앤림 콜렉션Jay & Lim Collection을 설립하여 약 30년 동안 1850년대부터 1900년대 실제 사용되었던 옹기와 1950년대 이후의 현대도예 작품들을 수집하였고, 한향림옹기박물관에서 옹기 컬렉션을, 한향림도자미술관에서는 현대도예 컬렉션을 관리하고 있다. 한향림도자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소장품은 1,500여 점으로, 20세기의 천재 화가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 의 도자작품과 미국 현대도예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볼코스Peter Voulkos 1924~2002 를 포함한 오티스그룹Otis Art Institute 작가들의 도자조형작품, 국제도자기구 IAC International Academy of Ceramics 소속의 국내 외 작가 작품, 한국 현대도예 1세대 작가인 황종구, 원대정, 권순형부터 운보 김기창을 비롯한 한국의 유명한 화가 및 문 인들의 도자기 그림 등 방대한 양을 자랑 한다. 뿐만 아니라 소장품들의 제작연대가 1950년대 이후부터 2000년대까지 연속적으로 이어져 있어서 세계현대도예의 역사와 그 흐름들을 직접 보고, 연구할 수 있을 만큼의 가치도 있다. 이 소장품들은 미술관의 다양한 전시공간에서 기획전을 통해 다양한 주제 아래 순차적으로 전시될 예정이다.
누구나 바라보고 즐길 수 있는 공유의 공간
한향림도자미술관은 한향림 관장의 수집 목표와 미술관 운영 철학에 따라 누구나 바라보고 즐길 수 있는 공유의 공간을 표방한다. 한향림 갤러리를 운영하던 시기부터 전제로 삼았던 ‘작가와 관람객 모두를 위한 공간’을 이어가기 위해, 올해 한향림 관장 이하 직원들은 굵은 땀을 흘리며 지난 2년간의 운영체제를 재정비하고, 전시 공간도 새롭게 리뉴얼하였다. 전 세계의 근, 현대 도자예술작품을 집중적으로 만날 수 있는 전문적인 공간이지만, 일반 관람객들도 쉽게 다가올 수 있는 개방적 인 공간으로 운영하는 것이 한향림 관장 의 목표이기도 하다. 그래서 미술관 이곳 저곳에는 관객들이 직접 만져보고 사용할 수 있는 작품들도 배치되어 있다. 자신의 소장품을 일반 관람객을 위해 파손과 노출의 위험을 감수하고 외부에 설치한다는 것은 그만큼 소신 있는 자세일 것이다. 3층 높이의 층고를 가진 로비층의 중앙 홀을 거쳐 1층으로 올라가면 약 80평 넓이의 제1전시실이 나타난다. 연간 단위의 기획전이 열리는 곳으로 세계현대도예 60년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는 도자전문 미술관답게 전시의 주제나 규모 면에서도 큰 스케일을 자랑한다. 제1전시실은 이번 에 새롭게 공간을 구성한 곳으로 올 초까 지 대형 설치작품들을 중심으로 하는 소장품 특별전 <향기 나는 숲 속의 정원> 이 전시되었던 공간이며, 현재는 새로운 소장품 기획전 <도자-흙에서 예술로>전 이 열리고 있다. 현대도예의 개념과 그 발 전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총 6개 의 섹션으로 공간을 구성하였는데, 1~3번 째 섹션에서는 도자의 발생부터 그릇의 형태를 거쳐 다양한 형태와 주제의 도자 조형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도자연표와 함께 순차적으로 보여주고자 하였다. 이후 전시의 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현대도예가’라고 하는 직업과 현대도예 작품이 제 작되는 공간에 대해 생각해보는 4번째 섹션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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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0년 8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