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그 기사
도자공예의 꽃
글. 김태완 편집이사, 전 편집장
어린 시절 교과서에서 배운 고려청자, 조선백자라는 역사 속 도자기만 인식해온 본인을 도자예술의 매력으로 밀어 넣은 것은 영화의 한 장면이었다. 1990년 겨울 개봉한 이 영화 한편으로 대학 도예과 경쟁률이 14대1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기도 했고, 주인공 커플이 물레 앞에 겹 쳐 앉아 흙을 빚는 장면 하나로 ‘물레성형’ 은 더 이상 전통의 것이 아닌 매우 현대적이면서, 매혹적이기까지 한 것으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1997년 10월호에서 발견한 ‘도예연구-도예물레성형의 변형을 이용한 기법’(전, 김성진 강원대 교수 집필)은 이전까지 전승 도자의 고전적 기법이라는 국한된 인식을 성형 형태의 변형과 장식 등으로 얼마든 지 현대적으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는 가능성을 제기한 지면이었다. 다양한 디자인의 개념을 접목시키고, 자유분방한 실험적 표현까지 적극적으로 시도한 이 기사는 물레성형의 퇴보적 의미를 재인식 시킬 수 있다는 ‘자성’과 이 시대의 진정한 ‘도자공예의 꽃’으로 물레성형 기법이 활용될 수 있다는 ‘실천’을 발견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