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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7월호 | 작가 리뷰 ]

신상호의 현대 분청
  • 편집부
  • 등록 2020-07-29 11:36:57
  • 수정 2020-08-15 17: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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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TOPICS 

여전히 유효하고 독자적인,
신상호의 현대 분청
글. 홍지수
  미술비평, 미술학박사 사진.  편집부

2020.7.1~10.31
신상호 스튜디오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호국로311번길 20-39
T. 031.826.4549

신상호는 1960년대 이천도예촌이 자리잡기 시작한 시기부터  1980년 중반까지 청자와 백자를 전승하고, 현대 감각으로 승화시킨 이력이 있다. 그러나 신상호의 분청은 본인의 이전 기器 작업과도 문맥과 지향을 달리하며 전통을 복원하거나 모방하려는 전승의 시도와도 무관하다. 그의 분청은 오히려 1980년대 중후반 시도한 도조 연작의 성취와 실패와 맞물려 있다. 공예 기 제작에서 도조로 형식을 달리해 현대성을 추구하던 작가가  다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결정한 조형 형식이 분청이다.
신상호 분청의 진가는 옛 분청의 재현에 그치지 않고 현대의 재료와 기술을 끊임없이 접목하고 개발하여 과거 그리고 동시대 분청 표현과 차별화되는 독자적 표현을 성취했다는 데 있다. 신상호 분청 특유의 추상성, 긴장감과 역동성은 평면과 입체를 가릴 것 없이 허허한 화면을 거침없이 종횡무진 질주하고 에두르는 특유의 스트로크 에서 나온다. 회화의 도구는 대나무 칼과 인화 도장이다. 적절한 예리함과 강도, 속도와 힘의 완급조절, 순간 방향 을 바꾸는 코너워크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려면 대나무 칼 만큼 적절한 강도와 탄성을 지닌 재료도 없다. 그는 대나무칼로 면상감, 선상감, 박지, 문지르기, 깎아내기 등을 시문하고, 그 위에 다시 조화, 귀얄, 덤벙, 인화 등을 자유롭게 조합한다. 시문한 자리를 다시 화장토로 덮고 깎아 내는 행위를 제한없이 반복한다. 이처럼 작가가 분장한 흙의 표면을 파고 다시 물질을 덮고 이를 깎아내는 행위를 반복하는 것은 모종의 깊이를 얻기 위함이다. 이 깊이는 수학적 깊이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화가들이 캔버스 위에 물감을 붓고 표면을 긋고 다시 벗겨낸 물질적 화면과도 다르다.
그러나 도자예술의 특성상, 깊이는 번조 후에야 완성된다. 불은 설익은 흙의 내부와 신체의 행위가 만든 자국들 을 응축시키고 결속시킨다. 특히 환원 번조는 흙 속에 남 아있는 산소의 존재를 밖으로 배출시키고 물질의 화학적 성질을 완전히 바꾼다. 신상호 분청 특유의 짙은 잿빛 바탕 즉, 설익음이란 찾을 수 없는 치밀한 화장토 색과 반 무광 질감은 모두 다회多回 번조 덕분이다. 다회多回 환원 번조로 얻은 짙은 잿빛 바탕은 기물의 형태를 비롯하여 표면에 존재하는 모든 물성과 색, 표현, 신체적 속성이 발산하는 모든 힘을 하나로 수렴시키고 결속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회청색 바탕은 후기로 갈수록 더욱더 짙어지고 선명해지며 영역이 넓어진다. 이것은 기형과 회화의 변화와도 밀접한 관계에 있다. 초기에는 항아리, 발 鉢을 화면 삼아 자연풍경, 동식물, 인간 등 구체적 형상을 재현하거나 인간, 말, 사슴 등을 입체로 제작하여 ‘인간성 회복을 주제’로 이야기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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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0년 7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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