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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05월호 | 뉴스단신 ]

방곡도요 충북 단양 방곡 옛부터 도자기마을,대한민국녹자명장 228호 서동규씨 운영
  • 편집부
  • 등록 2003-03-18 17:45:44
  • 수정 2018-02-14 10:2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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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곡도요 충북 단양 방곡 옛부터 도자기마을,대한민국녹자명장 228호 서동규씨 운영

녹색생활자기 3대째 자가독특의 개발작품 차별화

연중 길일택해 느릅나무태워 앙금가라앉혀

명실공히 한평생 도공, 일본에서 7회전시, 개인전 2회

 충북 단양의 방곡마을은 조선 초부터 민요가 있던 도자기 마을이다. 현대에 와서 다시 도자기 만드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방곡 도예촌이 형성됐다. 이곳 방곡 도예촌 초입에 지붕이 높은 목조 전시장이 있는 명장의 집 ‘방곡도요’가 위치하고 있다. 전시장은 원목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 지은 건물로 살림집과 나란히 하고 있다. 살림집의 오른편에는 40여평의 성형실과 건조장이 있는 작업실이 있다. 건조장 밖으로 아궁이를 만들어 건조장을 덥히기도 하고 느릅나무재를 얻을 수도 있다. 요장의 제일 오른편에는 장작가마가 묻혀있고 가마 주변엔 길가와 경개를 짓는 담을 대신해 소나무장작이 높이 쌓여있다.

 방곡도요는 녹자 명장 서동규(65)씨가 운영하는 요장으로 청자나 백자가 아닌 녹두색 도기질 그릇인 ‘녹자’를 주로 생산한다. 서동규씨는 학교도 없던 산골짜기인 방곡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도자기 만드는 곳에서 일하며 도자기를 배웠다. 1930∼40년대, 그의 아버지를 비롯해 이 지역의 남자들은 대부분 주변의 흙과 나무만을 이용해 그릇을 빚었다. 그는 선대에 이어 그릇을 빚었고 현재 3대째인 그의 아들이 가업을 전수하고 있다. 방곡도요는 25년전 처음 느릅나무 재를 이용한 녹두색 그릇에 ‘녹자’라는 이름을 붙이고, 20년전에 지금의 위치에 자리를 잡아 가마를 묻고 녹자를 지속적으로 개발 생산해 왔다. 보통 짚이나 소나무재를 사용한 도기는 짙은 갈색 빛을 내는 데 느릅나무 재를 사용한 녹자는 황록색을 낸다.

 조선후기 지방에서 만들어진 느릅나무재를 사용한 도자기는 이라보라는 일본식이름으로 불려왔으나 방곡도요의 녹자는 이라보유보다 푸른빛을 낸다. 자신이 개발한 도자기에 ‘녹자’라는 이름을 붙이고 제작과정과 완성품에 대해 99년 특허를 받았다. 더불어 지난 2000년에는 서동규씨가 대한민국 명장 228호로 선정됐다. 방곡도요가 위치해 있는 단양은 예로부터 단양 팔경으로 이름나 있다. 주변의 풍광의 아름다움은 비할 데가 없으나, 30여분을 산길로 들어가는 깊은 산중에 위치하고 있어 외부와의 왕래가 쉽지 않은 편이다.

 방곡도요에 도자기를 배우겠다고 찾아오는 이들이 간혹 있기는 하지만 깊은 산골의 답답한 생활을 오래 버티지 못하고 나간다. 지금 이곳에는 서동규씨와 아내, 아들내외가 작업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일년에 한번 날씨가 좋은 때를 택해 흙을 수비하고 느릅나무를 태워 앙금을 가라앉힌다. 보통 한번에 일년 사용할 흙과 재를 준비하는 작업으로 한달은 족히 걸린다. 느릅나무를 태워 앙금을 가라 앉혀 윗물을 따라내고 남은 앙금를 다시 물과 1:1로 섞어서 사용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느릅나무 잿물을 초벌된 기물위에 도포하고 반건조 상태에서 한번 더 도포한다. 이곳에서는 재벌은 물론이고 초벌에도 가스가마를 사용하지 않고 장작가마만을 이용한다. 이렇게 생산된 녹자는 도기질 그릇이 갖는 특징들-열전도가 늦어 그릇이 쉽게 뜨거워지지 않고, 정화능력 등-을 가지면서 종래의 갈색빛의 도기와 미적인 면에서 차별된다. 정제한재를 2회에 거쳐 두텁게 시유해 번조 후에 황녹색 점무늬를 만들며 뭉치기도 한다. 방곡도요의 장작가마는 20년 전에 서동규씨가 자신의 손으로 묻은 것이고 이밖에도 이 주변지역에서 작업하는 10여군데에서 전통가마 짓는 데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방곡도요는 적어도 두달에 한번은 재벌을 땐다.

 이곳의 주요 생산품들은 식기류와 찻그릇으로 식생활에 직접 사용되는 품목들이다. 일본에서 전시를 갖고 일본 관광객들이 요장을 찾아오면서 부터 찻물을 담는 물항아리와 매병 등을 만들기 시작했다. 가격은 밥사발과 국그릇, 컵 등이 5천원에서 1만원선이고 항아리들이 30만원에서 50만원 선이다. 찻사발은 30만원 선에 판매된다. 일본에서 판매할 경우 찻잔하나에 5만엔에서 50만엔에 판매된다. 1987년부터 일본에서 전시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일본전시만 해도 7회에 이른다. 이번 2002한일 월드컵대회를 기념해 일본 동경에서 ‘대한민국 명장전’을 개최하는데, 서동규씨는 다른 분야의 명장들과 함께 여기에 참가할 예정이다.

 그리고 내년 즈음에는 서울에서 3회 개인전을 열 계획도 갖고 있다. 서동규씨는 요장을 운영하는 후배들에게 “요즘 전국각지에서 작업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지역마다의 특색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우리 전통 그릇들은 그 지역 흙에 특징에 따라 골(谷)마다의 특색을 지니는데 작업하는 사람들이 그 지역 그릇들 특징을 찾나내고 개발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더불어 다른 사람의 것을 모방하지 않고 자신의 것을 만들고자 하는 도예인으로서의 ‘지조’를 강조한다.

주소: 충북 단양군 대강면 방곡리 351 전화: 043-422-1510, 422-9603 http: //www.bangg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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