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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9월호 | 해외 ]

독일 도예가 미햐엘 클레프 Michael Cleff
  • 편집부
  • 등록 2020-06-08 14:2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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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그리고 섬세하게 흙빚는
독일 도예가 미햐엘 클레프 Michael Cleff
글_이윤경
독일 통신원 사진_ 크리스티안 슐뤼터 Christian Schlüter

도예가 미햐엘 클레프는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도예가이다. 그는 독일 중부지방에 있는 도시 보훔 Bochum 에서 1961 년에 태어났다. 1990 년부터 96 년까지 뒤셀도르프 Düsseldorf 에 있는 쿤스트아카데미 Kunstakademie 에서 조각을 전공하였고 프리츠 슈베글러 Fritz Schwegler 교수로부터 사사받았다.

1990 년, 독일내의 유명한 공모전 〈리하르트 밤피 프 라이스 Richard Bampi Preis 〉에서 대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필 자가 접했을 때, 나의 일처럼 기뻐하던 기억이 지금까지 선명하다. 만 30 세까지의 작가가 응모할 수 있는, 3 년에 한번씩 개최되고 있는 리하르트 밤피 공모전은 젊은 작가들을 세상에 알리고 이끌어주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클레프 작가의 작품은 그 당시의 독일 현대도예계에 새로운 시각을 열어 주었고, 나아가 유럽에서 현대도예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8 , 90 년대의 독일 현대도예는 전통적인 성형방법에서 벗어난 조소적인 작품들이 많았고, 동물·식물 등의 자연이나 일상에서 접하는 여러 사물과 같은 실재적인 주제가 대부분이었다.

클레프 작가의 기하적인 형태가 담긴 작품은 기존의 도자형태와 눈에 띄게 달랐으나 대중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갔다는 생각이 든다. 원형, 타원형, 사각형, 장방형 등의 단순한 형태가 연결되며 드러나는 새로운 형상은 보는 이들에게 상상의 세계를 펼칠 수 있는 즐 거움을 맛보게 해주었다고 생각된다.

클레프 작가는 앞서 언급한 공모전의 심사위원이었던 사람과의 인연으로 뉴욕에 있는 유명 화랑에서 개인전을 개최할 수 있었고, 그 후로 미국 내 여러 도시에서 전시를 하며 활동하게 된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클레프 작가를 도예의 세계로 안내 해준 길잡이이기도 하다. 16 세에 교환학생으로 가게 된 시카고의 고등학교에서 ‘조각과 도자’라는 강좌에 참여해 처음으로 흙을 만질 수 있었다는 작가는, 그 과 정에서 물레성형도 배웠고 일년 동안 흙의 매력에 빠져있었다고 한다. 독일로 돌아온 클레프 작가는 아비 투어 Abitur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자격증을 얻은 뒤, 실질적인 도자 공부를 위해 독일 남부 지방의 한 도예공방에 들어간 다. 그는 독일에서 도공이 되기 위한 전통 과정 3 년간의 도제 과정, 3 년간의 마이스터 과정 을 마치고 시험에 합격한 도자숙련공이다. 필자는 독일에서 공부하는 동안 도자공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있는데, 그 공방에서 도제과 과 마이스터과정에 참가하고 있는 분들을 만나 마이스터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얼마나 까다로운지를 엿볼 수 있었다.

클레프의 작품은 조형물, 벽장식, 사진작품, 프로타주 작품 Frottage : 요철이 있는 물체에 종이를 대고 연필, 색연필 등으로 문질러 베껴지는 효과를 응용한 회화기법 으로 구분된다. 대분의 주제는 추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작품은 특별히 무엇인가를 연상시켜 주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작품의 분위기는 개인의 경험과 연관되는 기억 또 는 상상의 세계로 집중하게 한다.

작품의 영역은 전시 공간과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확장을 보여준다. 작품으로 인해 공간이, 공간으로 인해 또다른 개념을 만들어낸다는 의미다. 같은 작품을 어 느 각도에서 보 (았) 느냐에 따라 새로운 작품이 되어 작 품과 전시공간에 대해 흥미를 높여준다.
클레프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표현하는데 선택하는 기하학적인 형상들은 ‘단순함’이다. 그 단순한 형상들이 어우러져 탄생된 형태에 대한 ‘정의’는 작가도 참견할 수 없는, 바라보는 이들만이 특권이라는 생각이 들 정 도로 그가 만들어낸 형상은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발동시킨다.

그의 작품이 품고 있는 열린 혹은 닫힌 내부의 공간은 또 하나의 형상으로 자연스럽게 인식된다. 밖으로 드 러나는 형상과 숨겨진 내부 공간이 복합적으로 작용되어 신비롭게까지 느껴진다. 그렇기에 보는 이들에게 상상의 세계를 열어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의 작품제목은 아주 기본적인 단순한 단어로 만들 어진다. 「더하기」 작품 시리즈는 그가 전달하려는 효 과를 잘 담고 있다고 본다. 하나의 형상에 다른 형상을 더해나가는 과정이 눈앞에 그려지고 작가가 어떤 생 각을 하며 흙을 빚었는지에 대한 생각보다는 이어가는 여러 형상을 따라가보며 관람자는 자신의 생각에 집중 하게 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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