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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9월호 | 전시리뷰 ]

김진규 개인전 〈분청, 새김의 흔적〉
  • 편집부
  • 등록 2020-06-08 10:4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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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Previews

감추기와 드러내기
김진규 개인전 〈분청, 새김의 흔적〉

글_박경자 미술사학자

2019.9.4.~9.9 갤러리인사아트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6 
T.  02.734.1333 H.  www.galleryinsaart.com

흙과 물과 불을 재료로 삼는 도자 작업은 그 성질이 서로 대척점에 있는 이질적인 두 재료의 연대과정이다. 흙은 물로써 형상을 얻지만 불로써 그 물을 온전히 버린 후에야 자기로 탈바꿈할 수 있다. ‘흙이 물에 들어가 서 불에서 나오는’ 자화 瓷化 는 두 재료가 지닌 극단의 세계를 거친 후에 얻는 조화이기 때문에 작가의 작업은 구체적이고 지난하며 작품은 그 시간의 축적이다. 김진규 작가는 이십여 년 동안 인화문 印花紋 에 집중했다. 그간의 작품에서 구현된 정밀한 인화문은 그가 이미 15 세기 분청사기에 꽃을 새긴 조선 사기장인들과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오랫동안 지속된 작가의 작업은 표면 을 빈틈이 없이 채우는 전면적인 것이었고 이때 흰 분 장 粉粧 은 압인 壓印 으로 생긴 촘촘한 틈새를 메워 만개한 꽃들의 무늬를 짜는 실 絲 과도 같았다. 그 짜임은 꽃이거 나 잎이거나 어슷한 선이거나 점이었다.

작가가 이번 전시에 내보이는 분청항아리들은 길쭉하거나 둥글다. 길쭉하여 키가 큰 항아리는 조선시대 전 기의 분청사기 항아리를 닮았고, 그 수가 좀 더 많은 둥근 항아리는 조선시대 후기의 백자 달항아리를 닮았다.
어느 쪽이든 치우친 정도는 크지 않고 당당함은 경직됨이 없어서 보는 이의 시선이 편안하다. 자연스러운 형태의 틀에 작가는 공들여 짠 밀도가 높은 인화문을 본격적으로 감추었다. 아껴서 조금만 드러냈다. 큰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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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19년 9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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