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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5월호 | 작가 리뷰 ]

예송요 유기정
  • 편집부
  • 등록 2020-05-29 12:56:47
  • 수정 2020-06-03 11: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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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머문 공간
예송요 유기정
글.이수빈 기자 사진.이은숙 포토그래퍼 

오래된 가옥, 창고 등을 변함없이 사용하기는 쉽지 않 은 일이다. 예송요는 작업공간을 편리하고 세련되게 만들기보다 과거의 오래된 양식을 유지하며 공방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명패가 걸린 낮은 담장 너머의 살림집과 작업실은 90년대의 정취가 있는 곳이다. 낡은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선 작업실은 몇 해 전 구입한 전기 물레를 제외하면 예송요 설립 당시부터 사용한 도구와 기자재를 간직한 모습이다. 손으로 일일이 새긴 시문도장, 둔각부터 예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각을 가진 칼, 시간의 세월이 느껴지는 제형기, 건조대를 활용해 만든 책꽂이와 세월에 반질해진 나무 창틀은 시간의 흔적을 구태여 지우려 하지 않고 세심히 관리한 손길이다. 유기정 작가는 ‘그저 낡고 오래 된 것일 뿐’이라며 머쓱하게 웃었다.

청자와 분청사기가 주력
작업 동선에 맞게 자연스럽게 연결된 성형실과 시유실, 가마실에 기물이 질서정연하게 잘 정리된 모습은 분명 그의 도자기와 닮았다. 현재 그의 상품들은 서울 인사동의 그릇숍, 인천공항 면세점과 보성, 경주 등의 전통 공예품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생활자기 제작량이 많은 편이지만 차별화된 형태와 조형을 위한 연구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작업실을 찾았을 때도 투각 호와 용형 주자, 동물형 향로, 갖가지 연적들을 분주하게 작업 중이었다.

정체되지 않는 전통을 위해
작업실 뒤편 전시장에는 그의 대표작품 청자, 분청을 비롯해 백자병과 소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그의 분청 은 주로 박지기법으로 남긴 주문양 주위를 빼곡한 인화상감으로 채우는 형식이다. 겉면에 흙을 발라 두께를 더하고, 다시 깎은 뒤 흙을 채우는 두가지 기업을 한 곳에 더해 표면에서 미묘한 입체감이 느껴진다. 유기정 명장이 빚어내는 청자의 아름다움은 상감에 있다. 손이 많이 가는 작업임이 한눈에 들어온다.「청자팔각매병」은 기면에 양각으로 매병 모양 창을 새기고, 배경을 섬세한 상감으로 채웠다. 상감의 백색, 흑 상감의 검은색, 청자의 푸른색이 조화를 이뤄 오묘한 빛깔을 내뿜는다. 청자와 분청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좋은 흙을 구할 기회가 닿으면 백자를 만들기도 했다.

양구백토로 만든 백자의 가재, 포도, 꽃 문양은 아내 조경례 도예가의 솜씨이다. 이천 도자의 황금기때부터 화공으로 일한 조경례 장인의 필체 역시 생동감이 넘쳤다. 예송은 장작가마로 불을 때기도 하는데, 기물에 주는 자연스러운 맛 때문에 장작가마를 찾는다고 한다. “전통도예라고 해서 옛것만 답습해서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없어요. 우리 유산은 물론이고 요즘 인기 있는 도자기도 많이 보고, 흙과 유약 공부도 계속 해야죠. 시간이 지나면서 원료의 성질이 바뀌고 그로 인해 빛깔이 변하기도 하니까요.” 그는 전통에 근간을 두고 시대에 따른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 진정한 전승이라 생각한다. 이를 위해 이천지역의 많은 도예가와 꾸준 히 교류하며 새로운 유약의 제작 비율이나 재료 사용 등 작업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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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0년 5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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