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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4월호 | 전시리뷰 ]

배주현 <원시정원>
  • 편집부
  • 등록 2020-05-16 21:34:35
  • 수정 2020-08-19 03: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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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REVIEWS 

배주현의 흙 오브제
<원시정원>
글.이세은 갤러리우물 대표 사진.편집부

 

2020.3.12~3.29 갤러리 우물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76-4
T.02.739.6014 Insta.gallerywoomul

 

모든 것을 멈추는 초유의 시간이 왔다. 코로나19는 일상을 멈추었고 기획하고 의도하던 것들을 중단시켰다. 이 와중에 우리는 전시를 감히 열었다. 작은 공간, 밀도가 높지 않 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많은 스태프들이 관여하는 일이었으면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작가와 나, 우리는 막바지 준비를 앞두고 멈춤에 대해 어느 누구도 말을 꺼내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희한하다. 관객의 참여를 바랄 수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임에도 흙과 불에서 나온 형상들을 마주하고 배치하는 내내 평화로웠다. 지금의 혼란을 위로받는 느낌이었다.

<원시정원>은 태어나고 돌아가야 할 숙명 적 근원지이자 안식처, 흙으로부터 시작된 이야기이다. 형태화된 흙의 원시적 미감을 즐기고, 거닐고, 사유하는 시간을 통해 시작하는 처음, 처음 시작된 그대로의 상태를 돌 아보고자 했다. 처음부터, 근본부터 멀리 바라보고 생각하는 시간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 하다는 게 작가의 작업 의도였다. 공교롭게도 코로나 시절 우리에게 필요한 되돌림의 시간과도 맞닿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모든 작가가 전시를 앞두고 전시 설치에 많은 고심을 하겠지만 이번 전시는 그 고민이 더 깊었다. 기器 작업이 주이되 기의 쓰임에 앞서 작업을 통해 그림을, 퍼포먼스를, 그 행위의 의미를 함께 사유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기가 놓인 위치는 작가가 붓질로 찍은 점 과 같았다. 작가는 원시 정원을 거닐며 유용한 석기를 채집하듯, 본능적 사치를 누리는 시간을 경험하길 바랐다. 이를 위해 전시장을 큰 캔버스로 여기고 동선을 크게 셋으로 나누었다. 전시장 입구 쪽은 우리가 즐겼던 일상의 풍요로움을, 전시 중앙 공간에는 자연토(생명토)로 길을 내고 그 위에 생명의 역동성을 표현해내었고, 그 길을 돌아 들어간 깊숙한 안쪽 공간에는 죽은(듯한) 흙(태토) 에서 불의 힘과 인간의 노력으로 다시 탄생한 도자들을 흩뿌려 놓았다. 삶은 죽음 뒤에 더 아름다웠다.

배주현의 기器 작업의 특징은 비정형성과 묵직함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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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0년 4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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