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2020.03월호 | 해외 ]

제1회 라틴아메리카 도예가 축제 <잉카로 가는 길의 흙>
  • 편집부
  • 등록 2020-03-30 16:00:53
  • 수정 2020-08-19 03:17:47
기사수정

 

WORLD

사람과 문화를 연결하는
제1회 라틴아메리카 도예가 축제
<잉카로 가는 길의 흙>
글.홍은 자유기고가 사진.신주희 

 

지구 반대편의 땅, 남미 페루 잉카의 수도였던 쿠스코에서 콜렉티보 버스미니 버스를 타고 40분 정도 달리면 성스러 운 계곡 가운데 위치한 마을 피삭Pisac에 도착한다. 필자 가 세계의 여행자들이 마추픽추를 보기 위해 모이는 쿠스 코를 들르기도 전에 바쁜 마음으로 작은 마을 피삭으로 달 려와 짐을 푼 것은 이곳에서 2월 3일부터 8일까지, 일주일 간 라틴아메리카 도예가들의 축제 <잉카 길의 흙 Barrodel Qhapaq Ñ an >이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과거 잉카의 길을 따라 다양한 삶과 문화들이 모였듯이 2020년 라틴아메리카 곳곳에서 그들의 흙 이야기를 가지고 모인 도예가들이 만드는 도자기 축제의 현장은 어떨까. 생각만 해도 설레었다.          

 


사람과 사람을 잇는 ‘잉카의 길’
행사 첫날 오후, 피삭에 도착해 서둘러 짐을 풀고 마을의 메인 광장에 가보니 부스에서 참여 작가들의 흙 작업이 한창이 었다. 페루,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우루과이, 멕시코 등 총 7 개국에서 초청되어 모인 도예가들 50여명을 비롯해 필자처럼 행사를 보기 위에 찾아온 국내외 참여자들도 수 십 명이어서 여행 비수기임에도 작은 마을 피삭은 북적북적했다. 거대한 라틴아메리카를 토대로 이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한 주최는 정부 기관도, 규모 있는 문화 단체도 아니었다. 아르헨티나 북쪽 살타Salta 지역에서 2010년부터 아르헨티나 도예가들이 모이는 도자기 비엔날레Barro Calchaqu ì 를 이어오고 있는 두 사람, 가스톤 꼰트네라 Gast ò n Contneras, 후안 나달리노Juan Nadalino가 그 주인공 이었다. 가스톤은 도예가이자 현재 아르헨티나 살 타 지역 문화의 그룹 대표이고, 후안은 디자인과 애니메이 션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개인 예술가이다. “아르헨티나 도자기 비엔날레에 왔던 페루 피삭의 도예가 분이 행사 모습을 보고 페루에서도 비슷한 것을 하고 싶어 했어요. 그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경계를 넘어 페루 뿐만 아니라 라틴아메리카 전역의 축제를 고민하게 되었고 이 렇게 현실이 되었습니다.” 행사준비는 거의 1년이 걸렸다. 행사 지역을 정하고, 여러 도움을 줄 주최들을 연결하는 일이 만만치는 않았다. 페루 피삭 관할 기관이 적극적으로 협조했고, 대부분은 사람과 사 람의 연결과 클라우딩 펀딩의 형태로 기적처럼 이루어졌다. “라틴 아메리카는 굉장히 넒은 땅이고 서로 다른 듯 하지만사실 유사한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어요. 도자기 역시 그 형태와 의미, 기술에서 공통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 많 죠. 하지만 그것을 확인하고 나눌 기회가 없었어요. 이번 행사의 주제가 ‘잉카의 길’인 것은 과거 잉카의 길을 통해 많은 것이 교류되었던 것처럼 함께 모여 우리안의 공통분모를 발견하고 더 확장하는 것에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30명의 도예가가 만드는 ‘잉카의 길’
행사의 메인 프로그램은 ‘까팍 냔Qhapaq Ñ an 잉카의 길’ 을 주제로 30명의 도예가들이 행사기간 동안 광장에서 공 개작업을 하는 것이었다. 행사 3개월 전 온라인으로 사전 참여신청을 받았고, 최종적으로 30명이 선정되었다. 선정 도예가 이외에도 지역 도예가, 도예전공 대학생들까지 폭 넓은 참여로 현장에서 작업하는 도예가는 훨씬 많았다, 매일 오전 9~12시, 오후 2~5시까지 마지막 날 번조를 목표로 작품완성과 건조, 채색까지 마무리해야했다. 도예가들 은 작업을 완성해야하는 부담이 있었지만 필자와 같은 관 람객에게는 매일 행사장을 돌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작업을 만나고 발견하는 것, 제작과정을 보고 묻고 배울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참여 도예가의 개성있는 표현방 법과 ‘잉카의 길’을 해석하는 이야기를 듣는 것도 즐거웠다. “잉카의 길은 모든 것이 연결되고 만나는 길이에요. 자연이만나고, 문화가 만나고, 사람이 만나는 길입니다. 그래서 우리 몸의 척추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브라질 도예 가 레히아네 이스피리투 Regiane Espirito Santo 가 말하는 잉카의 길이었다. 멕시코 도예가 사라이 몬테스 Sarai Montes 는 멕시코 도자기 ‘생명의 나무’를 재해석해서 작업 중이었다. 나뭇가 지로 잉카의 길을 표현하고 그 위에 다양한 잉카의 요소들 을 장식할 예정이었다. 또다른 작가는 밤의 길을 밝히며 ‘언제나 그 길과 함께 했을’ 달의 형상을 여신으로 만들고, 과 거 제사에 쓰였던 도자기 형상으로 치유와 회복의 의미를 담은 작업도 보였다. 전통 도예작업을 이어오는 도예가들 에게는 과거의 시간을 고스란히 담고 있거나 땅의 흙을 이 용해 도자기를 만드는 것 자체가 주제 작업이 되기도 했다. 행사의 전시 작가로 참여한 아르헨티나 도예가 루시아 노 폴베리히아니Luciano polverigiani는 ‘내면의 눈Ucu Ñ awi’을 주제로 자신의 작업을 선보였다. “전시 제안을 받았을 때 주제에 대해 많이 고민했어요. ‘내면의 눈’은 우리가 잃어버린 것을 다시 들여다보는 의미로 서의 ‘잉카의 길’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라틴아메리카는 수많은 외부세력의 영향으로 고통받았고, 또한 여전히 받고 있는 땅이죠. 여기에서 우리의 본질을 발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 길은 과거로 향하는 길이 아닌 결국은 앞으로 나가기 위한 길일 것입니다.”

 

 

사람들과 어울리고 공존하는 길
행사 기간 중에는 도예가들의 개인 작업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대 행사도 열려 풍성한 볼거리가 마련됐다.

라틴 아메리카 곳곳에서 의미있는 작업을 하는 작가들의 작품소개와 참여국의 특정 도자기들을 소개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전통과 현대도자를 접목한 작업으로 이미 국제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페루 도예가 호세 루이스 야무나케Jose Luis Yamunaque는 작품 소개와 남미의 전통 도예기법이라 할 수 있는 팔레테오Paleteo기법을 보여주었다. 반건조된 그릇은 경쾌한 판치기 소리와 함께 원형 기면이 얇은 반질한 모습으로 순식간에 변해갔고 관람객들의 큰 박수가 이어졌다.

.

.

.

.

 

.

.

.

.

.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0년 3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0
비담은 도재상_사이드배너
설봉초벌_사이드배너
산청도예초벌전시장_사이드배너
월간세라믹스
전시더보기
작가더보기
대호단양CC
대호알프스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