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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1월호 | 작가 리뷰 ]

제주의 도예가 김수현
  • 편집부
  • 등록 2020-03-03 10:47:10
  • 수정 2020-08-19 03: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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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지역 도예가로 산다는 것,
제주의 도예가 김수현
글. 김진아
  한향림옹기박물관 전시팀장

 

 

 

 

분청사기는 강한 지역성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양식을 창출하고, 조선 전기를 대표하는 도자양식으로 발전하였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 역시 지역적 정서와 특산재료들을 활용하여 다분히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수립하고 펼쳐나간다면, 한국의 도자문화는 훨씬 풍부해질 수 있을 것이다.

작년 10월, 분청사기의 본질과 지역성, 그리고 지역작가의 역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공모전이 하나 있었다. 고흥분청문화박물관에서 주최한 분청사기 공모전이 그것이 다. 매년 각 지역에서는 전국 도예가를 대상으로 하는 분청사기 공모전들이 개최되는데, 이를 통해 개성 있는 표현의 분청 작품들이 새롭게 발굴, 소개되곤 한다. 그러나 여러 개 의 공모전이 있어도 대부분 그 목적이 분청의 새로운 기법 및 표현의 발굴과 작품 자체에 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쯤 돌아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정작 공모전 수상 작들이 발표되더라도 작품 자체에 대한 이슈화나 작가에 대한 집중적인 조명 사례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작년에 개최된 고흥분청문화박물관 분청사기 공모전은 고흥 운대리 특유의 덤벙 기법이 잘 드러나면서도 현대와 전통이 잘 어우러지는 작품을 공모기준으로 내걸고 전국의 도예 가들을 대상으로 작품을 공모하였다. 고흥 운대리의 분청사기 요지는 2011년 국가지정문 화재 사적 제519호로 지정된 곳으로, 특히 양질의 덤벙 분장 분청사기가 전문적으로 생산되 었던 곳이다. 공모결과, 대상에 제주 출신의 도예가, 김수현 작가의 「분청사기 덤벙문호」 가 선정되었다. 이 작품은 덤벙 기법과 제주의 화산토를 배합한 화장토를 이용하여 분청 고유의 백색미와 재료가 가진 고유의 특성을 잘 표현하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쯤 되면, 이 대상작이 무슨 이슈거리가 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필자가 이번 공모전과 그 대상작에서 주목한 점은 분청사기의 태생적인 배경과 김수현 작가의 제 작 태도 사이에서 공통적으로 흐르는 지역성이다. 제주에서 작업하는 작가가 다른 지방에 서 개최한 공모전에 대상을 받은 그 자체는 이슈거리가 되지도 않을 뿐 더러 큰 가치도, 의 미도 없다. 그러나 ‘분청작업’을 하는 ‘김수현’ 이라는 작가가 ‘제주 화산토 슬립을 이용한’‘덤벙 기법’ 항아리로 대상을 받았다는 점은 충분히 집중 조 명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근거를 들기 위 해서는 분청사기의 태생적 배경과 김수현이라는 작가에 대해 잠시 설명이 필요할 듯하다.

분청사기는 고려 말 청자에서 태동하여 조선 초 백자의 영 향으로 소멸하기까지 약 100년동안 다양한 제작기법상의 변화를 보여주며 귀족부터 서민까지 전계층의 사랑을 받 았던 도자기이다. 비교적 짧은 존재 기간에도 불구하고 청 자와 백자 사이에서 독자적인 양식의 변화를 보여준 한국 의 독자적인 도자문화이기도 하다.

그러나 분청사기는 국가의 강력한 보호와 규제 속에서 고 려청자를 독점적으로 생산하던 도공들이 14세기 후반, 왕 조 교체기의 정치적 혼란과 다양한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전국으로 흩어져서 세운 민간 가마에서 만들어지기 시작 한 도자기이다. 청자의 쇠퇴기에 탄생한 분청사기는 더 이 상 귀족들의 전유물이 아니었고, 중앙정부의 관리, 감독에 서 벗어난 도공들이 각자의 취향과 지역적 정서, 재료의 특 성 등을 반영하며 그에 맞는 제작기법들을 발전시켰기 때문에 각 지역에서 다양하고 실용적인 형태로 제작되어 일반 백성들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가장 대표적인 지역 분청사기가 충남 공주 계룡산의 철화 분청, 전남 광주 무등 산의 조화 분청, 전남 고흥 운대리의 덤벙 분청이다.

각 지역에서 만들어진 인화 분청은 왕실 상납을 위해 각 지 역 관청에서 일정한 매뉴얼대로 관리했기 때문에 전국에 서 비슷한 양식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분청사기의 독특하 고 풍부한 테크닉은 제작자의 개인 취향과 함께 지역의 정 서와 재료들을 반영하며 그 지역과 동화되어 가는 과정에 서 생성된 것으로, 분청사기와 한국 도자발전의 흐름에 있 어 큰 영향력을 발휘했으며 적극적인 공헌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탄생한 분청사기의 장식기법들은 현대 도예 에 있어 새로운 가능성과 방향제시를 위한 매개가 되었고, 많은 도예가들의 분청사기의 기법을 연구, 응용하여 다양 한 장식기법의 현대적 분청사기들을 제작하고 있기 때문 이다.

김수현의 작품제작 태도에는 분명 분청사기처럼 태생적으 로 지닌 지역성과 모두에게 사랑받는 대중성이 갖춰져 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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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0년 1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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