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용 유리공예가의 추천도서
부상으로부터 작가를 보호하는 방법
최근에 부주의하게 작업하다 손을 다친 일이 있었다. 그때 가장 먼저 뇌리를 스친 것은 ‘이번 겨울 작업은 어떻게 하지?’였다. 작업을 하는 작가에게 부상은 단지 다쳐서 당분간 쉬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닌 새가 날개를 다쳐서 더 이상 날지 못하는 생존과도 직결된 문제이기도 하다. 여러 작가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모 들 한두 가지의 부상 경험을 가지고 있고, 다른 작가들 또한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다른 직업군들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작가에게 40대는 왕성한 활동을 하는 시기이다. 그러나 반복 된 동작으로 생기는 질환, 순간의 부주의 그리고 점차 나이에서 오는 신체의 여러 이상들로 인해 실생활과 작업에 제약을 겪으면서도 현재의 작업으로 이름을 얻고 활동을 하고 있기에 몸에 무리가 가는 줄 알면서도 쉴 수가 없다.
블로잉은 꽤 많은 신체 능력을 요구한다. 장시간 뜨거운 유리를 파이프 끝에 매달고 돌리면서 기물을 성형 하는 작업은 지금까지 크고 작은 부상들을 일으켜왔다. 그래서 운동을 시작했지만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았다. 이두박근이 파열되어서 재활운동을 하며 집중적으로 이두를 키웠더니 그 다음해에는 팔목에 염증이 생기고, 팔목과 이두박근을 키웠더니 다음에는 어깨, 다음해는 허리뼈가 부분적으로 부러지는 일이 일어났다. 마치 범람하는 제방의 가장 약한 부분을 막으니 그다음 취약한 부분이 무너지는 것처럼 속수무책이였다. 그 이후 나는 올바른 운동방법을 습득하지 않고 운동을 하면 오히려 부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때부터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위해 구입했던 책이 『New근육운동가이드』이다. 집에서 가볍게 할 수 있는 운동 관련 서적과 책으로 배우는 요가, 필라테스가 아닌 해부학적 접근의 신체 구조에 대한 이해와 운동의 명칭을 공부할 수 있다. 기본적인 운동 방법과 운동 시 발달시킬 수 있는 근육이 상세히 나와있고 적은 양이지만 어깨를 비롯한 여러 부상의 대처 방법과 스트레칭에 관한 내용들이 자세히 들어 있다. 추천 도서를 의뢰 받았을 때 전공 관련 전문서적을 생각했는데, 최근 부상을 통해 작업하는 작가가 몸을 제대로 돌보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작업지식과 경험도 무용지물이라는 생각에 추천하게 되었다. 부디 많은 작가분들이 본인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서 꾸준히 몸을 관리하고 좋은 작업을 오래오래 할 수 있으면 하는 마음에서 본 서적을 추천하여본다.
프레데릭 데라비에 지음 | 이신언, 루시 박 옮김 | 삼호미디어 | 2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