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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2월호 | 작가 리뷰 ]

흙으로 통하는 작가들의 모임 <토요일>
  • 편집부
  • 등록 2020-02-06 17:13:05
  • 수정 2020-08-21 01:5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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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흙으로 통하는 작가들의 모임 <토요일>
글/사진. 김은선 기자

 


공간의 제약, 생계, 체력적 문제, 소비층의 니즈 등 시대를 따라 편리성과 상품성을 쫓는 예술시장 속에서 조형작품 의 비중이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현시점에서 조형 예술의 발전 도모를 위해 모인 이들이 있다. 2012년 첫 단 체전을 시작으로 매년 다양한 작업을 선보이고 있는 도자 모임 토 土요일이다. 모임은 김주호, 한애규, 최정윤, 윤명순, 윤주일, 박미화, 박준상, 구경모, 주후식 등 총 9명으로 흙을 이용해 조형작업의 기반을 꾸준히 다져온 실력있는 작가들로 구성됐다. ‘토土요일’이란 활동명은 윤주일 작가가 제안한 이름으로 회원들의 투표를 통해 채택됐다. 만남의 주체가 되는 ‘흙 토土’를 결합해 모임의 성격과 기억하기 쉽고 재치있는 표현을 찾던 작가들의 마음을 반영하고 있다.
토요일의 7번째 정기전 <검은 내일>은 지난 12월 19일부터 1월 4일까지 금산갤러리에서 열렸다. 전시 타이틀이자 주제인 <검은 내일>은 인간으로 인해 급속도로 변해가는 ‘환경’에 주목했다. 전시에는 김주호, 최정윤 작가를 제외한 총 7명의 회원들이 참여해 환경을 바라보는 개개인의 관점을 자유롭게 펼쳤다. 독보적인 작업력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조형작가들의 작업들을 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는 풍성한 자리였다. 작가들은 40대부터 60대의 연령층으로 그동안 쌓아온 오랜 활동경력과 탄탄한 조형능력을 발휘했다. 날개 없는 새, 무리지어 이동하는 펭귄, 포효하는 사자와 같은 구체적인 형상에서부터 여인의 모습을 단순화한 추상형태, 색조합과 질감이 돋보이는 도판작업까지 입체와 평면을 넘나드는 폭넓은 작업들을 선보였다. 매년 전시를 준비하며 작업적 교류를 이어가는 그들을 만나 흙모임 토요일의 탄생 배경과 활동 스토리에 대해 들어보았다.
박준상, 윤주일, 윤명순, 한애규, 구경모, 최정윤 작가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내노라하는 작가들이 조형작업에 열을 올리는 모임

Q 흙그룹 토요일의 활동 계기는 무엇인가?
한애규(이하 한) 현재 미술계는 다양한 재료를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있지 않습니다. 미술분야에서 회화가 제일 강세를 보이고, 조각은 대리석, 금속을 가장 많이 다루는 등 선호하는 재료가 한정되다보니 새로운 소재로 작업하는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마찬가지로 흙도 소외받는 재료 중 하나죠. 이러한 환경에서 각자 고군 분투 하고 있는 작가들이 한데모여 흙의 힘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자 목표입니다.
Q 멤버 아홉명이 모이게 된 계기는?
이 모임의 원초적인 계기는 ‘조소과와 도예과 출신들이 모여 작업적으로 상호보완관계를 이루자’였어요. 도예과 에서 배우는 소재에 대한 지식과 번조법, 조소과에서 배우 는 조각과 조형기술 등을 교류하며 흙을 다룰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공유하고자 했습니다.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나오신 김주호 선생님은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였어요. 평소 그의 테라코타 작업에 관심이 많았고 함께 전시하고 싶은 마음에 제가 이 모임에 모셔왔습니다. 조소과 출신 작가를 갤러리에서 소개받기도 했어요. 2012년 첫 단체전이 열렸던 아트사이드 갤러리에서 맺어준 분이 바로 윤명순 작가입니다.
윤주일(이하 윤A) 도자전공인 한애규, 최정윤 작가님과 저 그리고 조소전공인 김주호, 윤명순 작가님 이렇게 5명이 초창기 회원입니다. 첫 전시 이후 차츰 새로운 작가들을 섭외했어요. 2013년에는 주후식 작가, 2016년에는 박미화 작가, 2017년에는 박준상, 구경모 작가가 합류해 지금의 구성원이 모이게 되었죠.

Q 이번 전시가 토요일의 첫 주제전이다. 주제 선정은 어떻게 이뤄졌는가?
전시는 모두 초대전으로 진행됩니다. 갤러리 측에서 작 품을 보고 전시를 기획하는 방식이다 보니 이번이 처음 선 보이는 주제전이네요. 매체를 통해 죽은 생물들의 뱃속에 가득찬 쓰레기들을 보셨을 겁니다. 전시 준비에 앞서 정보 들을 찾다보니 생각보다 환경문제가 더 심각했어요. 나중에 작가들끼리 의논해봐야 할 문제지만, 환경이란 주제로 몇 차례 더 전시를 다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윤A <검은 내일>의 주제인 ‘환경’은 평범한 대화 속에서 나왔어요. 길거리에 작은 카페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됐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환경이 사회적인 이슈다보니 자주 언급되는 대화 주제였고 자연스레 전시주제로 다루게 되었습니다.


작업으로 전하는 사회적 이슈
Q 전시마다 새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환경이라는 주제를 작업과 어떻게 매칭했는가?

윤A 도자와 에폭시를 결합해 작업하고 있어요. 사실 환경 이란 주제와 맞지 않는 에폭시라는 재료를 어떻게 매치해 야할지 고민하다 인류가 멸망한 이후를 상상했죠. 석유화 학에서 파생된 어떠한 생명체가 인간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지 않을까. 알과 형체를 알 수 없는 벌레와 같은 생명체 를 표현한 작업은 미래의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구경모 인간이 만들어낸 가공물인 철을 사용했습니다. 1220도~1300도로 고온초벌한 도판 위에 다양한 유약을 붓고 철가루를 뿌려 그림 그리듯 작업했어요. 완전히 건조되는 데는 하루가 걸려요. 그 사이 도판이 천천히 수분을 흡수하는 시간 동안 유약이 움직이고 섞여 자연스레 문양이 표현되죠. 재료적인 측면으로 주제에 접근했습니다.
박준상(이하 박) 대학원 시절부터 현재까지 기계인간와 자연의 관계에 대해 표현하고 있어 항상 환경과 밀접한 주제 로 작업합니다. 얼룩말, 호랑이를 부조형태로 제작했는데 검은 무늬인 보호문文을 기계와 같은 모습으로 만들었어 요. 멀리서 바라보면 보이지 않지만 가까이에서 마주할 수 있는 문제들을 의미하고 있죠. 보호색, 보호문의 성격을 활용한 작업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는 바다 쓰레기 즉 바다오염을 다뤘습니다. 작업은 오염된 바다에서 분노한 여신의 이미지를 조형화했는데 바다거품에서 탄생한 아프로디테가 연상되죠. 더불어 소용돌이치는 바다를 표현한 부조작업과 그 바다를 포기한 듯 바라보는 인물상을 전시했어요.


흙으로 통하지만 표현하는 힘은 다르다
Q 모임을 통해 얻는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면?
윤B
흙으로 작업하는 작가들이 모여 작업의지를 다져나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좋아요. 조각모임들이 많이 있지만 토요일은 제가 유일하게 활동하는 모임이에요.
갤러리와의 유통관계 같은 어떤 선택에 있어 제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조언을 구할 분들이 있다는 점이 큰 힘이 됩니다.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게끔 도움을 주세요. 더불어 선생님들의 작업 열정에 매번 자극을 받습니다.
윤A 회원들끼리 맺는 시너지효과를 떠나서 선생님들과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고 작업실에 방문하며 작가로서의 태도를 배웠어요. 이것이야말로 작가에게 정말 필요한 정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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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0년 2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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