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약국의 예술, 약항아리
<L’arte della FARMACIA>
3.21~8.18 화정박물관
글_김옥인 화정박물관 선임연구원 사진_ 편집부, 화정박물관 제공
화정박물관은 2019년 8월 18일까지 상반기 특별전 <L’arte della FARMACIA-유럽 약국의 예술, 약항아리>를 통해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이탈리아, 영국, 네덜란드, 스페인 등 유럽의 약항아리 102점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이탈리아에서 제작된 약항아리와 약주전자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전시 제목을 이탈리아어로 ‘약국의 예술’을 뜻하는 〈L’arte della FARMACIA〉로 정하였다.
화정박물관은 이번 전시에 앞서 2006년에 〈유럽의 약항아리〉라는 제목으로 약항아리 전시를 선보인 적이
있다. 유럽의 약항아리를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다룬 첫 전시로서, 약항아리가 제작된 지역적 특징, 약재의
종류에 따른 기형을 살펴보는 전시였다.
2019년의 〈L’arte della FARMACIA - 유럽 약국의 예술, 약항아리〉전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제작된 마욜리카(Majolica 또는 Maiolica) 도기에서 네덜란드와 영국에서 제작된 델프트(Delft) 도기까지 15~19세기 유럽 도자기의 흐름과 더불어 당시 약항아리에 쓰인 라벨을 통해 저장 약재와 효능, 기물을 장식한 문양과 도상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공간은 크게 ‘마욜리카’와 ‘델프트’로 나뉜다. 첫번째 ‘마욜리카(Majolica)’는 ‘약항아리’와 ‘약주전자’ 전시공간으로 나뉘는데, 특히 ‘약항아리’ 구역은 《약재명 라벨로 살펴보는 약항아리》와 《문양(Motif)과 도상(Icon)으로 살펴보는 약항아리》로 세분화하였다.
‘마욜리카’는 15세기부터 이탈리아의 파엔차(Faenza)·데루타(Deruta)·피렌체(Firenze) 등지에서 제작된 주석유도기(朱錫釉陶器, Tin-glazed earthenware)를 일컫는다. 주석유도기는 서아시아에서 스페인이 있는 이베리아 반도로 전해졌고 또 마요르카(Majorca) 섬을 거쳐 이탈리아에 전해졌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마요르카 섬에서 전해진 이것을 섬 이름을 따서 마욜리카라고 불렀다.
(사진01) 「약항아리(Albarello)」 높이 16.5cm 입지름 10.0cm 밑지름 10.2cm | 이탈리아
약재명 라벨로 살펴보는 약항아리
《약재명 라벨로 살펴보는 약항아리》에서는 약항아리에 적힌 약재명 라벨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다양한 종류의 약 보관용기 가운데 특히 도기제 약항아리는 유럽에서 르네상스 이후 약제학이 발달함에 따라 그 수요가 증가했는데, 15세기 이후, 약항아리에 약재명을 쓴 라벨을 그려 넣어 제작하기 시작했다. 이는 약제학의 발달로 인한 다양한 약재와 약의 등장, 약사들 본인만의 체계 또는 지역 약사회의 목록에 따른 약재 보관과 같은 필요에 의한 것이었다. 약재명 라벨에는 약재와 약 이름이 적혀있는데, 라틴어 또는 약항아리가 사용되는 지역의 언어로 표기했다. 약국이 있던 지역이나 약사 고유의 분류 체계에 따라 개성 있게 표현하기도 해서 라벨의 식별이 힘든 경우도 많다. 첫 번째 작품(사진1)은 이탈리아에서 제작된 약항아리로, ‘ELL DI PHILO’라는 약재명이 고딕체(Gothic letter)로 쓰여 있는데 장식적인 요소가 강조되었다. 이 약재는 급성 경련과 같은 복통에 대한 처방으로, 아편과 사프론, 사리풀, 감송(甘松) 등을 꿀이나 다른 당분과 섞어 먹기 쉽게 만든 연약(煉藥)이다. ‘Ell’은 라틴어 Electuarium의 약어이며, 영어로는 Electuary로 약재를 꿀이나 시럽과 섞어 섭취하기 쉽게 만든 약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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