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만난 도예가 김지혜
생각, 글, 도자 - 흙을 표현하는 새로운 길
내년이면 필자가 한국을 떠난지 만40년이 된다. 유럽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에 낯선 부분이 생기는 듯 하다. 한국의 삶은 변화가 빠르다.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고 우리 것으로 만드는데 굉장히 역동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22년을 살았던 나의 나라가 타국으로 느껴질 때도 있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대학을 마치고, 독일로 유학을 나선 이유는 도예에 대한 지식을 좀더 쌓아 보려는 의도였다. 당시 모교인 이화여대 도예과 수업은 개념예술 위주였고, 도예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유약, 번조에 대한 교육은 짧은 이론수업뿐이었으며 실습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일에서 택한 과목은 요업공학이었다.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유학을 가는 이유는 여러가지일 듯 하다. 십여년 후배이기도 한 도예가 김지혜 역시 미국에서 공부하였다. 그는 이화여자대학교 도예과에서 미술학사와 석사를 받았다. 켄트 주립대학교Kent State University 대학원에서 미술석사를1996년, 시카고 예술 대학The 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대학원에서 미술비평이론과를 졸업했다1999년. 그리고 2008년에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조형예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의 이력서를 차분히 살펴보며 ‘배움에 대한 갈증을 느꼈던 걸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지혜 작가는 예술을 전공하며 이와 관련된 이론적인 배경에 궁금증을 갖고, 미술이론 공부의 길로 들어섰다고 말했다. 시각 예술과 예술을 표현하는 언어를 찾을 수 있는 전공을 각각 선택해서 공부하였고, 현재 이 두 길을 병행하고 있다.
김지혜 도예가의 작품을 처음 마주한 것은 지난 2017년 통인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을 통해서다. 전시는 〈당신의 자리 : 12개의 스툴stool〉 로 여러 형태의 도자조형물이 한 줄로 나열된 사진을 통해 본 것이 그와의 만남이었다. 사진속의 조형물은 앉을 수 있는 용도임이 분명해 보였다. 사진을 보면서 네델란드 화가의 전시도 떠올랐다. 그림의 주제는 나무로 만든 의자들이었다. 같은 형태의 크고 작은 의자들은 하나 또는 여러 개가 다양한 색으로 표현되었고, 의자의 전체 혹은 부분이 어우러지는 그림들이었다. 화가의 의도는 상황에 따른 의자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였고, ‘만남과 소통’에 관한 다양한 표현법이었다. 필자는 연필로 그려진 작은 그림 하나를 구입했고, 그림을 볼때마다 만남과 소통에 대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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