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도자문화유산(2)
전통의 맥을 잇다, 남북의 도자기
남북한 도자용어 비교(上)
글_박정민 명지대 미술사학과 조교수
· 청자연리문화형잔, 고려, 높이4.4cm, 국립중앙박물관
사전은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의 뜻을 담은 책이다. 사전에 실린 단어의 뜻은 사회 구성원들의 생각을 언어로 약속한 결과물이다. 사전을 공유한다는 것은 말과 그 속에 담긴 생각까지 함께한다는 것이다.
지난 2004년 남한의 (사)평화문제연구소는 북측 과학백과사전출판사와 『조선향토대백과』를 공동으로 발간했다. 1980년대 통일원 산하단체로 시작한 (사)평화문제연구소는 민간차원의 남북교류에 물고를 트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사전 기획과 편찬은 매우 중요한 성과로 꼽을 만하다. 북한의 과학백과사전출판사는『민족문화유산』,『력사과학』 등 북한의 중요 역사, 문화유산관련 잡지를 비롯해 다양한 사전을 출판하는 국영회사다. 그러니 북한 정권이 추구하는 정치노선을 단어의 규정으로 구체화하는 사업 주체라 할 수 있다.
『조선향토대백과』는 북한 전역의 인문지리정보를 행정구역별로 정리한 사전이다. 책에는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에 해당하는 다양한 문화유산들이 지역별로 수록되어 있다. 북측이 제시한 문화유산의 설명에는 우리에게 낯선 단어들이 더러 있다. 남북은 분단의 시간만큼 같은 말을 다른 의미로 쓸 때도 많고 동일한 대상을 서로 다른 말로 부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한 분야에서 사용하는 용어는 지난 시간의 경험을 담은 결과물이자 당대의 약속이다. 물론 어느 분야든지 구성원들 간에 사용하는 용어가 약간씩 다를 수 있다. 그 차이는 각자가 대상을 바라보고 인식하는 방향과 방법의 다름이 빚어낸 결과다. 반드시 모두 같아져야 좋은 것은 아니다. 남북 또한 똑같은 말을 써야만 동질성이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상대방이 사용하는 단어의 의미를 알아채야 함께 대화하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다.
이번 달과 다음 달에는 현재 북한에서 쓰는 도자기 관련 용어와 그 뜻을 살펴보겠다. 특히 남한과 크게 차이나는 북한 용어들의 쓰임을 통해 남북이 우리나라 도자문화를 서로 다르게 인식하는 범위와 정도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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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19년 4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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