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15
스페인의 파란태양
BLUE SKY IN SPAIN
글·사진_김선애 도예가
나는 산책을 좋아한다. 애완견 샤론을 키웠을 때는 거의 매일 함께 산책을 했고, 낯선 나라에 여행이나 레지던시를 가더라도 하루에 한번은 주위를 둘러보며 혼자 걷는 산책을 하곤 했다. 가벼운 운동 겸 일상에서 벗어나 나만의 사색의 시간을 가지기에 산책만한 것도 없다.
스페인 사람들도 간단한 산책을 즐긴다. 저녁에 한두 시간씩 산책하는 문화를 지칭하는 단어를 특별히 ‘빠세오Paseo’라고 한다. 바쁜 하루 중 이렇게 산책하는 시간을 가진다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 하나의 문화라니 한 박자 쉬어가는 그들의 일상이 부럽다. 이번 블루시리즈의 여정은 스페인 발렌시아에 머무른다. 스페인의 색은 오늘, 파랑이다.
스페인 음식과 도자기
스페인 도자기는 우리에게 상대적으로 덜 익숙하다. 다른 유럽국가 보다는 자국의 발전이 조금 늦어서 서일까. 유럽도자기 = 포셀린의 공식이 다가 아니다. 알고 먹는 음식이 더 맛이 있듯 스페인 전통 도자 몇 가지를 먼저 소개한다.
점토로 만든 물항아리,보띠호 BOTIJO bucaro..
더운 날씨에도 차가운 물을 먹을 수 있는 물 항아리이다. 항아리에 물을 담으면 수분이 빠져나가며 온도가 내려가는 원리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 차가운 물을 마시기 위한 스페인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있다. 비밀은 항아리를 만드는 흙에 있는데, 도자기 표면은 적당한 수분을 빨아들여 증발하고, 그 과정에서 열도 함께 가져가 물이 차갑게 유지된다. 문화와 지역에 따라서 생김이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몸통의 배 부분이 볼록하고 물을 따르는 입구가 (여러개) 있다.
이러한 물항아리 중 신기하게도 물을 담으면 아로마 물이 되었던 항아리가 있다. 멕시코 토날라Tonala 지방에서 만들어진, 테라코타 색의 반질반질한 도기이다. 스페인 정물화에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볼 때 많이 사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향신료와 기름 등을 넣은 상자에 항아리를 함께 넣어두면 항아리에 향이 배었다고 한다.1 더욱 재미있는 사실은 스페인 숙녀들 사이에 항아리의 작은 조각을 먹는 풍습이 있었다는 것이다. 오늘날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말이다. 또한, 당시 사람들은 이 항아리에 물을 담으면 오염된 물도 정화하고, 독이 든 음료를 걸러주는 역할을 한다고 믿었다고 한다.2 그들에게는 신비한 효력이 있는 물건으로 여겨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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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19년 3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