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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12월호 | 전시토픽 ]

〈자연의 빛깔을 담은 분청_귀얄과 덤벙〉
  • 편집부
  • 등록 2019-01-07 15:39:30
  • 수정 2019-01-07 17: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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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빛깔을 담은 분청_귀얄과 덤벙〉
 Shades of Nature, Buncheong_Gwiyal and Dumbung

2018.10.20-2019.02.02 호림박물관 신사분관


서지민 호림박물관 학예연구사        사진제공 호림박물관

 

조선시대 도자기 중 멋스러우면서도 자유분방하며 가장 현대적인 미감을 담고 있는 귀얄과 덤벙기법으로 장식된 분청사기를 감상할 수 있는 <자연의 빛깔을 담은 분청_귀얄과 덤벙> 전이 열렸다. 전시는 두 가지 주제로 구성되었으며, 첫 번째는 호림박물관 소장품 70여 점을 소개한 ‘흰 빛깔이 빚어 낸 정靜·중重·동動의 미학’, 두 번째는 현대작가 9인의 작품 50여 점을 전시한 ‘자연自然 그리고 자유自由’로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통 분청사기에서 느껴지는 전통의 미학 뿐만 아니라 그 속에서 현대적 미의식을 발견하고, 600여 년의 시간을 초월하여 현대작가에 의해 조형된 현대작품을 함께 감상하는 자리로 고미술이 가지는 멋과 더불어 현대로 이행된 분청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자리로 기획되었다.
흰 빛깔이 빚어 낸 정靜·중重·동動의 미학
분청사기는 ‘분장회청사기粉粧灰靑沙器’의 줄인 말로, 회색 또는 회흑색의 태토 위에 정선된 백토白土로 표면을 분장한 조선시대 초기 도자기이다. 고려에서 조선으로 왕조가 바뀌는 과도기에 나타난 도자로 고려시대의 귀족중심의 불교사회가 청자를 만들게 되었다면 고려 말 불교의 폐단과 새로운 시대를 갈구하는 시대상황 속에서 등장하게 된 것이다. 민중적이면서도 자유롭기 바라는 마음이 반영된 것이다. 조선시대에 유교가 자리 잡고 검소하고 소박한 미덕이 청자와는 다른 단순하고 깨끗한 도자기가 등장하게 되었다. 분청사기는 청자에서 백자로 넘어가는 과정에 나타난 것이지만 과도기적 양식이라기보다 짧은 150년 동안 독창적인 양식이 창출되었다고 할 수 있다. 분청사기의 생산지는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고 대량생산으로 다양한 계층에서 두루 사용한 그릇이기도 하다. 짧은 기간 동안 제작되었지만 이러한 분청사기는 관요의 간섭과 격식을 벗어나 지방에서 생산된 까닭에 화려한 청자나 매끈한 백자와는 다른 새로운 미감이 가미된 자유로우면서도 분청만의 조형미를 담아낼 수 있었다.
분청사기의 기법은 크게 7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이번 호림박물관 전시에서는 그 중 귀얄과 덤벙기법으로 장식한 도자만을 선별하여 전시하였다. 여러 가지 기법 중 귀얄과 덤벙을 선택한 이유는 이 두 기법에서 느껴지는 오묘한 현대적 미감 때문이다. 이러한 미감은 ‘추상’이라는 단어와 일맥상통하며 ‘현대적인 감각’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귀얄풀이나 옻을 칠할 때에 쓰는 솔의 하나이라고 하는 붓으로 스피드 있게 발라 운동감이 느껴지는 귀얄기법과 물게 탄 백토물에 덤벙하고 담가 무심하면서도 묵직한 분위기를 내는 덤벙기법은 마치 현대에 그려진 현대회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한다. 귀얄의 선과 덤벙이 품고 있는 백토물의 선이 회색 태토와 어우러지며 나타낸 이상적인 조형미는 보는 이에 따라 달리 느껴지며 서로 다른 질감의 중첩, 과장과 생략을 통한 문양의 변주는 분청사기의 진면목을 보여주기에 손색이 없다. 고요한 가운데 역동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강인함 속에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귀얄·덤벙기법의 작품들을 통해 정중동의 미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하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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