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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6월호 | 뉴스단신 ]

사제간의 40년의 대화 손길, 흙을 따라
  • 편집부
  • 등록 2018-07-05 13:12:54
  • 수정 2018-07-05 13:5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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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간의 40년의 대화

손길, 흙을 따라

 

에디터 곽수경

1978년 37살의 스승과 27살의 제자는 도자라는 공통된 분모로 인연을 맺게 된다. 1세대 도예가로 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모교인 이화여대 공예과 교수가 된 도예가 조정현은 한국도예가 나아가야 될 길을 모색하고, 옹기와 환경 도예 등 남들은 가지 않는 길을 걸어가며 한국 도예의 전통과 방향성을 찾아갔다. 당시의 어린 학생이었던 이윤경에게 도예가 조정현은 도예라는 한 길을 걸어가는 스승이자 발자취를 따라갈 수 있는 인물 중 한명이었다. 이윤경에게 비춰진 스승 조정현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2016년 가을, 제자 이윤경과 스승 조정현이 만나 서로의 안부를 묻고, 제자 이윤경과 스승인 도예가 조정현과의 대화를 담는 작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두 사람의 이야기를 나눈 녹취록이 모아진 자료를 정리한 책이 발간됐다. 『손길, 흙을 따라』라는 책의 제목처럼 제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도예가 조정현은 어떤 사람인지, 작품에 깃든 의미는 무엇인지, 한국 도예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그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의 대화를 통해 도예가 조정현가 걸어간 발자취를 따라 가며 한국 도예가로서 지녀야할 덕목을 알아볼 수 있다. 

제자의 시선으로 본 스승 조정현
스승과 제자의 관계. 둘 사이의 관계는 그 누구보다 어려운 관계다. 어떤 스승을 만나느냐에 따라 배움의 깊이도, 세상을 보는 시야는 넓어질 수밖에 없다. 제자 이윤경은 한국을 떠나 독일, 이태리, 벨기에, 또 다시 독일로 돌아오는 긴 여정의 시간을 가졌다. 이화여대 학부 시절 ‘흙’과의 사랑이 시작됐고, 당시 담당 교수이던 도예가 조정현과의 만남을 회상한다. “40년 전에 시작된 흙을 향한 사랑이 지금까지 이어졌다는 것은 선생님께서 나눠 주셨던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얼마나 큰 열정을 가슴에 품고 사셨는지, 흙을 통해 드러난 선생님의 열정과 최선을 이제야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책의 저자 이윤경의 말처럼 사제지간의 가르침 속에 흙을 빚는 것뿐만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까지 배울 수 있고,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사제지간에 마음으로 오고간 따스함도 느낄 수 있다.
도예가 조정현
한국 현대도예 1세대인 도예가 조정현은 교육자를 비롯해 이론가, 도예가로 활동하며 평생을 우리나라 질그릇과 옹기, 환경도예를 연구하며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나갔다. 전국 각지의 옹기장이들을 만나며 자료를 모았고, 그녀의 작품에 접목하기도 했다. 옹기의 색, 기형, 표현 방법들을 계속적으로 작업에 시도하며 전통적인 한국 도자 영역 안에서 새로운 변화를 모색했다. 특히 외국과의 교류를 통해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도자라고 말하며 상감기법 등 다양한 한국적 기법이 담긴 도자를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도예과 교수를 정년퇴임하고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는 게 행복하다고 전하지만, 3D 프린터 기술이나 현재 도예계의 이슈와 트렌드에도 관심이 많다며 여전히 한국 도예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조정현 상감질그릇전>을 통해 최초로 도예작품에 제목을 붙이기도 한 그녀는 작품명에 생각, 감정, 이야기가 담긴 것처럼 조용한 휴식을 즐기는 지금이 가장 편안하다고 말한다. 서양의 도예를 배우고 그 발자취를 따라가는 작가들이 여럿 있다. 하지만 한국인이 표현해낼 수 있는 한국적 전통과 정서가 담긴 도자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내며, 한국 도자예술에 공헌한 도예가 조정현이란 인물을 이 책을 통해 오랫동안 상기하며 마음속에 담아낼거라 믿는다.
“21세기가 되면서 세계화라는 거대한 물결이 우리에게 다가오는데 세계화가 모든 사람들에게 유리한 것은 아닐 수 있지만, 우리가 이것을 거스를 수는 없다. 세계화라는 것은 우리 민족의 문화를 특성없는 획일화된 문화로 만들기도 한다. 여기서 우리가 유의해야 할 것은 세계화에는 같이 어울려 가지만, 어떻게 우리의 고유성을 독창적으로 표현 할 수 있나 하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 젊은 세대에서는 다양한 작업들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 다양성을 살려서 작업을 계속하면 우리나라의 현대도예도 다양해지고 깊이도 생길 것으로 생각한다.” 『손길, 흙을 따라』 p.312
이윤경은 이화여자대학교 도예과를 졸업하고 독일로 건너가 훼르 그렌츠하우젠 요업공학과를 졸업하고, 요업공학엔지니어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 독일,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벨기에에서 열린 그룹전과 공모전에 40 여회 참여했다. 독일 프레헨 케라미온, 벨기에 코트레익 브룰 박물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1  「은은히 풍기는 노을 내음」 2011, 본인 소장
2 도예가 조정현과 제자 이윤경
3 이윤경 『손길, 흙을 따라』 띠움, 2018, 15,000원

 

이하생략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186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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