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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4월호 | 전시리뷰 ]

집적을 통한 새로운 조형 실험
  • 편집부
  • 등록 2018-05-21 17:55:49
  • 수정 2018-05-21 18: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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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적을 통한 새로운 조형 실험 


이인진 초대전 〈집적 集·., Collecting and Piling〉
2.27~3.23 상해 ELAND GALLERY 衣..廊
백명녀 상해ELAND GALLERY 큐레이터

1 「집적」 시리즈

상해 ELAND GALLERY 개관전으로 열린 이인진 도 예가의 <집적集·., Collecting and Piling > 전시는 ‘집적’을 주 제로 오랫동안 작가가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작업해 온 쌓기 시리즈의 연장선상에 있다. 집적은 단순히 많은 작품들을 모아 쌓는다는 의미뿐 아니라, 다양한 기물 들을 재배치하는 과정을 통해 행위예술을 동반하여 작 품을 재구성하고 또 다른 형태의 미를 만들어내는 것 을 내포한다. 기물 속에 담긴 또 다른 그릇들과 받침대 들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기물들은 새로 집체적이고 조각적인 조형의 미를 그려낸다. 도자기 작품을 제작하는 데는 일반적인 작업보다 여러 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흙을 만지고 물레를 통해 기물 의 조형을 만들어가고, 시유를 통해 아름다운 옷을 입 히며, 가마에서 번조 과정을 통해 마지막 모습을 선보

2, 이랜드 소장 중국 고가구에 배치된 「집적」 시리즈


실험”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과거 우리의 부엌과 마루 등 동양의 주거공간에서 보여주던 기물의 아름다 움, 그리고 그릇의 재구성과 재배치를 통한 조각적 미 美와 시간 時間의 흔적까지 보여주고자 했다. 대부분의 작업에 시유를 하지 않고 장작가마에서 번조 함으로써 이인진 도예가는 자연의 유약을 입힌 그릇들 을 만들어 낸다. 따라서 같은 형태의 그릇들도 있지만 똑같은 그릇은 없다. 번조 과정에서 자연 환원이 발생 하여 그릇들은 모두 독자적인 모습으로 형성되며, 종 종 작가의 의도를 벗어나 예상치 못한 모습을 드러내 기도 한다. 이 그릇들은 홀로 있을 때 고유의 아름다움을 뽐내기 도 하지만, 그의 손을 통해 만들어지고 쌓여진 후에는 서로가 의지하여 하나의 성벽을 이루고 또 다른 조형 의 형상으로 그 힘과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기물 하나 하나의 역할에서 나아가 기물끼리 서로 의지함으로써 또 다른 모습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이인진의 작품은 이번 상해 ELAND GALLERY 의 전 시를 통해 이와 같은 모습으로 관객에게 아름다움을 선보였으며, 내일은 또 다른 모습이 집적된 작품으로 많은 관객에게 다가갈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인생에 서 무엇으로 ‘집적’된 작품을 쌓아갈 수 있을지, 이번 전시를 찾은 이들이 고민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인진 도예가는 미국 캘리포니아 라구나비치 미술학교 및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풀러턴에서 수학한 뒤 한국 홍익대학교 및 대학원에서 도예전 공으로 학위를 취득했다. 국내외 갤러리에서 30여 회의 개인전을 개최했 으며 <2017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Missing Link전>, <오늘의옹 기전>, <정물들의 변종>, <크래프트클라이맥스>, <크로스오버전>, <A City in Dialogue with the World>를 비롯한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 했다. 현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도예유리과 교수이자 작가로서 활발하 게 활동하고 있다.
여 준다. 이인진 작가는 흙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흙에 맞는 그릇들 빚어내기 위해 수없이 반복하여 최상의 모습을 빚어낼 때까지 작업한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이인진 도예가는 중국 징더전景德鎭산바오三寶 작업장에서 많은 양의 작품을 만들어 왔다. 역사적으로 다양한 고령토가 매장되어 있어 백자가 중 심이 되고 있는 경덕진, 그 중에서도 깊은 자연 속에 산 바오 스튜디오가 위치한다. 작가는 작업장에서 만들 었던 물레 중심의 기물들을 또다시 반복해서 만들었 고, 그 반복 안에서 다름을 찾고 있다.
“40여 년간 흙 작업을 해오면서 수많은 종류의 다양한 흙 을 만져왔지만 경덕진의 백토는 나를 새롭게 도전하게 만 들었다. 산바오 작업장에서 중국 백토를 알아가는 시간은 지금까지 내가 이해하고 있었던 흙이라는 물질에 또 다른 깨우침의 시간이었다.”
그는 이전에 해왔던 ‘기물’의 집적시리즈 연장으로서 ‘가구에 놓이고 쌓여지는 집적’이라는 주제로 전시를 준비했다. 이번 전시에는 대략 750여점의 크고 작은 기물들이 모여 있으며, 특히 이랜드가 소장하고 있는 중국 고가구와 함께 전시돼 흥미롭다. 탁자, 책장, 찬 장 등 다양한 형태의 손때 묻고 마모된 중국가구들은 각기 다른 재질과 색상으로 구성된 하나의 공간이다. 가구의 용도가 만들어내는 공간에 다양한 형태의 기물 이 쌓이고 포개진다. 이인진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가구와 기물이 만나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내고, 그것이 또다시 조형적 형 태를 만들며 기물을 입체적 형태로 해석해보고 싶었던  실험”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과거 우리의 부엌과 마루 등 동양의 주거공간에서 보여주던 기물의 아름다움, 그리고 그릇의 재구성과 재배치를 통한 조각적 미美와 시간時間의 흔적까지 보여주고자 했다.
대부분의 작업에 시유를 하지 않고 장작가마에서 소성함으로써 이인진 도예가는 자연의 유약을 입힌 그릇들을 만들어 낸다. 따라서 같은 형태의 그릇들도 있지만 똑같은 그릇은 없다. 소성 과정에서 자연 환원이 발생하여 그릇들은 모두 독자적인 모습으로 형성되며, 종종 작가의 의도를 벗어나 예상치 못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 그릇들은 홀로 있을 때 고유의 아름다움을 뽐내기도 하지만, 그의 손을 통해 만들어지고 쌓여진 후에는 서로가 의지하여 하나의 성벽을 이루고 또 다른 조형의 형상으로 그 힘과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기물 하나하나의 역할에서 나아가 기물끼리 서로 의지함으로써 또 다른 모습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이인진의 작품은 이번 상해 이랜드갤러리의 전시를 통해 이와 같은 모습으로 관객에게 아름다움을 선보였으며, 내일은 또 다른 모습이 집적된 작품으로 많은 관객에게 다가갈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인생에서 무엇으로 “집적”된 작품을 쌓아갈 수 있을지, 이번 전시를 찾은 이들이 고민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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