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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11월호 | 전시리뷰 ]

호주도예가 예심 샌들이 바라본 꼭두인형
  • 편집부
  • 등록 2003-07-15 13:16:40
  • 수정 2018-02-20 17:4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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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심 샌들展 2002. 10. 2 ~ 10. 8 통인화랑

호주 도예가 예심 샌들이 바라본 꼭두인형 글/장계현 통인화랑 수석 큐레이터

 물구나무선 소년, 말 탄 남자, 다소곳이 서 있는 여자 꼭두들 … 망자의 가는 길을 호위하던 꼭두들이 호주 작가 예심 샌들에 의해서 도자 조형물로 전시장에 나타났다. 꼭두는 이승과 저승을 연결해 주는 상징물로 죽은 사람을 안전하게 저 세상으로 인도하는 임무를 맡고 있는 사람들이다.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어 인형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도 하는데, 상장례 절차 속에서 나무꼭두는 상여 장식의 조형물로써 사용되거나 망자와 함께 저 세상을 가는 관 속에서 매장되었던 것이다. 이 나무꼭두들은 남녀상을 위시하여 각종 모양이 있는데, 그 목적은 망자를 호위하여 저승으로 천도하여 극락세계로 모시기 위한 것이라 한다.

명기로서 무덤에 부장하기도 하지만 상여에 부착하여 시신을 보호하고 호위하여 극락으로 보내려는 것이다. 이러한 꼭두의 모습에서는 죽음의 엄숙함과 거룩함이 아니라 삶의 즐거움과 기쁨 등이 내포된 모습들이 나타나는 것이다. 동녀, 동자,여인,광대까지 거느리고 저승으로 간다는 발상은 이승의 삶과 저승의 삶이 결코 분리 되지않았다는 우리네 선조들의 생각들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죽음에 대한 우리들의 사고가 부정적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긍적적이었고, 그 모습도 아주 해학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꼭두들의 다양한 색감과 해학적인 표정이 호주 도예가 예심 샌들에 의해서 새롭게 표현되었다. 도예가 예심이 호주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지는 2년이 되었다.

 호주에서 도예를 전공한 후 현지에서 활발한 작업을 펼치던 중 한국에 들어오게 되었다. 그곳에서의 작업은 호주의 풍광과 동물에서 영감을 받은 조형물이 중심이었던 작가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인사동과 여러 박물관등지에서 처음 본 꼭두에서 그 익살스러움과 조형적인 아름다움, 그리고 색채의 아름다움에 감동을 받아서 작업의 테마로 잡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시작하게 된 처음의 작업이 말 탄 남자나 호랑이를 탄 남자, 물구나무서기를 하는 재인 등 우리나라의 꼭두를 그대로 재현하는 작업에서 점차 작가의 상상력이 가미되어 결국에는 작가 자신의 모습이 투영된 꼭두에서 작가의 꼭두를 찾게 된다. 우리나라의 옛 고미술품에서 찾을 수 있는 작업의 소재는 무한히 많다. 그러한 소재를 외국작가가 먼저 시도 한 것이 조금은 안타깝기도 하다. 아마도 너무 가까이에서 익숙해져 있어 그 가치와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한 까닭일 것이다. 호주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옛 자취가 묻어나오는 꼭두에서 새롭게 조형미를 발견해 작업을 하는 작가의 따스한 시선에 놀라울 따름이다. 호주 작가 예심의 전시에서 우리나라의 꼭두의 아름다움을 새삼스레 생각해 볼 수 있는 전시가 되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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