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창작아케이드를 가다
에디터 김기혜
신당동 서울중앙시장 지하 아케이드 내, 횟집과 가운가게가 늘어선 통로를 따라 걷다보면 작가 개개인의 이름이 적힌 번호판을 단 창작공방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신당창작아케이드는 1971년에 조성된 신당동 지하쇼핑센터 내 51개의 빈 점포를 리모델링하여 2009년 조성한 공예전문 창작공간이다.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공간이다 보니 주로 입주작가 레지던시 전용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틈틈이 입주작가들의 릴레이 전시를 비롯한 기획전시와 오픈스튜디오 등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공예를 알리고 있다.
연말 다양한 기획전시 소식이 들려온 가운데, 신당창작아케이드의 청년예술인 창작지원사업 결과보고전 <향유공예>와 입주작가 기획전시 <미공창고>의 소식이 나란히 전해졌다. 아울러 <미공창고> 전시가 시작된 12월 16일에는 신당창작아케이드의 오픈스튜디오가 함께 진행되어 입주작가들을 직접 만나 작업실 면면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지하상가의 모습 그대로, 통유리로 된 유리 너머 미싱과 전기가마, 각종 공구가 늘어선 신당창작아케이드의 역사와 현재를 함께 살펴봤다.
신당창작아케이드, 10년2009~2018
2009년 개관한 신당창작아케이드는 서울시 컬쳐노믹스 정책에 따른 도심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것으로, 서울문화재단이 경기침체로 공실이 점점 늘어난 신당지하상가를 임대하여 창작공간으로 조성했다. 2010년 7월 입주작가 1기를 모집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입주작가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해 현재2018년 9기에 이르렀다. 2009년 개관 당시부터 근무하고 있는 김진호 신당창작아케이드 총괄매니저는 “세입자로 들어와서 처음에는 잘 모르고 시작했고, 주변 환경도 거칠어 고민을 많이 했다”며 “우리는 스스로 여기를 B급 공간이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B급’인 공간에서 작가들이 ‘A급’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기 위해 신당창작아케이드는 작가 인큐베이팅에 집중했다. 일례로 개관 초기에 생계가 어려웠던 공예작가들이 문화센터 등에 계속 출강하느라 창작공방 내에서 작업을 하는 비율이 생각보다 낮다는 것에 착안, 직접 작가에게 강사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공예 시민체험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하기도 했다. 2010년 7,500명, 2011년 17,000명이 참여하는 등 당시 시민들의 호응도 높았고, 공간도 활성화됐지만 임대료 상승 등 젠트피피케이션의 벽에 부딪쳐 다른 방식을 생각하게 됐다.
공간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작가를 지원하고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기본적이고 중요한 일이지만, 공간이 위치한 지하상가를 포함한 서울중앙시장 상인과의 이해관계와 상생 또한 당면한 문제였다. 2012년부터 시작한 ‘황학동별곡’은 시장상인들과 공예작가의 만남을 고심한 결과물이다. 시장에서 운영되고 있던 노래교실 회원 120명을 찾아가 한지 등공예 체험프로그램을 함께한 것이다. 처음에는 낯설고 서먹해하던 회원들도 6개월쯤 지나니 공예에 ‘익숙해졌다.’ “문화적 체험은 한번 경험하면 절대 그 수준 이하로 내려가지 않아요. 최소 그 수준을 유지하거나, 항상 그 상위 지점을 바라보게 되죠. 놀라운 일이에요.”
매년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프로그램의 운영방식을 다양하게 바꿔온 신당창작아케이드는 최근에는 본래의 작가 지원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입주했던 마리몬드는 2014년 브랜드를 설립해 성동구로 이전했고,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입주했던 오화진 작가는 국립현대미술관에 현대공예가로서는 보기 드물게 작품이 소장됐으며 고양레지던시로 작업실을 옮겼다. 명실공히 인큐베이터로서 기능하며 ‘공예교육청’을 지향하고 있는 신당창작아케이드는 2016년 공유작업실을 신설했고, 2017년에는 청년예술인 창작지원사업 공예 분야를 담당하는 등 공예작가 지원 범위를 계속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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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18년 1월호를 참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