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도자사전』
경인문화사|618쪽|B6(4x6판)|컬러2015년 7월 20일 출간|38,000원
현재까지 도자사전은 국내에서도 이미 간단한 몇몇 용어 사전이 출간된 바 있고 고고학 분야에서는 고고학용어사전이 출간됐었다. 국외에서는 중국의 공예사전이나일본의 일본도기사전, 일본도자사전 등이 이미 오래전 출간되어 부러움을 산 바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사전이라는 특수성으로 출판 후 판매가 녹록치 않아 출판사들이 출판을 꺼리는 게 현실이었고, 여러 필진이 참여하는 작업이라 집필 완성이 매끄럽게 되기가 쉽지 않아 실현이 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아홉명의 필진들은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의기투합하여 기존의 간단한 용어사전과 차별화하고 전문성과 대중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기본 생각을 바탕으로집필을 시작하였다.
사전의 집필 목표와 내용은 다음처럼 정하였다. 우선 기존의 단순한 용어 사전과달리, 한국은 물론 중국과 일본의 도자유물과 유적, 작가, 제작과 관련된 현상이나 조직 등을 포함시키고 고고학적, 도자사적 설명과 해석, 참고문헌과 도판을 첨부하여 도자기의 모든 것을 알 수 있게 하자는 데 최우선을 두었다. 또한 각 필진의 전공에 따라 시대를 정하고 설명하고자 하는 항목을 중요도에 따라 분량을 차등하여 서술하기로 하였다. 도자사전의 독자층을 도자사 전공자와 도예전공의 학생이나 도예가뿐 아니라 일반인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먼저 선사시대와 신라, 통일신라시대는 이성주교수가 담당하였다. 이교수는 자신만의 독특한 서술방식으로 기존 사전에서 볼 수 없는 상세한 설명을 하였다. 고구려를 중심으로 한 역사시대는 아차산 유적을 비롯한 오랜 기간 고구려 유적 발굴과 강의로 입지를 다져온 최종택 교수가 맡았다. 백제시대와 통일신라시대는 서현주 교수가 집필하였다. 서교수는 부여와 공주는 물론 영산강 유역의 백제지역 요지와 유물과 그 제작기법에 대해 친절하고 꼼꼼하게 서술하였다.
고려시대는 이종민교수가 맡았다. 이교수는 방산동요지를 비롯한 많은 청자요지를발굴한 경험과 오랜 강의와 집필 경험으로 고려시대 청자와 백자는 물론 연관 있는 중국 요지와 유물, 기법 등을 알기 쉽게 서술하였다. 김윤정교수는 고려 후기와 조선 초기에 걸쳐 명문청자와 분청사기, 국내외요지와 중국도자, 제작기법, 제등을 집필하였다. 특히 원대와 명대 도자와의 교류에 많은 연구 업적을 쌓은 김교수는 이들과의 연관성에 중점을 두고 집필하여 도자 교류 분야에 많은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시대 분청사기, 특히 명문 분청사기와 요지에 대해서는 박경자박사가 집필을 맡았다. 박경자박사는 최신 정보들을 도판은 물론 관련 사료와 제작기법까지 곁들여 설명함으로써 국내 출토 명문 분청사기를 망라한 것은 물론 분청사기 요지에 관한 현재의 연구를 그대로 감상할 수 있다. 조선시대 15, 16세기의백자와 분청사기, 분원을 중심으로 한 생산체계 등은 전승창관장이 집필하였다. 특히 전관장은 광주 일대 요지와 제작기법, 기형과 문양, 중국 도자와의 관계 등에 대해 집중 서술하였다. 조선 후기인 17, 18, 19세기는 필자가 맡았다.조선 후기 백자의 기법과 생산지, 분원을 중심으로 한 생산체계와 변천을 서술하였고 그 가운데 분원 관련 설명에 많은 항목을 할애하였다. 또한 조선 도자의 중국과 일본과의 교류를 중시하여 관련 항목에 대한 설명을 첨부하였다.끝으로 엄승희박사는 19세기 말엽부터 1945년까지의 근대 도자를 중심으로집필하였다. 이 시기는 개항과 일제강점이라는 커다란 역사적 상황이 전개된바, 엄박사는 도자제작과 정책 등의 변화에 주목하였다. 엄박사는 유물과 유적 뿐 아니라 이 시기 도자 제작과 관련된 여러 문화 활동과 장인, 제작소, 교육 및 단체 등을 언급하였다.
이와 같이 이 사전은 선사시대부터 1945년까지 중요 항목을 중심으로 구성되었으며, 총 700여 항목과 도판을 한글 가나다 순으로 배열하였다. 또한 이 사전은 온라인 사전이나 기존의 용어 사전에서 보아왔던 단순히 용어의 정의와간단한 설명에서 탈피하여 최신 발굴 및 연구 정보와 경향을 소개하고, 필자개인의 문화사적인 관점과 도자사적 주관으로 전문적인 제작기술이나 양식사적인 설명과 함께 실제 왜, 어떻게, 누가 그릇을 썼는지에 대해 설명하려 하였다. 이 사전의 발간을 계기로 여러 계층의 독자들이 한국 도자를 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