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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7월호 | 특집 ]

현대도예의 발전 혹은 진화
  • 편집부
  • 등록 2018-02-10 02: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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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은 “사물이 보다 낫고 더 좋은 상태로 나아감” 또는 “진전되어 펼쳐지다”이며 진화는 “사물이 더 나은 상태로 변하여 바뀜”이라는 단순한 정의에서 본다면 양자는 큰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후자를 생물학적 관점에서 보면 그리 간단하지는 않다.“진화는 생물이 일정한 조건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고 도태되어 점차 간단한 것으로부터 복잡한 것으로, 하등한 것으로부터 고등한 것으로 발전하는 것”이라고 하여 발생과 도태, 간단과 복잡, 하등과 고등이라는 상대적 함의의 정의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아래의 이유를 이해하면 진화는 단순하지만 숙명적인 인과관계에 의해 성립됨을 알 수 있다.
“세대에서 세대로 유전형질이 전달되는 도중에 일어나는 유전자의 변화가 누적된 결과이다. 유전자 변화가 일어나는 요인은 돌연변이와 유성생식에 의한 유전자 재조합 등이다. 진화가 일어나는 주요 작동 기제는, 생물 집단과 환경의 상호 관계에 의해 유전형질이 선택되는 자연선택과, 집단 안에서 이루어지는 유전자 부동遺傳子 浮動, Genetic drift이다. 자연선택으로 인해 생물 집단이 환경에 적응하는데 유리한 유전형질은 다음 세대로 전달되고 불리한 형질은 사라지게 된다. 한편, 유전자 부동은 독립적인 유전형질들이 생존하고 재생산할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한다. 이러한 진화의 과정을 거쳐 생물들은 환경에 적응하여 새로운 종들로 분화한다. 생물들 사이의 상호 작용에 의한 진화의 결과로는 공진화와 공생이 있다.”1) 결국 생물이 진화하는 데에는 ‘자연선택’과 ‘유전자 부동’이라는 작동기제가 작용하여야 공진화나 공생 등 어떤 형태로든 생존이 가능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글은 우리나라 현대도예의 현황을, 생존을 전제로 한 ‘진화’의 범주에서 성찰하여 어떤 작동기제가 어떻게 작용하여야 도태나 퇴화되지 않고 하등한 것에서 고등한 것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지 제안하는데 목적이 있다.

개인적 경험
1999년 세계도자기엑스포의 전시, 학술, 워크샵 3개 부문의 기본계획을 수립하였고, 국제워크샵 커미셔너 및 전시, 학술회의의 일정부분 자문하였다. 엑스포 종료시점 당시로는 생소한 단어인 아카이브의 중요성에 대해 피력하였고 엑스포의 모든 자료들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설득하였으며 조직위원회의 이해를 얻게 되었다. 그러나 조직위원장 퇴임 후 그 사업은 무산되었다. 이후 2004년 현재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운영방안에서 ‘전문인력의 양성과 미술관의 전문성’을 강조하였고 2005년 도자비엔날레 국제도자학술회의에서 ‘무엇이 도자를 변하게 하는가’라는 제목으로 네트워킹과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른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였다. 2007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제1차 공예포럼에서 ‘지속가능한 공예정책을 위한 제언’에서 전문인력 양성과 공예학의 필연성에대한 제안을 하였다. 이외에도 크고 작은 정책회의와 학술회의 등에서 한국공예학회,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한국도자학회 등의 협력과 연계에 의한 기반다지기를 호소하였으나 지금까지 어느 것 하나 괄목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작동기제의 범위
2001년 개최된 경기도세계도자기엑스포를 포함, 앞서 언급한 여러 기관과 학회 등에서 우리나라 현대도예, 공예의 발전을 위한 많은 논의들이 있었으나 일일이 열거할 수는없다. 다만 올해 열린 비엔날레의 주제 ‘수렴과 확산’이라는 취지에 부합한다고 판단되는 작동기제에 대하여 제언코자 한다.

첫째, 전문인력
2001년부터 15년에 걸쳐 도자비엔날레와 공예비엔날레가 개최되어 왔으나 양 비엔날레를 통해 배출된 전문인력의 숫자는 얼마나 될까? 열 손가락에 든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전문인력의 부재는 시행착오의 답습 즉, 전시기획과 담론 생산 및 정책입안능력 미흡 등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는 예산낭비와 비효율성이라는 자기 발등 찍기로전락하고 말았다. 예를 들어 한 비엔날레의 경우 전문학예사 또는 큐레이터의 부재로매회 계약직을 채용하여 행사를 치루고 있다. 비엔날레는 격년 개최로 많은 준비시간이 있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행사종료 후 사후처리 및 피드백, 감독 또는 커미셔너 선출기간 등이 있으므로 전혀 여유가 없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 따라서 비엔날레 전문인력은 장기간의 축적 데이터와 경험에 의해 체득한 방법론을 기반으로 차기 감독이나 커미셔너의 브레인 역할을 하여야 할 것이다. 물론 이런 경우는 비엔날레의 주행사인 기획전에 국한되며 공모전은 더욱 전문성이 요구된다. 공모전은 해당년도의 우수작품을 선별하여 시상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훌륭한 홍보수단이며 기획전 초대작품의인큐베이터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모전 담당자는 작품의 접수와 분류 심사보조 및 시상 등에 관한 보조적 역할만 수행할 뿐 어떤 제안이나 기획도 불가능하다.2010년 타이완비엔날레 학술회의 주제는 <국제공모전은 죽었는가?>였다. 당시 우리나라 국제공모전의 현황과 특성을 주제로 원고를 집필하던 중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였다. 제1회 비엔날레의 초대작가가 국제공모전에 계속 출품하여 입상을 거듭한 후결국 대상을 수상한 사실이다. 물론 공모전 출품에 어떤 제약도 없었다. 다만 공모전의 취지와 목적에 비추어보면 이미 세계적 수준의 작가에게 대상을 수여하는 것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공모전 담당자도 심사위원도 그 사람의 존재에 대한 정보가 없었기때문이었다고 생각된다. 아울러 매회의 비엔날레 마다 전시회와 더불어 학술회의, 워크샵 등이 개최되고 있는데 이 또한 담당자가 바뀌므로 감독의 독자적 판단에만 의존하여 주제를 설정한다. 그러나 학술회의, 워크샵은 어떤 의미에서 전시회와는 다른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장기적 비전에 의한 미래지향적 어젠다를 전제로 할 경우 지속적인담론 생산의 견인차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매회 개최되는 크고 작은 워크샵들은 기술과 기법의 교류 뿐 아니라 국가별 민족별 문화의 다양성을 체감할 수 있는 기회이고 현장의 기록들은 새로운 문화컨텐츠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직 우리나라 비엔날레의 학술회의와 워크샵 전문가는 양성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7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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