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희」Bone China,322x322cm, 2014
상회는 고온에서 재벌 번조까지 완료된 기물 위에 안료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고,다시 중저온에서 구워내 색을 흡착시키는 방식의 기법이다. 현재 포셀린 페인팅으로 불리며 활용되고 있는 이 기법이 한국에 제대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약 10여년 전이다. 초창기 상회, 하회 기법의 전파를 접한 설숙영 작가는 52세의 나이로만학도가 되어 본격적인 작업의 길에 들어섰다. 그리고 최근 꽃이 활짝 핀 상태를표현한 개인전 <블루밍 플라워>5.27~6.2 경인미술관/7.5~8.4 C&S갤러리를 통해 지금이 인생의황금기라고 말하는 작가를 만났다.
Q 작가님은 본래 동양화를 전공했는데요. 도예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결혼 후에 아이 낳고 살림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그러다 2000년도 쯤에 남편이 일본에서 지사생활을 하게 됐는데, 4년 정도 머무는 동안 그곳의 찬란한 문양 위주의 도자기에 빠지게 됐어요. 당시에는 아이도 어리고 일본에서는 공부할 시간이 없어서 한국에 다시 돌아가면 작업을 해야겠다 생각했죠. 그리고 귀국 후에 경기도 과천에 있는 공방에서 도자기를 배웠어요. 배우는 재미에 빠져서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작업하는 생활을 1년 동안 했는데, 선생님이 귀찮아 할 정도였어요. 그렇게 작업하는 모습을 지켜 본 공방 선생님이 대학원을 추천했고, 전통도예를 공부하게 됐습니다.
Q 보통의 ‘포셀린’ 작업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듯 보입니다. 지금 같은 작업은 언제부터 시작하게 된 건가요?
포셀린 작가들은 도예가들과는 또 다른 그룹을 구형하고 있어요. 저는 도예가이기 때문에 ‘포셀린’이라는 명칭대신 상회와 하회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정확할 것 같습니다. 만약 대학원을 가지 않았다면 포셀린이나 페인팅 작업을 계속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상회는 재벌기 위에 문양을 그리기 때문에 온전한 내 작품이라기에는 미진한 부분이 생겨요. 대학원을 가고 나니 그런 마음이 커지면서 내가 만든 것 위에 그리고 싶어지더라고요. 그래서 기물을 직접 만들고 그림을 그리는 지금의 방식으로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실용성 있는 기물에 장식적 문양을 넣어서 장식과 기능을 동시에 가질 수 있도록 했지요.포셀린 작가들이 유럽 방식의 기법을 받아들여서 문양 위주로 작업을 한다면 저는 직접 디자인한 기물을 제작하고, 기물을 살리는 문양을 포인트로 넣는 것이 차이인 것 같아요. 기물에 가득 찬 문양과섬세한 테크닉이 특징인 포셀린 작업은 많게는 10번 이상도 굽지만 저는 4번 이상 굽지 않는 것도 다르다고 할 수 있어요.
Q 수채화 느낌의 작업이 인상적입니다. 특별히 사용하는 재료가 있으시다면.
색을 많이 쓰는 작업을 하기 때문에 흙은 전부 백자계열의 디원(백색도가 높은 흙)과 실크소지(투광성이 좋은 아이보리계열의 흙)을 씁니다. 일반 백자토로는 제가 원하는 분위기와 차이가 생기거든요. 두소지들은 가마에서 파손율이 높아서 점성이 약한 실크소지 7에 힘을 보탤 수 있는 디원을 3의 비율로섞어 흙을 만들어 쓰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상회 안료가 없어서 대부분 일본이나 독일, 영국 같은유럽 등지에서 수입을 해오고 있어요. 보통의 포셀린 작업은 조금씩 단계를 높이면서 진하게 만들기때문에 여러번 번조를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는 한번 색을 입힐 때 그런 단계를 3-4단계 압축해서표현해 내고 있어서 일반적으로 쓰는 유럽의 오일 안료가 적합하지 않았어요. 지금은 직접 연구한 안료로 한번에 원하는 농도의 명암을 만들어 내게 됐습니다. 상회작업에서 수채화 느낌이 나는 것은 그때문이에요.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6월호를 참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