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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6월호 | 전시리뷰 ]

윤주동 <고색창연古色蒼然>전
  • 편집부
  • 등록 2018-02-10 00:3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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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있다는 것’과 ‘없다는 것’
  • 5.20~5.26 갤러리 그림손

 

 

 

 

 

 

유교사회에서 선비들이 갖추어야할 미덕 중 하나는 무소유다. 그렇다면 소유의 본질은 무엇일까? 아마도 이 세 가지로 말할 수 있을것 같다. 첫째, 물질 그 자체 둘째, 물질에서 느끼지는 감각 셋째, 물질과 감각 사이에서 생기는 마음이다. 예를 들어 여인들은 ‘예쁜 그릇(물질)을 보면(감각) 갖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이생기심而生其心)’. 이와 같이 이 세상에는 ‘물질’, ‘감각’, ‘이생기심’이 전부이며 이들을 빼면 아무것도 남을 것이 없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물질의 존재는 감각에 의해서만 인정되는 것이다. 윤주동과 그의 감각과 생각 역시 이대목과 정확히 일치함을 알 수 있다. 그에 눈에 들어왔던 흙과 조선 시대 달 항아리, 인화문印花紋, 상감象嵌, 청화靑華,Cobalt 그리고 양각陽刻은 그의 내면에 잠재하고 있던 특유의 감각과 조우하게 한다. 침전된 창작의 사유가 발현된 윤주동표 잔盞과 주병, 발鉢, 호壺, 접시 등은 예술의 강보襁褓에 쌓여 탄생된 것이다.
희게도, 담박하게도 보이기에 ‘자기瓷器’라고 하는 것이고 엄지에 중지를 말아 톡~톡! 때려보아 소리가 나기에 ‘있다’고 말하며 기면器面에 볼을 대면 차갑기에 ‘어떤 것’이라고 말한다. 또 우리 맘을 거기에 묶어 놓기에 ‘있다’고 하며 둥그렇게도 또 평평하게도, 오돌토돌하게도 만져지기에 다시 ‘자기’라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담는 것’ 이라든지 ‘따르는 것’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니 ‘그릇’이라고 말하기도 한다.색, 소리, 냄새, 맛, 감촉 그리고 뜻意이 있기에 ‘있다.’ ‘윤주동의 작품이다.’라고 하는 것이다. 예술성(감각)이란 정신이며, 곧 허공과 다름이 없다. 그것은 보이지 않으며 소리도 나지 않는다. 이러한 조건에서는 정신마저도 없게 되는 것이다. 향도 없고 느낄 수 있는 맛도 없으며, 부드럽거나 차갑게도 만져지지 않고 따라서 존재한다고 말할 수도 없다. 정신이 예술성(감각)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물질이 없으면 윤주동의 정신(예술성)만으로는 결코 감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윤주동의 정신은 단순히 그가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달 항아리가 거기에 없다면 생각할 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윤주동의 마음도 흙이라는 꿈과 같은 것이 없다면 ‘있다’고 할 것이 아닌 것이다. 마치 말(언어)이 없으면 입도 필요 없는 것처럼 물질이 없으면 정신이 소용없어지고 감각(예술성)이 생겨나지 않으면 마음도 없어지게 되는 이치와 같다. 그러나 이는 역설로도 환치해 볼 수 있다. 물질이 있어도 정신이 없다면 이 또한 소용없음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으래 물질은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리고정신은 인간계에서만 소용이 있는 문화이며 예술임을 이미 우리는 유원한 역사에서 확인했음이다.
한편, 흙이 없으면 예술성이 있어도 쓸 데가 없다. 그리고 예술성이없으면 생각할 것도 없고 생각이 사라지면 마음이 있다는 생각도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니 아무것도 남을 것이 없다. 그리하여 예술성으로부터 흙도, 마음도 차례로 사라지고 만다. 또 마음이 없으면 흙이 있어도 소용없고 사람이 있어도 아무 소용이 없게 된다. 우리들은 흙을 느끼지 못하고 생각도 하지 못한다. 따라서 이 셋은 셋이 아닌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세상의 모든 것은 헛것이고 꿈이다. 그렇다면우리들에게는 도대체 무엇이 있기에 갖지 말라고 하고, 갖지 않으니편하다고 하며 소유하니 귀찮아지고 마음이 혼란해지며 묶인다고 하는 것인가?
윤주동에게서 보이는 무소유란? ‘소유할 바도, 가질 수 있는 것도,있다고 할 바도 없는 것’인가? 를 윤주동 스스로 확인하고 싶은 것이다. 특히, 개막식에서 협업한 「현성가인玄聲佳人」(단장 윤영)의 음률은 윤주동이 던진 화두와 잘 어우러진 추임새로 평정한 방점이 되었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6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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