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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5월호 | 뉴스단신 ]

Roasted Artichokes with Lemon & Garlic
  • 편집부
  • 등록 2018-02-08 15: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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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봐야 맛을 알지. 사 봐야 가치를 알지.
컨템퍼러리 아트contemporary art. 현대미술 또는 근대미술이라고 단순하게 번역할 수 있겠으나 우리는 이 단어 속에서 시대적인 시간적 개념 위에 어디에서도 보기 어려운 독특한 성격과 특징을 찾아서 현재진행형의 트렌드를 찾는다. 현재를 대표하지만 평준화되지 않았고 이 시대를 리드하지만 독단적이지 않다.음식도 그러하지는 않을까 하는 질문을 시작으로 이 계절을 오롯이 기억에 남길 만한 요리재료를 찾아보았다. 게다가 추운 계절을 뒤로 보내고 찾아온 봄날에 딱 맞는 제철 식재료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터였다. 봄철 입맛과 건강을 위한 베스트 재료를 찾다가 눈에 걸린 재료가 아티초크Artichoke 였다. 물론이보다 더 좋은 제철 채소와 과일은 많지만 아티초크는 그 생김새부터 시선을 확 사로잡는다. 꽃이 피기 전 먹는 어린 꽃봉오리. 어린봉오리를 통째로 꿀꺽하기엔 관상용으로도 훌륭해서 미안한 마음마저들게 할 정도다. 세상 밖으로 나오기도 전에 테이블 위에 드러누울 그것을 생각하면 안쓰럽기도 하지만나는 오늘 나의 컨템퍼러리 퀴진contemporary cuisine을 위해 아직까지는 생소한 그것을 찾아 나섰는데 평소자주 가는 마트나 지역 백화점 식품판매점에서는 좀처럼 찾을 수가 없었다. 결국 이 곳 저 곳을 헤맨끝에 서울 한복판에서도 명품 콘셉트를 자랑하는 백화점 지하 고급 식재료 코너 에서 그것을 구할 수있었다. 남자 주먹만한 크기 하나에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고도 귀한 식재료를 구했다는 안도감이 더커서인지 그 성취감이 적지 않았다. 물론 애초에 구입하려는 양에서 반으로 줄어들기는 했지만 귀하다고 하니까, 흔치 않다고 하니까 애써 한 발걸음이 절대 고단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어쩌면 쉽게 발길 닿는 동네 마트가 아니라 명품 백화점 고급 식자재 매장에서 구하다보니 그 가치가 배는 더 하는 듯도 싶었다. 행여 상처라도 날까 랩으로 하나하나 꽁꽁 쌓여있는 아티초크 봉오리를 조리 시간 전까지 신선도를 유지하고픈 마음에 냉장고에 넣는 손길마저 조심스럽다.

 

귀하고 흔치 않은 것이 어디 아티초크 뿐일까. 아티초크를 받들던 내 손길과 비슷한 그것을 본적이 있는데그건 작가들이 만든 도자기를 만지던 손들이다. 구매자라고 해도 좋고 소비자 또는 수요자라고 해도 좋다.그들은 평소 흠모하던 작가 작품을 그것도 한정판으로(제작 특성상 대부분 한정판이지만) 보기도 어려운그것이 내 손에 들어왔을 때는 용기로서의 기능성을 가지고 있어도 손대는 것도 아까워 과시하듯 장식장의전리품으로 고이 들어앉히는 경우도 많다. 오늘 내 손에 들려진 아티초크만큼이나 귀할 것이다. 아니 어쩌면 과시하듯 산 귀한 작품이라 그들이 느끼는 뿌듯함은 아티초크보다 수십 배, 수백 배는 더할게 틀림없다.그래도 아직까지는 같은 귀함의 정도라도 먹는 것 보다는 공예품을 사는 소비자들을 자주 보기는 어렵다.특히나 요즘같이 경기가 어려울 경우에는 공예품은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마련인데 이런 현상이 도자공예품 판매 접점에 있는 나로서는 더 예민하게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특히나 가격 한정 선을 훌렁 넘긴 고가작품일 경우에는 그것이 비록 취미 작가가 아닌 유명 전문 작가 손에서 나왔을지라도 극복하기란 쉽지않다.
이런 현상 속에서도 도자기를 대하는 경험이 많은 손길이 있기는 하다. 그들은 그것의 가격을 타당성 있게인정하기도 한다. 경기불황이나 기타 다른 환경에 휩쓸리지 않고 도자기를 구입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도자기를 많이 접해보고 사용해본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것들을 동네 마트에서 사든지 전문 갤러리나 고급샵에서 사든지에 상관없이 거부감 없이 구입하는 손들이 거침없다. 그런데 때로는 그렇게 구한 도자기를 사용할 때도 너무 거침없어 탈이다. 국민 혼수품인 강화유리 반상기 세트, 그리고 던져도 내쳐도 깨치지 않는다는 스테인레스 제품, 물속에 꾹꾹 쳐박아도 한방울의 수분도 양보하지 않는 밀폐용기등과 같이손쉬운 제품을 사용하다보니 어느덧 도자기를 대하는 손길도 조심스러움이 사라졌다. 조금 과하게 얘기해서 삭아도 벌써 삭아 없어졌을 백만 년 전 그릇을 다시 들고 와서 도자기가 너무 약하다며 이 빠진 그릇을내보이는 오래전 도자그릇 구매자가 있었다. 한마디로 깨진 도자기 수리를 원한다고는 하지만 내심 다른 도자기와의 교환을 바라는 눈치다. 이럴 때 나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다른 도자기로 바꿔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사용상의 주의 한마디를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는다.
조심조심. 애지중지.
이것이 그들이 가지고 있는 구찌나 프라다 가방이었다 해도 그렇게 사용할까 싶다. 진짜와 가짜 가방을 가리는 방법 중에 우산 없이 갑자기 비를 만나게 될 경우라 한다. 엉겁결에 머리위로 가방을가져다 비를 피하는 사람의 것은 일명 짝퉁이요 한 방울의 빗방울도 아깝다고 옷깃 깊숙한 곳에넣는 것은 진짜 명품이라는 얘기가 있다. 그렇게 비싼 값을 과시하듯 치룬 상품에는 그것을 대하는 방법조차 다른 것이다. 처음부터 구찌, 크리스찬디올 등이 가격이 쌌더라면 옷깃 속에 넣던 이들도 자동반사적으로 머리위로 올렸을지도 모를 일.
도자공방 서당개 10년으로 지내는 동안 뜨거운 불가마 속에서 나온 도자기들을 보면서 오늘은 어떤 가격으로 어떻게 매길까 고민해보지 않은 적이 없다. 물론 먼저 작가가 본인들의 노고와 투자비용 등을 계산해서 먼저 제시한 가격을 가지고도 고민을 한다. 작가와 소비자 모두 만족할만한 것인가 하는 것을 고민한다. 특히 사용성이 계산된 실용 용기일 경우 작가가 원하는 가격과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대의 차이가 클 때 고민이 생긴다. 사실 적당한 가격을 내기란 쉽지 않다. 어쩌면작가 작품에 적당한 가격이란 것이 처음부터 없을지도 모른다. 실용 식기임을 감안해서 부담 없는 가격으로 내어놓으면 전문성이 의심되는 저가 상품으로 전락할 위기도 있고, 반대로 작품 그릇처럼 고가 반열에 올리게 되면 구찌, 프라다 등의 열혈팬들에 의해 강등되어지기도 하니 딱 맞는 가격 포지션을 찾는 게 쉬운 것은 아니다. 그래서 같은 상품을 어제는 싸게도 팔아보고 오늘은가격을 조금 높여서도 팔아보고해서 감으로 느끼는 적정선을 찾기도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1년에 한 번 정도는 일부 공예페어에서 가격을 내어놓고 구매자들의 반응을 살필 수 있는 기회가있어 적지 않게 도움이 되고는 있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5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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