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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2월호 | 작가 리뷰 ]

기억 그리고 상실 park in sook 박인숙
  • 편집부
  • 등록 2018-02-04 23:18:11
  • 수정 2018-02-04 23: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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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속으로Ⅱ- 꿈」 52x22x42cm

 

서울 서초동 지하철 번화가에서 벗어나 조용한 골목의 어느 건물 지하실에서 추위와 씨름하며 흙을 빚는 작가를 만날 수 있었다. 전시에서 보았던 반가운 동물들이 한 쪽에 정렬돼 있다. 작가가 건네주는 커피 한 잔을 받아들고 테이블 앞에서 이런 저런 얘기를 주고받았다. 작가는 늦은 나이에 도예에 입문하면서 열심히 물레작업부터 시작했고, 서서히 조형작업으로 옮겨가면서 본인의 내면을 조형으로 형상화하게 됐다. 도예를 접하기 전, 일본학을 수학하면서이미 도예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게 됐고, 뒤늦게 대학을 다시 들어가 도예를 전공한 후 캐나다에 몇 년간 머물면서 이미 작품 전시와 판매를 몸소 체험하면서 전업도예가의 삶을 뼈저리게 경험했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지금은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추구하며 작가의 길을 본격적으로 걷게 됐다. 그릇에 본인의 철학을 모두 담기에는 한계가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조형造形’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필자가 작가 박인숙과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 해 여름 역삼동의 한 갤러리에서 열린 그녀의 개인전에서 였다. 지인의 소개로 조용히 찾았던 그 전시는 개인적으로 복잡했던 현실을 잠시나마 잊게 해 준 전시였다. 한 쪽에선 다른 작가의 꺼먹이 소성 작품이 전시 되고 있었고, 그 윗 공간에 상반된 분위기의 파스텔톤의작품들이 늘어서 있었다. 대부분의 동물들이 자리하고 있었는데전체 형태를 단순화한 과감한 선들이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흙이 갖고 있는 물성은 그 작품들의 표정을 더 분명히 표현해 주고있었다. 연락도 없이 갑자기 방문한 탓에 작가는 적잖이 멋쩍어했고, 대부분의 작가들이 그렇듯이 작가 박인숙 또한 작품에 대해서는 많은 말들을 아꼈다. 그저 동물이 좋아서, 표현해보고 싶어서,자신의 기억들을 그 형상에 담고 싶어서, 그리운 자연이 없어지고훼손되는 것이 안타까워 표현하는 것이라 했다. 그리고 그 상실에대한 기억을 떠올리는 것이라 했다.

 

박인숙의 작품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존주의에 입각한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한다. 한 때 실존주의 철학은 부르주아 철학으로 내몰리던 때가 있었다. 실존주의가 궁극적으로 명상 철학에 도달하게 된다고 비난 받으면서 ‘명상’이라는 것 자체가 곧 사치에 불과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런 비난을 했던 것은 당연히 공산주의자들 이었다. 또한 막스 주의자들은 우리가 인간의 수치스러운 면을 강조하고 인간의 밝은 면은 등한시 하는 것을 비판하기도 했다. 따라서 실존주의가 인간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게 된 것이다. 샤르트르는 이에 대해자신의 강연을 통해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에 입각한 철학이라고 주장하게 된다. 실존철학자들이 말하는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는 말은 무엇인가? 결론적으로 인간은 인간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것이 실존주의 제 1철학 원칙이다.

작가 박인숙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사슴’은 인간의 모습을 상징화하는 것이고 따라서 실존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다. 예술의 주제로서 ‘사슴’은 노천명 시의 주인공으로 더 유명하다. ‘목이 길어 슬픈 짐승…’ 우리는 전통적으로 사슴이 ‘의리’, ‘신의’를 의미한다고 알고 있다. 사슴은 단체 생활을 하면서 함께 이동 중에 누가 쳐져 있는지, 낙오 했는지 서로 살피면서 움직이는 동료애가 깊은 동물이다. 그래서인지 우리 전래동화 ‘선녀와 나무꾼’이야기에서도 사슴을 살려준 나무꾼에게 선녀가 내려와 목욕하는 자리를 알려주면서 보답을 하는 역할에 사슴을 등장시킨다. 그리고 서양에서는 사슴의 눈이 맑고 영롱하다고 해서 영적인 동물로 생각해 왔다. 아울러사슴의 뿔은 하늘을 향해 뻗쳐있어서 하늘과 교감한다고생각했고, 자라고 빠지기를 반복한다고 해서 영원적 속성을 지닌 의미로 생각했다. 동양에서도 마찬가지로 장수를상징하는 십장생 중의 하나로 인식되어 오는 것을 보면 동서양의 인식이 별반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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