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oboro」 95×120cm
<흙과 염원의 건축>전은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을 중심으로 자연의 물질인 ‘흙’건축이 남아있는 서아프리카 말리의 모스크를 사진으로 담아낸 세바스찬 슈티제Sebastian Schutyser의 사진작품 10점과 영상물 2점을 큐빅하우스 갤러리4에서 선보인다.
벨기에 출신의 사진가 세바스찬 슈티제의 어도비 모스크 사진들은 팀북투Timbuktu에서 서부 기니-나이지리아에 이르는 니제르 강을 따라 여행하며 발견한 흙집과 모스크에 대한기록이다. 그는 아프리카 콩고에서 보낸 유년의 경험을 통해 아프리카에 대한 자신만의 정서와 미학을 구축했다. 아프리카의 자연과 사람, 그리고 소외된 지역과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은 투박하면서도 장엄하고 조형미가 뛰어난 ‘모스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이는 그의 흑백사진 작품의 주제가 됐다.
흙과 건축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지방의 강변과 말리의 모스크, 도심형 주거 등을 통해 우리는 아프리카 주변 환경에 가장 적절하고 아름답게 조화를 이뤄온 흙건축들을 살펴볼 수 있다. 말리의 국토 대부분은 건조하고 고온인 사하라사막이다. 비가 잘 오지 않는 기후 탓에 집을 지을만한 나무와 돌이 부족한 아프리카에서 ‘흙’이 건축재료로 사용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흙건축물들은 설계도면 없이 선조들의 경험을 계승해 기술을 습득한 벽돌공들에 의해 이루어지며, 이들은 사각 틀에 젖은 흙을 다져넣어 그대로 말린 상태인 흙벽돌(어도비 기법Adobe Technique)을 이용하여 집을 짓는다. 말리, 니제르, 나이지리아, 차드, 수단과 같은 서아프리카 사헬Sahel 지역에서는 수 세기에 걸쳐 구축된 가옥과 종교생활의 중심이 되는 이슬람 사원(모스크)을 지금도 발견할 수 있다. 아프리카 모스크는 이슬람 전통의 아치와 돔 양식을 따르지 않고, 아프리카 전통 문화와 기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지었다. 유기적인 형태가 맞물려 단순한 구조임에도 조형적으로 아름다운 선의 흐름이 돋보인다. 매년 보수작업(크레피사주Crepissage)을 거쳐 오늘날까지 이어져 온 아프리카 모스크는 전통과 현대, 기술과 건축, 삶과 건축, 사회와 건축 등을 함축하여 보여준다. 흙의 본래적인 속성들을 시대의 삶 속에 투영하는 일, ‘오래된 가치’를 보존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외국인들의 설계로 흙 이외의 다양한 재료로 건설되는 모스크들이 늘어남에 따라 전통적인 아프리카 모스크들을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전시담당자 조지혜 큐레이터는 “<흙과 염원의 건축>전에서 소개되는 세바스찬 슈티제의 아름다운 아프리카 흙건축물에 대한 감상을 통해 아직 훼손되지 않는 위대한 문화적 성과를 보존하도록 관심과 애정을 촉구하는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3월호를 참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