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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4월호 | 작가 리뷰 ]

순수함을 잃은 어른에게 박경민
  • 편집부
  • 등록 2018-01-30 00:5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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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oral
Entanglement」 2014

 

이제 막 피어오른 젊은 도예가 박경민. 그녀는 약 10년 전 한국을 떠나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미국의 여러 매체에서 주목받는 신인으로 꼽히며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온 박경민은 올해 2016 NCECA미국도자교육평의회에서 주목하는 신진작가로 소개되며 각종 전시와 작업시연을 통해 그녀의 작품을 알렸다. 대부분의 작품들은 알록달록한 색채와 신비로운 형태로 시선을 끌고, 생생한 표정이 한껏 강조된 어린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한적한 미국 몬태나주 헬레나에서 자신의 작업을 오롯이 이어가고 있는 작가 박경민이 어린이들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함과 무궁한 상상력을 전해왔다.

길들여지지 않은 순수함
작가 박경민은 작품을 통해 어린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과 아직 어떠한 것에도 길들여지지 않은 순수함을 그렸다고 전한다. 프로이트 이래로 ‘어린아이’는 인간의 무의식을 표현하는 존재로서 현대미술의 중요한 키워드로 꼽힌다. 이런 맥락에서 박경민의 작품 속 어린아이들은 우리 내면의 순수를 이끌어내는 존재로 읽을 수 있다. 작가는 전통적 매체인 도예를 통해 현대미술의 주요한 테제인 순수로의 회귀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몸과 얼굴 모두 어린 아이의 모습이 대부분이던 초기 작품에서 점차 발전해, 이제는 어른의 몸을 가진, 그렇지만 아직 어린아이의 얼굴과 같은 앳된 모습의 인물 조형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작품에도 신체적 변화가 일어나 어른의 몸을 하고 있는 것처럼 그녀도 작가로서 작품과 함께 한 뼘 더 성장해나가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순진무구한 어린아이의 얼굴을 하고 있는 작품들을 보면,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순수함과 무궁무진한 상상력이 어른이 되어도 변치 않기를 바라는 작가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순수한 마음이 드러나는 낯선 순간
현대에 이르러 예술의 지향점 중 하나는 ‘낯설게 하기’다. 우리에게 익숙한 ‘일상’과 대조되는 개념의 예술은 사람들에게 ‘낯섦’을 선사함으로 특별한 가치를 부여받는다. 박경민의 조형 작품도 이런 ‘낯설게 하기’의 감상과 멀지 않다. 작가는 아이의 모습을 통해 오히려 어른들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과 상상력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다. 우리 사회는 ‘정직’, ‘솔직함’에 대한 가치를 높게 평가하지만, 정작 속마음과 생각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사람들을 불편해한다. 박경민의 작품에선 그 불편함과 당황하는 마음이 감상에 중요한 키워드가 된다. 어린아이의 숨김없이 솔직한 표정 앞에서 감상자인 어른들은 어딘지 모를 낯설고 불편한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그 솔직함 속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해본다. 아이들의 마냥 밝고 행복한 표정을 예상했던 어른들에게 아이들은 한껏 찡그린 표정으로 소리치고, 뭉게뭉게 피어나는 구름 같은 형상 속에서 튀어나올 듯 생동한다.

순수한 내면에 귀를 기울이면
작가 박경민은 현재 미국의 몬태나주 헬레나Helena,Montana에 위치한 아치브레이Archie Bray Foundation 소속작가로 활동 중이다. 작가는 “몬태나주에 머물면서 근 1년 반 동안 그 어디에서 보지 못했던 자연경관에 많은 영감을 얻는다. 주위에서 자주 보게 되는 동물들이나 사물, 자연경관이 자연스럽게 작품에도 나타난다”고 전한다. 그녀가 만약 서울에서 계속 공부를 이어갔다면 접하기 어려웠을 한적한 헬레나의 풍부한 자연환경은 자연스럽게 작업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종종 구름, 물고기, 무당벌레 등의 자연물로 나타난다.
맑은 자연경관과 더불어 사람에 대한 그녀의 관찰은 인간의 순수함을 이끌어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로 조용히 별다른 방해 없이 사람들을 관찰할 수 있는 카페 구석자리나 공원, 도서관, 공항 등에서 다음 작업의 영감을 얻곤 한다는 작가의 시선에선 사람을 바라보는 따뜻함이 느껴진다. 작가는 중·고등학교 때부터 이어온 크로키와 스케치 습관이 이야기의 찰나, 사람들의 생생한 표정을 잡아내는데 많은 도움을 줬다고 전했다.
작가는 그저 사람에 대한 관찰에서 멈추지 않는다. 그녀는 그때그때 일어나는 사회적 문제나 이야기들, 소셜미디어나 인터넷에서 흔히 누구나 접하게 되는 사건이나 이슈들에서도 작품의 영감을 받는다고 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을 그대로 서술하지 않고 체화하는 시간을 갖는다. 한 사건에 대한 자신의 감정은 어떤지,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형태의 감정으로 표출하는지에 대해 깊이 고민한다. 작가 박경민은 그녀를 둘러싼 바깥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그녀 내면의 감성에도 귀를 기울인다. 그렇게 ‘순수’는 작가의 내면으로부터 작품에 스민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4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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