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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8월호 | 뉴스단신 ]

민화를 분청사기에 새기다 백윤도예
  • 편집부
  • 등록 2018-01-10 16:5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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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면이 젖은 빗 길을 지나 그들의 작업장이 있는 김해시 진례면으로 향했다. 미지근하면서도 차가운 여름의 온기를 머금은 숲을 지나고, 초여름의 기승인 장마 덕분에 불어난 호수를 창밖으로 바라봤다. 소박한 자연의 풍경을 매일같이 바라볼 부부도예가와의 만남이 문득 기대됐다.

 

백윤도예 앞마당의 도자기들

 

about 분청사기와 민화
경상남도 김해는 분청사기의 고장이며, 그중에서도 진례면은 생활도자기를 제작하는 80여 개의 요장이 있는 마을이기도 하다. 이곳 진례면의 대부분의 도예가들은 전통 분청사기의 맥을 잇는 여러 형태의 작업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그중 백윤도예 운영자 백복입, 윤미영 부부도예가는 분청사기에 민화를 접목해 특유의 독자성을 살린 디자인으로 제품의 다양화 및 고급화를 지향한다. 주로 분청토과 백자토를 조합한 태토로 도자기를 만드는데, 경상남도 지역을 중심으로 산청, 하동 일대 등의 흙을 서로 조합해 특유의 깊이감이 느껴지는 흙의 색감을 표현해 낸다. 다양한 흙의 질감만으로도 충분히 실생활에 유용한 도자기를 만들 수 있었을 텐데, 채색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민화를 도자 작업에 접목한 이유가 궁금했다.
“도자기라는 흙의 표면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 재미있었어요. 원하는 그림을 모조리 도자기에 옮겨 담았죠. 초창기에는 이집트 그림과 그리스 로마 신화, 아테네 여인 등의 그림을 스케치하고 도자의 여러 장식 기법을 차용해 실험적인 작업을 시도했어요. 마음 가는 대로 작업했어요.” 하지만 매년 개최되는 ‘김해분청도자기축제’에 습작을 들고나갈 수는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전통 민화에서 소재를 찾다 눈에 들어오는 그림이 있었다. 부귀를 상징하는 탐스럽고 아름다운 모란이었다.

 

모란이 피어나는 도자기
“도자기에 모란을 그렸는데 우리가 만든 자기의 표면과 잘 맞아떨어지더라고요. 매화나 국화를 그려봐도 모란만큼 예쁘지가 않았어요. 분청도자기축제와 국제차문화대전에 모란문을 들고나가니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았어요. 덕분에 백윤도예는 청화기법으로 모란을 그리는 공방이라는 인식이 생겼죠. 저희 공방에서 가장 인기 좋은 품목은 모란을 담고 있는 그릇이에요.” 백윤도예 모란문의 특징은 실제와 같은 형태, 즉 사실적으로 표현한다. 문양을 표현함에 있어서 장식하고자 하는 대상 전체를 가득 메우거나 혹은 부분적으로 배치하는 구도를 갖는다. 그리고 한 가지 대상을 화폭처럼 여겨 그림을 그리듯 문양을 표현하기도 한다. 모란은 흔히 ‘부귀영화富貴榮華’라는 의미를 떠올린다. 길꽃 중의 왕이라 할 만큼 탐스럽고 아름다운 모란은 신라 선덕여왕 때 당唐으로부터 전해졌으며, 조선조에 이르러 문양으로 발전해 부귀를 상징하는 길상 문양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백윤도예의 모란에는 꽃과 잎을 풍성하고 화려하게 담긴다. 특히 화병의 그림은 모란의 부귀 상징을 지닌 평안의 의가 결합돼 집안이 평안하면서 부귀롭다는 의미를 나타낸다. 모란은 여러 그루가 함께 어우러져 피어야 더욱 아름답다.

그들이 그려내는 모든 것
민화를 처음 그리게 된 계기는 어릴적 부터 그림에 소질을 보인 백복입씨의 영향이 컸다. 중학생 때 동양화가 전공이신 스승에게 그림을 인정받아 동양화 교육을 3년 동안 받았다. 그 경험이 작업에 기초의 씨앗이 됐던 것이다. 대표 작품인 모란문 작업 외에도 다양한 모습의 그림을 분청사기에 녹여낸다. 작가는 행복의 염원을 바라는 마음으로 모란문 외에도 부귀모질富貴耄耋의 의미를 지닌 고양이와 나비를 함께 구성하기도 한다. 고양이 묘苗는 모耄와 동음이기 때문에 장수를 의미한다. 그리고 인간 영혼의 운반자, 생명의 부활, 재생의 이미지를 가지며, 사랑·행복한 결혼을 상징하는 나비는 질과 동음으로 사용돼 역시 장수를 의미한다. 따라서 나비와 고양이는 똑같이 장수를 의미하게 되고, 이를 다시 모란과 함께 두어 부귀를 누리며 장수하기를 기원하고자 그림을 그린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8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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