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주 「Bags」
한국도자장신구회는 오는 9월 7일부터 13일까지 열리는 장신구 전 <변화變化- variation>를 통해 올해로 4번째 정기전을 맞는다. 한때 도자장신구라고 하면 값싼 기념품 정도로 인식됐던 때의 분위기를 상기해본다면 한국도자장신구회의 행보는 한국 도자장신구 발전에 추진체 역할을 했음이 분명하다. 도자장신구는 단순한 장신구가 아니라 작은 크기에 각 작가의 모든 감각과 엑기스를 집약시켜 보여 줄 수 있기에 그 변화와 가치는 상상 이상이다.
2㎝ 안의 조형
조형이란 100호가 넘는 캔버스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100호가 넘는 화폭에 잎새 하나를 그리는 작가가 있고, 엽서 크기의 작은 종이에 우주를 담는 작가가 있다. 고로 예술품의 가치는 크기와 무관하다. 중요한 건 ‘어떤 사상과 철학을 조형적으로 어떻게 표현하느냐’이다. 그런 의미에서 ‘도자장신구’가 손가락 한 마디도 안 되는 흙을 매개로 조형을 표현한다는 얘기는 극도로 섬세한 작가의 감각과 철학, 그리고 스킬을 담는다는 것이다. 섬세한 디자인 감각과 대중과의 소통 능력 없이는 절대 소화해내기 어려운 장르다.
꾸밈은 인간의 원초적 욕망,
장신구는 인간 욕망의 원초적 표현
30,000년 전 구석기 시대부터 이미 인간은 무엇을 드러내고 무엇을 가릴 지, 그리고 무엇을 과시할 지를 알았다. 자신의 존재성을 나뭇잎, 조개껍질, 짐승의 이빨, 뼈 등으로 역어 만든 비즐로써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을 통해 인간은 자신의 힘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렇게 장신구의 역사는 시작됐고, 때문에 장신구는 패션Fashion과 따로 떼서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인간의 본능적 욕망이 이어져 지금의 ‘명품 문화’를 만들어냈다. 그 어떤 트렌드도 갑자기 또는 느닷없이 만들어진 경우는 없다. 어떤 문화라 할지라도 본디 그 이유와 기원이 있기 마련이다.
변화變化
‘변화’는 크게 변동change의 의미와 변형과 변화variation, 그리고 변신transformation의 의미를 포함한다. 이번 전시는 그중 ‘변형과 변화variation’라는 의미에 집중한다. 여기에서의 ‘변화’는 단순히 화학적, 물리적 반응을 통한 변화만이 아니라 문화적, 철학적 사고까지 내포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흔히 ‘트렌드’라는 말로 대치해서 쓰기도 한다. 장신구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재료, 형태는 물론이고 각 시대의 유행流行과 철학, 그리고 당대의 미감을 담는다. 따라서 장신구는 그 시대의 예술적 감각과 문화를 읽는 중요한 보고寶庫로서의 역할을 한다. 여기에서 도자장신구가 과연 얼마나 현대의 변화에 순발력 있게 대응하고 발전해 나갈 것인가가 관건이다. 그저 도자의 한 영역으로만 인식된다면 그 발전 폭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9월호를 참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