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도예학과의 수요와 그 수가 감소하고 있는 반면, 공예 시장의 규모는 앞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정 반대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도 물론 유수의 대학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도자 교육을 받을 수 있지만 이제는 좀 더 멀리, 그리고 높이 바라봐야 할 때가 아닐까. 국내시장만을 바라보기에는 도예가로서 먹고살기 힘든 현실이 됐다. ‘세계화’라는 낡은 말 앞에 이미 세상은 시시각각의 세태와 정보를 국경 없이 빠르게 나르고 있다.
결국 세계적인 심미안을 갖춘 도예가가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번호 특집에서는 여러나라의 다양한 도자문화를 경험하며 자신의 작품세계를 넓혀가고 있는 도예가 여섯 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미국, 영국, 독일, 호주, 중국, 일본 등 다양한 국가에서 유학 및 레지던시에 참가했던 경험들을 담아 전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비자 정책과 더불어 타국의 생활을 준비하기란 여간 복잡한 일이 아니지만, 부디 이들의 경험이 해외활동을 준비하는 도예가들에게 작은 지침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알프레드 세라믹 부교수 맷 캘러허의 3학년 JR Pottery반 데모 시연 모습
단지, 항아리와 그에 알맞은 뚜껑은 무엇일까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미국 알프레드 대학교 학부 과정
1836년에 설립된 알프레드 대학교Alfred University는 뉴욕 주에서 가장 역사가 긴 사립대학 중 하나다. 알프레드대 미술대학School of Art and Design은 정확히 말하면 알프레드대 안에 별도로 존재하는 뉴욕 주립 세라믹 대학New York State College of Ceramics의 일부다. 미국에서 ‘NYSCC at Alfred University’로 통칭하는 세라믹대학은 미술대학과 세라믹공과대학Inamori School of Ceramic Engineering으로 구성돼있다. 세라믹의 예술성과 재료공학의 학문적 인접성을 중시했다는 점에서 매우 특이한 조합으로 평가받는다. MFA 종합, 유리, 조각 등 분야에서 전미 톱10의 위상을 유지하는 가운데 특별히 도예 MFA과정은 부동의 1위를 고수하며 미국은 물론 전 세계 도예를 선도하는 프로그램으로 인정받고 있다. 학부과정 졸업을 앞두고 졸업 작품전에 몰두하고 있는 시점에서 지난 4년의 즐거웠던 경험을 바탕으로 알프레드 대학교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1,800여 명의 학생이 전부인 작은 대학, 알프레드는 뉴욕 시내에서는 5~6시간, 버팔로Buffalo에서는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뉴욕 주 북서부에 위치한 빌리지 오브 알프레드Village of Alfred에 있다. 대부분 학생들로 인해 유지될 만큼 작은 마을로, 매주 일요일마다 작은 마켓이 열리고, 상점, 편의점, 레스토랑 등이 있다. 생활에 큰 불편함은 없지만 제대로 장을 보려면 20분 정도 차를 타고 호넬Hornell이라는 소도시로 가야 한다. 대학은 뉴욕 주의 학생들이 대부분으로 외국인 학생의 비율은 2~3% 정도다. 한국인 유학생은 필자가 재학하는 동안 학부와 대학원을 통틀어 항상 5명 내외였다.
알프레드대학의 뛰어난 시설 도예를 전공할 생각이라면 알프레드는 최고의 학교가 아닐까 싶다. 신입생 시절 학교 투어 도중 지하의 가마실에서 많은 학생들과 함께 놀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36개의 전기, 가스 가마와 현재 새로 짓고 있는 8개의 외부 가마실까지. 총 44개의 다양한 가마를 갖추고 있어 미국 내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유약 제조실 또한 미국 전역을 통틀어 가장 많은 재료를 포함하고 있으며 학생들에게 한도 내에서 무료로 제공하여 다양한 유약 실험을 경험할 수 있게 한다. 필자의 경우, 맷 캘러허Matt Kelleher 교수의 재료 연구조수Materials Research Assistant로 일할 기회가 있었는데 Cone 3 유약 제조와 시편을 만드는 일을 돕는 한편, 이때 배운 것을 따로 테스트하며 최근에는 교수님과 함께 Cone 6 유약을 개발하고 있다.
학생과 교수진의 활발한 교류 학부 과정은 세계적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10명의 교수진과 3명의 기술 전문가가 함께한다. 각 반의 조교를 맡은 MFA 학생과 교류하며 도자 예술의 기본, 유약 제조 및 가마 번조 등의 기술적인 면을 익히는 2학년 과정과 세라믹 아트 내에서 자기, 석고를 통한 캐스팅, 조형 등 세분화되는 3학년 과정 등을 통해 학부생 스스로 자신에게 가장 맞는 분야가 무엇인지 알아가게끔 도와준다. 강의는 대부분 교수와 학생이 약 1:12 비율의 규모로 진행되며, 개인적으로 교수님과 작품에 관한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대부분의 교수 연구실과 작업장 역시 강의가 있는 층에 있어 함께 작업하는 환경이 조성돼있기 때문에 수업 시간 외에도 질문과 피드백을 구할 수 있다. 현재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는 필자는 두 명의 세라믹 멘토와 함께 졸업 전시를 위한 작업을 하며 교수님들의 피드백을 통해 레지던시, Post-Baccalaureate 프로그램, 또는 대학원 진학 등을 대비해 이력서, 작가노트, 포트폴리오 등을 다듬고 있다. 학부, 대학원, 그리고 교수진 사이의 원만한 관계와 교류는 알프레드의 최고 강점 중 하나다.
아트 인 액션Art in Action에서의 전시 모습.
2016년 행사를 마지막으로 40년의 역 사를 뒤로한 채 사라진 영국 최대 규모의 예술 관련 행사다.
400여 명의 예술가, 600명의 자원봉사자와 스태프들 그리고 28,000명의 방문자가 그 규모를 말해준다.
영국에서 전업 도예가로 활동하기
필자는 영국에 오기 전, 몇 가지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었다. 학업을 잘 마치는 것이 가장 우선이었고 궁극적으로 영국에서 작가로 활동하는 것이었다. 쉽지 않았다. 작가 활동에 대한 정보가 상당히 부족했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연했다. 비자나 재정적인 문제까지 더해져 ‘내가 작가로서 활동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은 더욱 깊어져 갔다. 영국에서 작가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필자는 ‘버틴다’는 표현을 자주 쓴다. 이 말을 나는 ‘끈기’라는 말로 포장하려 한다. 현재 영국에서 전업 도예가로 ‘버티면서’ 직접 부딪히며 겪은 경험을 나눠보고자 한다.
예술가가 살기 좋은 영국
영국은 여러 가지 면에서 예술가가 작업하기에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첫째, 영국은 크고 작은 갤러리들을 어디서나 찾아 볼 수 있다. 많은 공예 전문 갤러리가 있고, 상설 매장을 운영해 판매한다. 상당히 높은 커미션(50% 안팎)이 단점이지만, 갤러리가 홍보와 판매를 대신해 작가는 작업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다. 둘째, 다양한 종류의 아트 페어가 영국 전역에서 봄부터 늦가을까지 열린다. 예술가는 페어에서 자신의 작품을 공개할 수 있고 대중은 가까이서 예술을 접할 수 있기 때문에 모두에게 중요한 기회다. 셋째, 영국 아트 카운실Art Council의 지원이다. 아트카운실은 예술가들의 재정 지원, 교육, 연수, 해외 전시 등의 다양한 정보와 기회를 제공한다. 물론 지원 자격이 까다롭고 높은 경쟁률이라는 어려움이 있지만 필자를 포함해 주변에 많은 작가들이 혜택을 받고 있는 걸 보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영국 사람들의 예술에 대한 많은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페어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데, 이러한 관심은 구매로 이어진다.
영국의 다양한 아트페어
영국에는 많은 종류의 페어가 있다. 페어는 한국에서 활동하면서 영국을 포함한 유럽 등지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자 하는 작가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도예가로서 참가할 수 있는 페어는 도자기페어Ceramic Fair, 공예페어Craft Fair, 트레이드 페어Trade Fair가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아트페어Art Fair도 참가할 수 있다. 대부분의 아트페어는 갤러리가 소속 작가들의 작품을 가지고 참가하기 때문에 갤러리에 따라 참가 유무가 결정된다. 필자는 여기서 해외 작가들에게도 열려있는 도자기 페어에 대해서만 다루고자 한다. 언제나 첫 시도가 중요하고도 어렵다. 한국에서부터 작품을 운반해야 하고 전시도 직접 해야 하기에 쉽지않지만, 한 번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작가의 작품들
독일, 유학이라는 새로운 도전
필자 자신도 아직 독일 유학생활이 그리 길지 않아 걱정이 앞선다. 많은 정보와 도움이 되는 글이 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진 않지만, 본인 또한 한국에서 유학을 준비할 때 독일 현지에서의 정보들이 궁금했던 적이 많아 조금이나마 그런 갈증을 해소할 수 있기를 바라며 몇 자 적어 보려 한다.
마음가짐은 유학 준비의 첫 시작
우선 필자가 독일로 유학 오기 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바로 마음가짐이다. 외국 유학의 낭만은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핑크빛으로 가득하지 않다. 유학은 새로운 배움을 맞이하는 기회인 동시에 낯선 타국에서의 생활이자 현실이다. 필자 또한 어릴 때부터 외국에서 유학하는 것이 꿈이었는데, 그때마다 부모님께서 다잡아주신 덕에 독일로 유학길에 오르기 전부터 마음의 준비를 했다.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뭐든 열심히 배우고 초심을 잊지 말자고 다짐했던 마음들이 실제로 유학생활 동안 부딪혔던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 속에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언어는 생활의 시작이자 기회의 문
현실적인 독일유학 준비는 독일어가 제일 우선이다. 필자의 경우 독일유학을 결정하기 전까지는 독일어를 배워본 적이 없어서 독일어 알파벳부터 배워야 했었다. 필자는 우선 독일로 떠나 어학을 공부한 경우였다. 독일의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 보훔에 있는 보훔대학Ruhr University Bochum 안에 개설된 독일어 코스를 신청해, 바로 독일 현지에서 독일어를 배웠다. 만약 독일로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면 한국에서 따로 어학원을 찾아 문법 정도는 익히고 떠나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사실 어학을 공부하는 것이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언어는 독일에서 생활하면서 다방면으로 새로운 문을 열어준다고 생각한다. 물론 대학을 가기 위해서도 독일어 자격이 필요하지만, 독일어를 조금씩 할 줄 알게 되면서 독일에서의 생활이 더욱 풍부해질 수 있었다. 현재 독일에서 도예가로 활동하고 계시는 이영재 선생님께서도 항상 필자에게 독일어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해주시곤 한다.
스터트 갤러리, 공예숍 및 카페
호주 스터트 공예센터의 프로페셔널 레지던시
호주국립대학교The 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에서 도예 석사과정을 이수하던 중 짧은 방문을 통해 스터트 공예센터Sturt Craft Centre/www.sturt.nsw.edu.au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다. 스터트 공예 센터는 시드니에서 남서쪽으로 차로 약 한 시간 거리에 있는 한적한 소도시, 미타공Mittagong에 위치해있다.
1941년에 설립된 이곳은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공예 센터 중 한 곳으로 도자공예, 목공예, 금속공예, 직조공예 워크숍이 있고, 더불어 갤러리, 공예숍, 카페가 한 건물에 있다. 도자공예 워크숍은 1954년에 설립됐다. 이후 호주를 대표하는 많은 도예가들이 스터트에서 교육을 받았거나 센터장 및 워크숍 매니저 등을 거쳐 갔다.
스터트에서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단기 교육 프로그램 및 1년 교육이수과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한 지역의 대학교를 졸업한 예비 작가들을 대상으로 6주간의 Graduate Residency가 있고, 기성 작가들을 위한 3개월의 프로페셔널 레지던시Professional Residency와 2개월의 셀프-디렉티드 레지던시Self-Directed Residency 프로그램이 있다. 기성 작가로서 지원이 가능한 두 개의 레지던시 프로그램 중 필자가 참여한 프로페셔널 레지던시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프로페셔널 레지던시Professional Residency 스터트에서는 도자공예, 목공예, 금속공예, 직물공예 등 4개의 전공을 통합해 매년 두 명 정도의 프로페셔널 레지던시 작가를 뽑는다. 신청은 매년 10월 말 까지며, 그 해 12월 중순에 선정 작가를 발표한다. 선정된 작가는 이듬해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레지던시 기간 동안 작가로서 해야 할 항목에서 명시되지 않은 요청이 있을 수 있는데, 이는 단순히 전시 오프닝, 스터트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 프로그램 선생들과의 만남 그리고 예외의 프레젠테이션 등이다. 강제성은 없으나 이러한 행사 참여를 통해 많은 작가 및 여러 분야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스터트 레지던시의 작업공간 도자기 워크숍은 물레성형 공간과 손성형 공간이 분리되어 있고 유약실, 가마실, 흙 재생실 및 재료창고, 그리고 재료를 공급해주는 재료상이 있다. 워크숍에는 매니저가 있어 도자기 워크숍 관리 및 일반인을 위한 수업을 진행하며 워크숍 내에서 궁금한 점이나 불편한 점은 매니저와 상의하면 된다. 작업 공간은 오픈돼있어 학생 및 방문자와의 소통이 항상 이루어진다. 작업에 필요한 기본적인 재료들은 재료상에서 바로 구입 가능하다. 이때 작가에게 주어진 500불의 재료지원금을 차감하는 형식으로 지출된다. 호주에서 생산되는 점토는 그 종류가 세분화돼있어 선택의 폭이 아주 넓으며, 스터트에서 작업하는 수강생들과 작가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 도예가들 또한 이곳 재료상에서 재료를 구입하기도 한다.
조형조소작업실 1층. 조형조소작업실은 수업에만 이용할 수 있다.
중국유학 지침서
매년 도예학과를 졸업하는 학부생 중에 도예를 계속하고자 하는 이는 대략 10% 정도이며, 그중 10% 대부분이 대학원에 진학한다. 대학원을 지원하는 주된 이유는 아마도 더욱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기 위해, 또는 자신의 작품을 심도 있게 연구하기 위해서 일 것이라 사료된다. 하지만 이제 막 졸업한 학부생들에겐 작업만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길을 당장 찾기가 어렵고 또 학벌주의가 만연한 이 사회에서 석사학위는 하나의 스펙이기에, 사실상 이러한 이유들로 불가피하게 대학원을 선택한다. 그러나 값비싼 학비로 대학생 5명 중 3명이 학자금 대출로 빚을 지고 졸업하는 이 시점에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지원을 받는 금수저가 아닌 이상 대학을 막 졸업한 사회 초년생에게 대학원은 경제적으로 부담이 클 것이다. 이러한 현실적 상황들을 고려해봤을 때, 중국 유학은 필자와 같이 흙쟁이를 꿈꾸는 ‘흙수저’들에게 제안할 수 있는 실질적 대안일 것이다.
동경예술대학교 미술관 전경
일본 동경예술대학교 박사과정
도쿄 우에노 공원 안에 위치한 동경예술대학교는 음악대학과 미술대학이 작은 길을 사이에 두고 위치해 있다. 100년 이상 된 벚꽃나무가 끝없이 들어선 공원의 끝자락에 조용히 자리 잡고 있는 교사의 가장 안쪽이 도예과다. 사람과 차들로 복잡한 도쿄 중심가에서 보기 힘든 한적한 장소이자 국립 박물관과 미술관이 인접해 있는 곳에서 학생들이 도자 작업을 한다. 동경예술대학교www.geidai.ac.jp는 국립학교설치법(쇼와 24년 법률 제 150호)의 공포시행에 의해 도쿄미술학원, 도쿄음악학교를 포괄하고, 1949년 5월에 설치되어 10개 학과와 부속 도서관이 있다. 그 후 몇 번에 걸쳐 학부의 확충 개편을 해 현재는 미술학부(회화, 조각, 공예, 디자인, 건축, 첨단예술표현, 예술학과), 음악학부(작곡, 성악, 기악, 지휘, 방악, 락이, 음악환경창조과)의 2개 학부 14개 학과로 부속 도서관, 대학 미술관, 연주예술센터 등의 시설로 구성되어 있다. 대학원은 미술연구과, 음악연구과, 영상연구과의 3개 연구과가 설치되어 있으며, 그 중 도예과는 1963년부터 도예전공으로 설립되어 공예적 감성, 실용성뿐만 아니라 공예와 조각 등의 예술성을 의식하며 제작, 자신의 발상을 공예 제작 안에 표현하여 예술성을 높이는 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초교육으로 물레의 숙련을 전제로 도예실기 전반에 이르는 제작, 시유, 번조에 대처가 가능한 교육환경을 갖추어 다양한 경험을 통해 실제 도예품제작이 가능한 인재를 육성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동경예술대학교 입문기
필자는 한국에서 도예과를 졸업하고 석사과정에 입학하면서 다른 나라의 도자 교육 시스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석사 과정 동안 도예가로서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고민했고 졸업을 하였다. 그 후에는 작업 방향이나 진로에 대해 더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유학을 가기로 결심했다. 동대학에서 학부와 석사를 다녔기에 박사과정은 또 다른 환경에서 경험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여러 나라의 도예 관련 대학에 대한 커리큘럼을 비롯해 자료를 모아본결과, 미국이나 유럽의 대부분 학교들은 한국에서 받은 석사학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물론 재입학하여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박사과정을 진학하는 방법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필자는 나이, 학비 등 현실적인 부분에서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부분은 유학을 고려하는 대부분의 도예과 학생들이나 작가들이 갖는 고민일 것이라 사료된다. 타 대학 입학에 대한 고민은 당시 지도 교수였던 신광석 교수님과 상의했는데, 상담 끝에 작업 성향과 도자기에 대한 관점이 비교적 일치한다 판단해 동경예술대학교를 추천받았다. 동대학 출신 동경예대 졸업생 선배(현 경성대학교 정희균 교수)를 통해 동경예술대학교는 한국에서의 석사과정을 인정하여 박사과정 진학이 바로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박사과정을 입학하기 전에는(교칙에는 정해져 있지 않다.) 1년 동안 연구생 생활을 거쳐야 한다는 정보도 전해 들었다. 그리하여 동경예술대학교 박사과정을 하기로 정했지만 일본어를 전혀 못했던 필자는 일본어 어학원부터 등록을 하였다. 어학원을 등록할 때 되도록 한국인이 없고 수업시간이 많은 어학원을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약 1년간 일본에서 어학원을 다니고, 박사과정 입시를 준비했다. 일본은 어학원의 출결이 중요하다. 출석률 80% 미만인 경우, 대학에 합격했어도 비자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출석률이 80% 미만인 경우에는 사유서를 작성해야 한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3월호를 참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