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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4월호 | 뉴스단신 ]

고종이 사랑한 서양그릇
  • 편집부
  • 등록 2018-01-08 16: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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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제국 선포 120주년 기념 국립고궁박물관 ‘대한제국’ 상설전시실 새 단장

황실 식기(20세기 초)를 이용한 덕수궁 석조전 내 대식당 테이블세팅 재현

 

조선의 마지막 왕이자 대한제국의 첫 번째 황제였던 고종은 개항 이후 근대적인 제도와 문화를 도입하려 노력했고, ‘구본신참舊本新參(옛 것을 근본으로 새 것을 참고한다)’을 바탕으로 1897년 대한제국을 세운다. 그로부터 120년이 지난 2017년, 국립고궁박물관(관장 김연수)은 대한제국 선포 120주년을 맞아 2월 28일 ‘대한제국’ 상설전시실을 새로 단장하여 선보였다. 개편된 전시실의 가장 큰 변화는 먼저 전시 공간이 약 30% 정도 확장되었다는 점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고종이 업무를 보던 덕수궁의 정전正殿인 중화전中和殿을 옮겨 놓은 공간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축소된 크기로 인해 중화전의 웅장함이 반감한 면이 있지만, 한눈에 고종의 정무政務 공간을 살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중화전을 나와 전시 방향을 따라 왼쪽으로 들어가면 고종의 즉위식을 기록한 보물 제1901-3호 「대례의궤大禮儀軌」, 대한제국의 국가 행사를 보여주는 「신축진찬도병풍辛丑進饌圖屛風」, 고종이 법궁으로 삼은 경운궁慶運宮(현 덕수궁)을 중건한 의궤慶運宮重建都監儀軌 등 관련 자료를 중심으로 다양한 대한제국기 유물을 1부 ‘황제와 제국의 탄생’과 2부 ‘대한제국 황궁, 경운궁’을 통해 만날 수 있다.

 

고종과 석조전의 양식기
오래된 책과 병풍 사이를 지나 전시장 모퉁이를 돌면, 이어 황실에서 사용하던 영국제 가구들과 프랑스산 양식기의 향연이 펼쳐진다. 이번 전시실 개편에서 단연 눈에 띄는 부분으로, 대한제국의 정치, 경제적 변화뿐 아니라 당대 황실 생활문화를 보여주는 ‘대한제국 황실 가족과 생활문화’ 관련 유물이 3부에 전시되었다. 덕수궁 석조전 내 대식당을 그대로 옮긴 듯한 진열장 안, 실제 만찬 장면을 보는 듯 화려하게 세팅된 양식기는 대부분은 창덕궁에서 고궁박물관으로 이관된 황실 그릇이다. 이 양식기는 구한말 서양식 요리의 유입과 확산에 따라 일본 또는 서양에서 주문, 사용되었다.
명성황후가 살해된 이후(을미사변, 1895) 고종은 신변에 위협을 느껴 러시아 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겼는데(아관파천, 1896), 이 즈음 궁중에서 요리된 음식을 잘 먹지 못하고 한식보다는 양식 수라상을 더 좋아했다고 한다. 이때 러시아공사관에서 손탁Marie Antoinette Sontag (1838~1922)을 가까이하며 그의 프랑스 요리를 즐겼고, 이후 손탁은 대한제국 시기 황실의 음식과 의전을 담당하는 황실전례관으로 활동하게 되었다(1896~1909).1) 대한매일신보 기사에 따르면 “황태자는 아침은 서양요리, 점심은 일본요리, 저녁은 다시 서양요리를 들었다”고 하니, 황실에서 서양식기가 널리 사용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듯싶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4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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