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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6월호 | 작가 리뷰 ]

취향과 기록의 확장 강준영 Kang Junyoung
  • 편집부
  • 등록 2018-01-08 13:4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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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선택한 기록이 사랑이 될 무렵」 똥장군_도자기, 가변설치, 2017

 

강준영 작가는 세기별 예술 사조와 사회에서 일어나는 상황의 흐름을 읽어내고, 그 안에 작가가 영향 받은 상념들을 거대한 도자의 캔버스에 옮겨 담는다. 이 감각있는 아티스트는 어린 시절 매니아적으로 향유해온 서구 문화를 비롯해 나이키Nike, 자동차, 힙합을 통해 전통 도자가 가진 전승의 답습을 파기하고 대중문화의 관점으로 새로운 도자적 장르를 확장하는 토대를 마련해왔다. 특히 80년대를 풍미한 힙합 음악과 표현주의 미술의 자유로운 다이내믹은 대중문화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드러난다. 자유롭고 즉흥적인 드로잉과 모든 사물을 흥미롭게 바라보는 성향은 폭넓은 매체의 사용과 함께 감각적인 색채와 의식적 흐름의 상징들을 도자에 반추하고 있다.

 

똥장군
이번 전시 <똥장군 : 그룹 탈반을 기억하며>에서 강준영 작가는 과거 재래식 화장실 시절에 사용되었지만 현재는 소외된 토기의 일종인 똥장군을 선보였다. 그는 서민들이 논밭에 거름으로 줄 인분을 옮기기 위해 사용했던 똥장군을 백자라는 재료로 새롭게 재해석해 동시대의 의식과 사회 문화의 문맥을 옮겨 담고 있다.

이같은 모티브에 대한 영감은 기존에 작업해 왔던 가족, 사랑이라는 키워드에서 한층 진보됐다고 할 수 있다. 작가는 결혼을 하게 되면서 또 다른 가족이 형성되고, 그들을 통해 새로운 작업적 발상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처부모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으며 80년대 민주화 운동 문화를 주도한 탈반의 활약상과 전태일 추모영상을 접하게 됐다. 그 시절의 문화에 대한 사실을 통해 강준영 작가는 작업적인 코드를 발견한다. “소외되어 있는 집단과 사람들은 늘 저에게 관심 있는 키워드에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과연 도자의 영역 안에서 예전에는 쓰임이 있었지만 지금은 가치가 없어진 도자기는 뭐가 있을까란 고민이 시작됐어요. 관련 문헌을 찾아보니 예전에는 화장실에서 쓰였던 똥장군을 발견하게 됐죠. 산업화가 시작되고 근대화로 넘어오면서 화장실 문화가 바뀌며 똥장군의 역할은 없어졌잖아요. 현재에는 소외되고 없어진 하나의 물건이고요. 그 그릇을 제 작업에 들여오고 싶었어요. 예전에는 옹기로 만들어지고 화장실에만 쓰였던 똥장군의 역할이 현대의 조형물로 변화시키고 싶다는 게 저의 목적이었어요.”

 

그룹 탈반을 기억하며
그의 모든 일상적인 영감, 감성, 관심사가 응축된 이번 전시는 어릴적부터 모아온 수집품의 일부인 미니카부터 처부모의 작품, 강준영 작가의 근작, 이렇게 세 파트로 꾸며졌다. 첫 파트는 강준영 작가의 ‘수집물의 서사’, 두 번째 파트는 ‘똥장군’, 세 번째 파트는 ‘70~80년대의 사회와 문화’로 구성됐다. 전시는 수집품, 작품, 혹은 드로잉, 영상이라는 것이 세 가지 관점에 따라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강준영 작가는 ‘똥장군’을 시대의 잊혀져가는 기억의 전유물을 백자로 제작해 현대적 조형물로 새로운 개념으로 상정하고, 드로잉을 함께 배치하며 그가 영향을 받은 인물들의 작품을 함께 놓았다. 똥장군 드로잉과 똥장군 백자, 1970년대 민주화운동이 배경인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A Single Spark, 1995’ 영상이 함께 어울려지는 식이다. 현재 강준영 작가가 관심 갖고 있는 모든 키워드가 등장하고, 백자 똥장군이 전시의 한가운데 서있어 전시회의 핵심 축을 이뤘다.

 

“전시 때 저의 모든 것을 다 보여주고자 합니다. 전시장 입구에 놓여있는 자동차는 제 작업실에 소품들이자 기록물들이에요. 개인전이라는 것은 작품을 만들어 보이는 것보다 저를 보여주는 방식이죠. 언제나 이런 식으로 전시해 왔어요.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을 보여주는 것도 대중들과 소통하고, 또 다른 관객들과 이야기를 만드는 담론을 형성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왜 영화를 틀었는지에 대한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하는 거죠. 강준영이라는 사람이 기록물, 전시를 통해서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지에 대해서요.”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6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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