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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8월호 | 특집 ]

한국 찻그릇의 세계
  • 편집부
  • 등록 2018-01-04 16:06:23
  • 수정 2018-01-04 16: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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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담는 그릇은 차에 맞는 그릇이어야 한다. 그릇에 정답은 없지만 좋은 그릇은 사용하는 사람이 쓰기에 편하고 또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완성된 찻그릇의 형태에는 그간 다기에 대해 고민해온 예술가들의 고민과 시간이 담겨있다. 이번호에서는 다기의 기능성과 예술성에 필요한 요소들을 살펴보고, 아름다운 찻그릇을 만들고 있는 국내 도예가들의 작품 세계를 조명해보고자 한다.

 

신현철 작 「공예예술」

 

찻그릇은 차인들의 사랑을 받게 만들어야 한다.

 

차생활에서 사용하는 찻그릇은 어떠한 것이 좋은 것이라고 단정 지어 말하기는 매우 어렵다. 이는 음식의 맛을 느끼는 것과 같이 개인의 취향이 다양하고, 또한 찻그릇을 바라보는 미적 안목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이나 찻그릇에 조예가 깊은 사람들이 선호하고 좋아하는 그릇은 있기 마련이다.
찻그릇은 기능성도 중요하지만 예술성이 있어야 한다. 감상만을 목적으로 하는 미술품은 아니지만, 많은 차인들이 수준 높은 공예품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예가들은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실용성과 예술적 감상을 함께 제공할 수 있는 공예미술의 진수를 찻그릇에서 보여주어야 한다.

 

찻그릇은 공예미술품이다.

찻그릇(다기)이라함은 찻사발, 다관을 비롯해 차를 우리고, 마시고, 담는데 쓰이는 그릇과 행다에 따른 모든 그릇을 아우르는 말이다. 이것들은 생활용기이지만, 근대에 와서 차가 차별화된 음료로 취급되면서부터 일반 그릇과는 달리 특별한 그릇으로 취급되고 있다. 생활에 쓰이는 일반 그릇이라면 높지 않는 가격으로 누구나 쉽게 구입할 수 있어야 하는데 찻그릇은 그렇지 않다. 도자기라는 생산적 어려움도 있지만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차인들의 욕구에 의해 고급화되고 있어서다.
지금의 찻그릇은 단순한 실용공예를 벗어난 지 오래다. 이미 많은 도예가의 작품이 예술적 기량을 인정받고 있으며 상당한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물론 가격 책정은 도예가 스스로 하고 있지만 높은 금액을 지불하고 가치를 인정해주는 차인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고가의 찻그릇을 행다에 실제로 쓰기도 하면서 감상을 목적으로 구입하고 있다. 생활에 쓰이는 용품이 이처럼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도예가들에게는 좋은 현상이다. 때문에 도예가들은 많은 차인들이 바라는 질 좋고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

 

미술품을 누구나 갖고 싶은 욕망이 있지만, 모두 가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높은 예술적 기량으로 작품을 만들었다면 그것이 순수미술이든 공예미술이든 예술로 인정받는 것과 같은 이치다. 어떻게 본다면 직접 쓰면서 느끼는 공예미술품이 미적 감정은 더 크게 와 닿을 것이다. 찻그릇에 높은 예술성이 요구되는 것은 미를 추구하는 차인들의 갈망이 있기 때문이다. 수준 높은 솜씨로 찻그릇을 만들었을 때 공예미술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고, 도예가 또한 예술가로 대접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예술성이 뛰어난 좋은 찻그릇은 차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차를 마시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찻그릇은 차인들의 친구 같은 것이다. 마음이 가라앉아 있을 때나 기쁠 때나 시간의 여유가 있을 때는 그들을 찾고 그들과 함께한다. 뿐만 아니라 차인들의 정신세계를 풍요롭게 해주고 잔잔한 즐거움을 더해주기도 한다.
공예의 미는 순수미술의 미와는 다른, 쓰임의 편리성이 있어야 하는 실용의 미이다. 공예의 형태미는 기능의 보조적인 의미로써 그 목적이 단순한 감상에 있다기보다는 행위와 함께 아름다움을 경험하는데 있다. 이는 단지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쓰면서 직접 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찻그릇을 어떻게 만들었거나 차를 마실 수 있는 기능만 있으면 됐다. 그러나 지금의 찻그릇은 공예품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도예가는 작품의 기능뿐만 아니라, 예술적 신념과 최선의 노력으로 만들어야 한다. 또한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선택의 폭을 넓혀 줄 수 있게 제작의 폭도 넓어야 한다. 이는 작가에게 예술적 표현 영역을 확장시켜 주고 기술력을 향상시켜 줄 수 있는 좋은 요건이 된다.

 

「삼족다관」

 

연파 신현철

 

 30여년의 오랜 시간동안 다관, 찻잔, 차항아리, 연지, 찻사발 등 수십여가지의 차도구를 제작하며 한국 차도구 명인으로 칭송받는 연파 신현철. 어느덧 노장이 된 그를 만나 조형적 실험의 결과물인 작품 이야기와 한국의 차도구의 세계에 대해 물었다.

 

Q 이번 성북동에 위치한 리홀아트갤러리에 개최된 연파 신현철 도예전을 통해 그간의 신작을 포함, 200여점을 선보이신 만큼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계신 것 같습니다. 최근의 근황이 궁금합니다.
아직 원로라는 소리를 듣기에는 이르지 않나 싶습니다. 저는 그릇쟁이로서 작업을 열심히 하고, 전시 인연이 생기면 최선을 다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리홀아트갤러리의 좋은 인연으로 전시를 결정하게 됐습니다.

 

 

Q 연파 신현철 명장님은 차도구 문화가 발전하기 전인 1980년대 초반부터 30여년 동안 다양한 차도구 연구를 하면서 연꽃, 참새, 무궁화, 닭 등 자연과 종교에서 영감을 받은 차도구를 만들어 오셨잖아요. 어떤 계기로 다양한 디자인의 다구를 제작하였는지 궁금합니다.
차도구 문화가 흔하지 않던 시절 우리 찻그릇의 척박함 때문에 차에 대한 관심과 찻그릇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오랫동안 차문화의 역사성이 원활하지 않던 시기니까 차인들이 많이 없던 시기였지요. 우리 차도구가 있을거라는 생각을 했지만, 박물관을 찾아다니며 알아봐도 찾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 당시 박물관에서는 차도구를 장식할 정도의 의식은 아니였던거 같습니다. 먹고살기 어려운 시대였으니까요. 하지만 차인들은 꾸준히 늘어나고, 차에 관심을 보이면서 백화점 같은 문화공간에서 차도구 전시를 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 차도구를 완성시키고픈 욕심이 생겼죠. 일반인보다도 산중 스님들이 차를 많이 마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스님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다구를 만들어보자 했어요. 처음에는 스님들이 바랑에 넣어 다니는 다구를 생각하다보니 불교의 상징성에서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 자료를 검토하다가 불교의 상징인 연꽃이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 횃수로 3년 만에 연꽃 다관을 완성 시켰어요. 그런데 정작 생활용 다관이라기보다는 너무 섬세해서 사용하기 아까운 다관을 만들었더라고요. 연잎 다관을 만들고 그 다음에는 무궁화 다관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당시에는 다양한 디자인의 다기가 없었지. 저는 끊임없이 새로운 차도구 디자인을 고안하다 보니 몇 가지를 만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도 계속해서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고심 중이죠.

 

임만재 작 「대정호 찻사발」

 

월간도예가 선정한 8인의 한국 찻그릇 작가

 

고산 이규탁
1978년, 그는 일본 조선도공 후예의 기능 전수생으로 선발되어 일본으로 갔다. 5년 동안 찻그릇문화와 기능 등을 온몸으로 습득해왔다. 이를 토대로 한국에서 도예의 꽃을 피우고 있다. 이천에서 작업하고 있는 그는 한동안 명지대학교 대학원, 서울대학교 대학원 등에 출강했고, 공모전에서도 대상으로 인정을 받았다. 그의 맑고 깨끗한 회령유 다관세트는 오랜 기간 연구한 그의 작품으로 세련된 디자인이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소남 임만재
경남 김해에서 일념으로 찻그릇 작업을 하고 있는 그는 대부분의 도예작업을 찻사발 만드는데 할애하고 있다. 도자기를 너무 좋아해서 학업도 포기하고 도예작업을 시작했고, 정호다완(찻사발)을 특별히 좋아해서 요장이름도 정호가마라고 했다. 그의 찻사발 솜씨는 전국 차도구공모전 모든 곳에서 대상을 차지할 만큼 정평이 나 있다. 조형의 완숙미가 돋보이는 정호 찻사발 분위기에서 작가의 인생을 읽을 수 있게 한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8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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