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10.19 충청남도 태안군 만대마을 나오리 생태예술원
이곳에는 ‘축제’라는 단어에 깃든 소란함이나 북적임, 번잡스러움이 없다. 특별히 멋을 부린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기능별로 분리된 공간들과 가지런한 밭고랑, 통가마, 그 옆에 도예가 양승호, 안무가 최화정 부부가 지은 집이 있다. 계절이 변하는 풍광을 인테리어 삼아 살고 있는 이들은 벌써 8회째 이어 오고 있는 ‘나오리 생태예술축제’를 만든 개척자들이다. 누군가 가까운 도시에라도 놀러갔다하면 온동네에 소문이 퍼지는 곳, 농사짓고 배를 타고 막일을 하며 예술의 ‘예’자도 모르는 어른들의 손에서 아이들이 자라는 곳, 땅끝에서 고작 몇km 떨어져있지 않은 이 마을에서는 외지인, 손님을 위한 축제라기보다 이 지역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소통의 장을 위한 ‘축제’가 열린다.
두 부부의 재능을 기반으로 도자체험, 무용 등의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하거나 고구마 캐기 같은 자연의 재료들을 활용해 축제를 꾸려간다. 지난해 행사에 참여했던 국내외 도예작가들의 작품이 야외에 전시돼 있고 양승호 작가의 생활자기들이 착한 가격으로 판매되기도 한다. ‘예술의 선순환’을 목표로 하는 이들은 지역 안에서 대표적인 문화예술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삶과 같이 어우러져야 한다는 철학 아래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해 볼거리, 즐길거리를 마련했다. 10일간의 축제기간 동안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이 준비돼 있지만 엄격한 일정을 강요하지는 않는 것이 이곳의 매력이다. 주로 주말에 아이들 손에 이끌려온 어른들이나 옆동네 이웃들이 관광버스를 대절해 오기 때문에, 간헐적으로 방문객들이 찾아오는 평일에는 외국작가들의 워크숍을 진행하거나 함께 도자기를 만든다. ‘나오리 축제’라는 것에 처음에는 시큰둥했던 농민들도 오며가며 작업실에 들러 특별한 목적이나 계획없이 자유롭게 흙을 만지고 물성을 즐긴다. 올해는 인도와 프랑스에서 워크숍에 참가하기 위해 온 작가들이 자신의 나라 음식을 만들어 소개하고 나누기도 했다.
문향진 기자 hjimoon@naver.com
## 일부 내용과 이미지는 생략 되었습니다.전체 내용은 월간도예 본지 2014년 11월호를 참고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