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넷 드브스는 물레에서 완성한 듯 손가락 터치가 드러나는 백색기를 비롯해 다양한 색상의 동서양 식물무늬로 장식된 실용기를 만든다. 섬세하게 마무리된 생활 도자기의 정의를 끊임없이 확장해 온 드브스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만드는 사람과 사용자 사이 즉, 나의 도자기와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과의 상호 관계에 존재한다”라고 설명한다. 필자는 지난여름 두 달간 호주 캔베라의 오스트랄리안 내셔널 대학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ANU에 초대 작가로 작업하며 드브스와 만났다.
드브스는 지난 50여 년간 전시와 워크숍 등 도예가로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특히 지난 14년간 ANU에서 재직하는 동안 활발한 국제 교류를 통해 ANU 도예과를 발전시켜 왔다. 유약 연구로는 『Glazes for Australian Potters』 등 총 3권의 책을 집필했다. 또한 동서양과의 교류와 작가로 호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도예가 중 한사람1)으로 인정받고 있다. 최근 그의 작품은 도자기 장식과 장식의 역사에 대한 관심을 보여준다. “나는 중국 도자 역사 속의 백자 장식들과 호주의 사막과 풀의 이미지들을 혼합하고 박지 기법과 음각, 전사 등을 사용해 문화와 국경을 넘어 시간을 초월하는 하이브리드 도자기를 만드는데 관심이 있다.”
그는 전업 작가와 교육자로의 길을 걸어 왔다. 학부에서 과학을 전공했고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고 전했다. 학부 시절 그의 어머니는 자택에 물레와 가마를 설치하고 여가 시간에 도자기를 만들었다. 그 영향으로 시드니 미술 대학에서 야간 도자기 과목을 택했고, 드브스는 기초 물레 성형시간에 특별한 재능을 보여 단기간 내에 물레 기술을 습득하게 되었다. 그 과목의 선생님의 추천으로 과학에서 방향을 바꾸어 도예 전공을 하게 되었다. 대학을 졸업한 후 2년간 파트 타임으로 도예를 가르쳤다. 그 후 10여 년간 대학의 전임 교수 그리고 도예과 학과장으로 학생들을 교육해왔다. 그는 마음속으로 항상 자신의 생활 도자기를 생산하는 전업 작가가 되고 싶었다. 어느 날 그는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교직 생활을 그만 두었다.
「Vase」 18.5×26cm, 2002
물레 성형은 그에게 명상의 시간이다. 물레와 함께 함은 뇌의 움직임이 멈추고 한곳에 집중하게 하는 고요한 시공간이다. 그의 작품은 손끝에서 만들어지고 작품을 향한 스스로의 질문을 통해 완성된다.
드브스에게 가르치는 것과 작품을 만드는 것은 똑같이 중요하다. 학생들에게는 무엇을 하던지 항상 열심히 하라고 말하며 자신의 작품에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생각해보라고 충고한다. 또한 그는 학교에서 잘 가르치기 위해 학생과의 소통을 중요시한다고 설명한다. 누구를 가르치고 있는가를 생각하며 학생들이 어떤 백그라운드에서 왔고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것을 하는 것은 나에게 의미가 없다.” 그는 지난 9월 제네바에서의 학회에 참석한 후 중국에 청자 연구소에 가서 3주 동안 작업하고 왔다. 그의 2018년 첫번째 프로젝트는 호주의 원주민 도예가들과 함께 작업하는 것이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12월호를 참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