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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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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돌담을 끼고 돌면 경복궁의 서문인 영추문이 가을의 정취와 잘 어울린다. 그 옆 갤러리 1층 팔레드 서울에서 도자와 유리의 융합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조일묵 도예가의 개인전이 열렸다. 갤러리를 들어서자 다양한 색상의 연리문 사과들이 각각의 은은한 빛을 발하며 전시돼있었다.
조일묵 도예가의 사과 조형은 물레 성형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선, ‘연리문’이 오브제인 사과의 표면을 에워싸며 역동적이면서도 꿈틀거리는 형상을 표현한다. 그는 10년째 연리문 기법으로 ‘사과’라는 오브제를 생활 속 도자예술로 제시해왔다. 서로 다른 색을 가진 흙을 혼합해 우연의 효과로 연출되는 색상 변화와 물결 문양은 모아레moire를 연출한다. 대리석처럼 물결무늬가 휘어지기도 하고, 선과 점이 끝없이 반복하면서 기하학적 패턴이 사과 표면의 자태를 나타내기도 한다. 그동안 연리문 사과에 나무와 금속 등 타 재료와의 물성을 접목해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유리’라는 소재를 선택했다. 작가는 사과의 꼭지 부분을 유리로 제작했다. 유리를 도자와 접목시키는 동시에 조명으로 쓰임 있게 오브제를 활용하여 유리의 투명성을 배가시킨다. LED 빛은 유리 사과 꼭지에 빛이 분광되어 마치 미지 세계의 불을 밝히는 듯 신비롭다.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뉴턴Isaac Newton과의 대화’이다. 뉴턴은 떨어지는 사과를 통해 만유인력을 발견했고, 프리즘을 통해 빛을 분해하여 빛의 파장의 길이로 색이 정해진다는 것을 증명했다. 인류의 문명사는 융·복합으로 변했고, 현대 도예의 향방 또한 그렇게 변해야 된다는 확실한 믿음을 실천하고 있다.
작업에 ‘왜 사과를 선택 했는가?’라는 질문에 작가는 “사과는 누구나 인지하고 있는 미술의 대상이며, 그 단순한 형태의 조형은 상호(작가와 관람자) 소통과 교감이 용이한 주제”라고 이야기 한다. 성경에서 나오는 선악과善惡果의 사과로, 뉴턴의 만유인력의 매개체로 진리적 대상물에 부합되며, 사과의 형태는 만물의 근원적 형태를 하고 있다는 우주관적 논리로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작가는 집에 손님이 오거나, 기쁜 일이 생겼을 때 촛불 밝히듯이 도자 조명에 불을 밝혀 보자고 한다. 집집마다 진리를 담은 사과에 은은한 불이 켜 질 때를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