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그레이빙으로 제작된 동판, 도구와 인쇄물, Coalport China Museum
세라믹 프린트 시리즈는 결국 장식에 대한 이야기이다. 영국 도자기는 기능 위에 어떻게 장식을 더해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풀어냈는지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준다. 세라믹 프린트 시리즈를 읽다 보면 영국 사람들이 모두 이렇게 화려한 도자기만 선호했는가 싶겠지만, 사실과는 거리가 있다.
예를 들면 영국에는 ‘브라운 베티Brown Betty’라고 불리는 전통적인 찻주전자가 있다.
겉모습으로만 보면 투박하고 무게도 다른 찻주전자와는 다르게 무겁고 흔한 꽃 장식 하나 없는, 짙은 밤색의 주전자이다. 영국 도자 디자이너 이안 맥인타이어는 언젠가 그의 작업실에서 나에게 브라운 베티 찻주전자를 예찬한 적이 있다. 그가 썼던 글에서 인용하면,
‘브라운 베티는 순전히 합리적인 디자인으로 기능에 필요하지 않는 것들은 모두 배제했다.
The Brown Betty is a purely rational design, stripped of anything superfluous to its function’
그리고 이 점이 또 하나의 영국답고 전통적인 디자인이며 자신의 작업의 근간이 된다고 했다.
이번 호에 소개할 세라믹 프린트 기법은 영국 도자기에서 ‘영국다움’과 ‘전통’을 이야기할 때 항상 등장하는 기법이다. 이번 시리즈를 통해 독자들에게 ‘영국다움’이 어떻게 전달되고 해석될지 궁금하다
인그레이빙Engraving & 에칭Etching
판화의 종류 중에 인그레이빙Engraving과 에칭Etching이라는 기법이 있다. 모두 금속판 위에 뾰족한 도구를 써서 그림을 그리는 판화의 한 방법으로 이미지의 좌우가 거울에 비친 것처럼 반전되는 특징이 있으며 금속판에 잉크를 묻혀 인쇄를 한다.
전사의 역사 I, Ⅱ편에서도 소개됐듯, 전통 도자기 전사는 인그레이빙 방법을 주로 이용했다. 인그레이빙은 인그레이버engraver가 직접 바늘을 이용해 금속표면에 정확하게 그림을 그린 후 인쇄하는 기법이다. 에칭은 그림을 그린 후, 산성 용액acid에 담가 라인을 더 선명하게 만든다. 산에 의해 부식된 이미지는 조금 더 둔탁해지므로, 일반적으로 인그레이빙이 에칭 기법을 사용한 판화보다 더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인그레이빙은 상당히 복잡한 기법이기 때문에 더 이상 선호되는 기법이 아니다. 스튜디오 포터리studio Pottery라고 불리는 소규모 도예가 작업실에서 생산하는 작품을 만들 때는 실크스크린 기법의 전사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더 간편하다. 하지만 에칭이나 인그레이빙을 이용하여 컨템포러리 아트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전사 효과를 내고자 할 때 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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