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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5월호 | 특집 ]

디렉터가 보는 예술가 & 공예가, 그 전략에 대해
  • 편집부
  • 등록 2014-10-31 14:51:16
  • 수정 2014-10-31 14:5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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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도자예술, 그 미적가치와 가격 사이의 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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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렉터가 보는 예술가 & 공예가, 그 전략에 대해

정영숙 갤러리세인 대표, 경희대학교 겸임교수

 

 

도예가 김종인의 개인전 (photo by 송인호)

 

조형성이 기본이다. beyond Craft

´Art´는 그리스에서 파생한 단어임에도 고대 그리스에는 예술이라는 단어가 없었다. 오히려 그리스어 기술을 뜻하는 ´techne´가 그 의미를 포함하고 있었다. 이렇듯 고대에서의 예술은 인간과 고상함으로 수행하는 인간의 모든 활동을 지칭해 2천 년에 걸쳐 이어졌고, 18세기에 순수예술과 공예로 분리한 것이다. 이처럼 예술 & 공예의 양극성 문제점을 철학자 아서 단토는 ´예술의 종말 이후´에서 지적하고 있다. 그는 모더니즘 이후에 예술의 본질에 접근하기 시작했다고 논한다.

우리의 전통공예를 보면 삼국시대 화려한 금은 장신구, 고려시대 청자, 조선시대 향로 등은 뛰어난 조형성이 돋보인다. 단순한 유용성을 넘어 구체화된 의미가 포함된 예술가 정신과 장인 정신이 발휘된 것이다. 이와 같은 전통공예를 실용성만을 강조한 정밀한 기술에 중점을 준다면 18세기부터 분리한 예술 & 공예의 분리적 특성으로 파악하는 기준이 된다. 공예의 특성을 유용성을 강조하지만, 그 너머에는 조형성이 밑받침이 될 때 최고의 공예로 일컫게 된다. 현대미술에도 절대적인 순수성을 지향하는 개념미술에 근접한 작가주의 형과 예술가의 고유한 작업 영역을 넘어선 스튜디오 형의 작업이 공존하고 있다. 작가주의 형은 예술가 정신이 중심이 되는 예술작품으로 본다면, 스튜디오 형은 순수미술이기는 하지만 특정한 주제에 부합한 시리즈 형식의 회화, 조각 등을 작가가 드로잉한 상태에 기계적 특성을 이용하거나 어시스트의 도움을 받아 완성하는 작업이다. 후자의 경우 공예적 제작방식과 유사하다.

도예학과를 졸업한 도예가들은 어떤가? 현대미술의 분류처럼 도예전공자들도 도자조각, 도자회화, 도자설치, 환경도자 등 순수미술의 형식과 실용성을 강조한 산업도자, 실용도자 등으로 구분된다. , 도예를 전공한 사람들은 도예가로 한정되어 지칭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비록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도예를 전공했지만 작품의 성향이 순수조형성을 지향하는 것이라면 현대미술이고 이를 행하는 작가 또한 현대미술가인 것이다. 아쉽게도 전공에 따라 예술가 & 공예가로 지칭되는 모순된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또한 실용적인 공예품을 만드는 작가에게도 기술적인 측면만 고려하지 않는다. 공예를 넘어서 작가의 특성이 반영된 조형성이 두각이 될 때, 비로서 그릇도 쓰임이 있는 조형그릇이 된다. 

 

 

        

방창현 작. <2012홈테이블데코> 갤러리세인 부스

 

 

전시공간이 중요하다

완성된 작품에는 전략이 필요하다. 작품에 대한 명확한 개념을 서술하고, 그에 따른 평론이나 전시 기획의 의도, 디스플레이 방식, 홍보 등이다. 이처럼 준비된 전시를 발표하는 전시공간의 선택, 또 다른 마케팅의 시작이다. 도예학과를 졸업한 전공자들이 예술가를 지향하느냐, 공예가의 길을 갈 것인지가 1차적으로 들어난다. 국내에 미술관, 갤러리는 500여 개가 있다. 그 중 공예중심 갤러리는 10%도 채 되지 않는다. 공예가로 활동을 목적으로 할 때는 특정한 미술관, 갤러리에 전공 특성과 작품의 성향에 맞게 전시하는 방식이 주효하다. 그렇지만, 조형적인 작품이 중심이 되는 예술가로서의 활동을 목적으로 할 때는 기존 공예가들이 접근하지 않았던 90% 전시공간을 살펴볼 일이다. 조형성이 있는 순수미술을 창작하는 공예를 전공한 전공자가 공예전문 갤러리에만 작품을 발표한다면, 예술가적 행위를 하지만 결국은 공예가의 방향에 머무는 경우가 될 것이다.           

순수미술 중심의 갤러리리스트가 작가를 발굴하고 전시를 기획할 때는 어떤가. 전공유무에 떠나서 미술관이나 갤러리에 전시되는 작가들의 자료를 취합, 전시를 관람하며 신진작가와 새로운 작품의 경향을 지속적으로 관찰한다.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대학원 작업실을 방문하거나 졸업전시, 대학/대학원 대상의 청년작가들의 미술축제 <ASYAAF(the Asian Students and Young Artists Art Festival)> 국립/시립/기업에서 운영하는 창작스튜디오를 탐방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처럼 미술관 관계자, 갤러리리스트, 기획자, 평론가, 콜렉터 등이 움직이는 곳에 작품이 소개되는 경우가 필요하다. 예술가의 길을 걷고자 하는 공예전공자라면.

반면, 공예적 특성이 반영된 실용적인 공예가의 작품을 찾을 경우는 공예전문 미술관/갤러리, 샵을 탐방하게 된다. 전시에서 특정 공예작품이 눈이 띄었다면 경우에 따라서는 공방이나 레지던시 공간을 방문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갤러리리스트는 전시의 목적이나 소비자의 요구need에 따라 미술관, 갤러리, , 공방 등 폭 넓게 움직이는 포지셔닝Positioning 전략으로 활동한다.

 

 

 

박종진 작 <숨쉬는 사물전> 갤러리 세인, 2011 (플라워디자인 by 김금주)

 

 

가격의 구조, 예술가로 살아가는 경쟁력이다

조형작품, 실용작품을 하는 것은 조형적 특성과 전시공간 등에 따른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지만 가격만큼은 동일한 전략이 필요하다. 가격 결정은 중요한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수요시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현재의 활동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한 후 전략적인 가격을 제시해야 한다. 도예작가의 전시를 관람할 때 터무니없는 작품가격을 접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트마켓에서 통용되기 어려운 가격구조는 그들만의 리그로 끝나게 되는 원인이 된다. 그렇다면, 현재 아트마켓에서 움직이는 현대미술가의 가격구조를 살펴보자. 

경매에서 거래되는 작품을 3차 시장이라고 하다면, 갤러리에서 작가의 작품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거래를 2차 시장이라고 한다. 작품가격은 여기에서부터 책정이 시작이다. 그렇다면, 작품 가격을 책정하기 위한 기준이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해보자. 미술품도 공산품이 공장에서 생산해서 유통할 때 택Tag을 붙이듯이 작가의 작업실에서 전시장으로 옮겨 전시를 할 때 가격이 형성된다. 가격책정의 중심은 작품 내용이다. 그렇지만 작품의 우열을 어떻게 구분한단 말인가. 이런 경우 기준이 되는 객관적인 잣대는 작가의 경력부터 살핀다. 개인전 경력이 가장 중요하고, 중요기관의 상벌유무, 최근에는 레지던시 참여는 국전의 입상 경력 못지 않게 중요하게 평가된다.

대부분 호당 가격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이는 18세기 프랑스에서 캔버스의 크기를 통일하면서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그림 도량형으로 서양화나 한국화 작품에서 주로 표기된다. 엽서크기를 1(22.7X15.8cm)라고 한다. 세로의 크기의 변화에 따라 인물화, 풍경화, 해경화로 구분한다. 10호면 1호의 3(53.0X45.5 cm)정도이고, 100호면 1호의 7(162.2X130.3 cm)정도이다. 이를 기준으로 크기에 따른 작품가격이 형성된다. 이처럼 작품의 크기에 따라서만 가격이 책정된다면 100호보다 10호 작품이 미적 가치가 좋다고 해도 크다는 이유로 몇 배로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부조화를 문제시하여 호당가격 파괴를 주장하는 작가나 갤러리리스트도 더러 있다. 이에 대안으로 크기와 상관없이 작품 별로 가격을 형성하기도 하기도 한다. 이는 예술작품의 특수성을 윌등하게 반영되는 경우이다. 입체작품의 경우에는 크기도 중요하지만 작품 재료가 선행된다. 가격이 비싼 대리석, 브론즈를 사용할 경우와 합성수지나 재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재료로 완성된 작품의 차별화가 먼저이다. 그 후 작품의 크기, 미적 가치 등의 고려된다. 판화, 사진작품의 경우는 에디션이 있기 때문에 평면이나 조각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형성할 수 있다. 한 작품이 에디션을 몇 개 책정했는지가 가격결정의 중심이 된다. 영상 작업도 이에 해당될 수 있다. 

작품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구성원은 작가, 갤러리리스트, 평론가 등이 중심이 된다. 작가의 경력과 내용에 따라 이미 확정된 유사한 작가들의 작품과 비교 분석하는 방법이 있으며 경매에서 낙찰된 작품, 그리고 미술소비자가 선호하는 작품이 좋은 가격을 받는다. 결국은 2~3차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거론되는 작가들의 작품은 일정부분 객관적, 주관적 작품가격 형성에 평가를 받은 것이다. 도예를 전공한 예술가, 도예가의 작품 기준이 필요하다. 위에 언급했듯이 유일성, 재료비(소지, 소성, 유약), 제작기간, 창작의 난이도 등이 기본적으로 고려 된 후 작품 발표 횟수, 주요기관의 당선, 레지던시 경력 등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주관적인 가격이 아닌 미술전문가, 공예전문가와의 협의를 통한 가격 책정이 절실하다. 

 

갤러리리스트로서, 현대도예를 발표하는 작가들 중에서, 탈 장르적 시각으로 독립성과 자율적인 작품이 중심이 되는 작가주의 예술가가 만나고 싶다. 미술관/갤러리, 레지던시에서 좋은 현대미술 작품을 봤는데 전공이 도예였다면 더 반가울 일이다. 도예가를 지향하는 작가는 조형성이 근본이 되는 유용성 있는 도예작품에 더욱 주목할 것이다. 갤러리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성향에 따라 공공기관과 기업공간에 필요한 공방의 도예상품, 도예가를 찾게 된다. 

 

 

 

필자 정영숙은 20여년 전부터 갤러리 큐레이터를 시작으로 미술현장에서 생생한 현대미술의 흐름을 읽으며 전시기획을 해왔다. 90년대 후반 대학원에서 예술기획을 전공, 현재 추계예술대학에서 문화예술행정경영 박사과정을 공부하며 예술마케팅을 실무에 실천하고 있다. 전시기획, 미술비평, 미술강의를 중심으로 작가매니지먼트, 아트법률, 기업의 전시공간 구성 등 다양한 방식으로 미술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사회와 유기적으로 연결된 아트스페이스몰딩을 꿈꾸며 미술현장에서, 강의실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현재 갤러리세인 대표, 경희대학교 겸임교수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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