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령 도자유리조형전
CRACK III, 이중성-실아
2013.4.17~4.22 서울 인사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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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령의 작업은 자기 자신을 향하는 질문이다. 자화상처럼 근본적인 자기의 모습을 만들어 간다. 요즘 우리 문화의 유행하는 이슈 중 하나가 ‘진정성’인데 김경령은 진정성을 참으로 잘 드러내는 사람이다. 그의 생활이나 관계에서 끊임없이 진정성에 대한 노력을 하고 있음이 ‘CRACK III’에서 잘 드러난다.
그러나 작가는 알고 있다. 정답으로서의 진정성이 얼마나 진부한지. ‘CRACK III’에서는 크래커처럼 바스락 부서질만한 얇은 판들이 등장한다. 게다가 crack이 있고 구멍도 뚫려 있어 만져보지 않아도 아슬아슬하다. 도자라는 재료로서는 그야말로 불편한 모양새이다. 이러한 판들은 자기들끼리 겹치거나 접착되어지며 부서짐과 유지됨의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한다. 그러나 이 판들은 상당히 매혹적인 색을 가지고 있어서 어떤 부분에서는 달콤한 느낌까지 전해주는데 작가가 제목으로 내세우는 이중성이 느껴진다. 일관되지 않은 것들은 혼란스러워도 보인다. 지나치게 얇거나 지나치게 두껍고, 구멍이 많이 뚫려 있는 사이로 끈적끈적한 접착제처럼 유리가 튀어 나와 있지만 유리는 차갑고 단단하다. 「The cell」 말 그대로 덩어리진 반구 안에 깊은 크랙이 있는 유리가 고여 있다. 「Hot flower」 덩어리는 무겁고 고정되어 강해 보이지만 그 안의 유리는 치료할 수 없이 깊은 크랙을 가지고 있다.
‘CRACK III’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작업은 유기적Organic 군상이다. 얇은 판들은 현미경으로 식물의 조각을 들여다봤을 때 그 안에서 펼쳐지는 전혀 다른 세상의 새로운 무대처럼 당당한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그것들은 닮아 있으면서도 다르고, 자라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동시에 줄어드는 것 같은 착각도 만든다. 붙은 듯 떨어져 있으면서 이 정도의 거리 정도는 유지하는게 안정적이라고, 하지만 매우 독립하고 싶다고 주장한다. 선택하기 어려운 수많은 갈등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군무가 바로 김경령의 삶이자 우리의 삶이 아닐까.
최선혜 명지전문대 패션텍스타일세라믹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