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한국전통도예의 뉴 제너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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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작가
유재형 YOO JAH HYOUNG
유재형은 1971년 생으로 명지대학교 산업대학원 도자기기술학과를 마쳤다. 2012 대한민국청자공모전 최우수상, 2012 대한민국도예공모전 전통도자부문 대상을 수상하였다. 현재 이천 해강고려청자연구소에서 작업하고 있다.
01 도예를 시작하게 된 계기(인연)에 대해서
특별한 인연이나 계기보다는 그냥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할아버지 때부터 도자기를 하는 집안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도자기 만들고 굽고 하는 것을 보며 자랐고 작업장은 놀이터 같은 곳이었고 흙은 나의 장난감이었습니다. 비록 학부와 대학원에서 다른 공부를 하다가 늦게 도예를 시작했지만 전혀 엉뚱한 일이 아니라 예전에 하던 일을 잠시 쉬었다가 하는 것처럼 그냥 자연스러웠습니다.
02 자신의 예술관에 영향을 준 인물
많은 사람들이 있겠지만 일단은 할아버지와 아버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할아버지는 얼마나 충실하게 과거의 것을 재현할 것인가에 집중하셨다면 아버지는 재현된 청자에 변화를 주시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셨습니다. 이런 두 분의 영향으로 전통의 재현과 변용에 대한 생각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학원에서 가르침을 주셨던 권 신 선생님은 작업함에 있어서 재미와 전통의 새로운 해석에 대한 생각의 폭을 넓혀 주셨습니다.
03 나에게 청자란?
저에게 청자란 과거의 산물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변신하며 현재를 반영하는 살아있는 생명체 같은 것. 그렇게 계속 변해야지만 청자가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과거의 것들(기술, 기법, 기형 등)은 그 자체로 의미 있고 중요하고 앞으로도 이어져야만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현재의 것들이 반영되지 못하면 결국 사라질 것입니다.
04 나의 흙작업 과정 중 가장 특별한 것
보통사람들이 생각하는 청자라는 이미지에 갇혀 있지 않는 다는 점. 청자토와 청자유라는 기존의 재료를 사용하지만 유약의 일부를 닦아내거나 안료를 사용한 후 유약을 발라서 다른 효과를 나타낸다던지 혹은 조각의 문양을 사용하는데 있어서 기존과는 다른 문양을 사용하기도 하고 다른 디자이너들과 협업으로 일을 진행하는 등 생각이 조금은 자유롭다는게 다른 작가들과 구별이 되는 것 같습니다.
05 작품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은 순간
이탈리아의 디자이너인 알레산드로 멘디니와 협업으로 Celadon Proust를 전통가마에서 소성하여 대형 전시대에 108개를 설치ㆍ전시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일련의 작업과정이 스트레스가 아니고 너무 재미있는 행사를 치른 느낌이었습니다. 또 2009년 한국박물관 개관 100주년 기념 상징물로 제작했던 국립중앙박물관 ‘청자정靑瓷亭’의 청자기와를 제작ㆍ납품했던 일도 건축도자로서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는 생각에 보람 있었던 일로 기억에 남습니다.
06 현재의 가장 큰 고민은
아직 한 사람의 작가로 올곧이 서지 못한 것에 대해 고민이 많습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그늘 덕에 이 만큼 컸지만 앞으로 그런 것들 없이 어떻게 홀로서기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이 현재 가장 큰 고민거리입니다.
07 자신이 추구하는 작가로써의 철학이 있다면
전통은 고정된 것, 과거의 답습이 아니라 움직이고 변화하는 것처럼 작가도 어떤 한 가지 이미지로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만의 것을 갖고 있으면서 거기에 새로운 것들을 덧붙이고 어울리지 않는 것들을 지워나가면서 계속 변신하는 그런 것 입니다.
08 도예계 선배 &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요즘 도예계가 너무 침체되어 있는데 모두들 힘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올 더 좋은 날을 위해서 지금은 준비하고 대비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며 이 시기를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09 다음 세대를 이끌 도예인로써 꿈꾸는 ‘우리 도예계’
도예 작가들이 자신들의 작업에 대해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재미있게 작업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도자기는 그냥 얻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가치를 지불하고 구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더 많은 사람들이 가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청자양각연화상감보상화당초문호」
「청자상감운학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