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국진의 유약이야기 ⅩⅩⅩⅩⅡ
라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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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삼채唐三彩의 유 기술은 납산화물과 각종 발색산화물을 이용하여 저온번조에서도 유의 효과를 내는 편리한 도자기술이었다. 연유鉛釉를 주로 사용하던 곳이 중동지역이긴 하지만 납을 도자유의 매용제로 사용하기 시작한 시기는 동서양이 서로 비슷하다. 중동지역의 납에 의한 녹유綠釉는 로마시대부터 그리고 중국은 한漢시대부터 사용하였기 때문이다. 중동의 연유는 주로 방연광PbS을 이용한 녹유가 주였지만 당시 세계문화의 중심지였던 당唐은 녹유의 기술을 기반으로 삼채라는 새로운 기술을 탄생 시켰다. 그리고 우리가 염려하는 연독鉛毒의 유해성에 대해 완벽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삼채의 제품들 중에는 식기는 거의 없고 주로 장식용품이나 부장품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수 세기가 지나 문화의 변방 일본은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일본열도를 통일 하면서 사회통합이라는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선종禪宗의 철학이념을 강조하게 된다.
말똥 치우던 어린 히데요시가 벼락출세 후 열도를 통일 한 것처럼 필부匹夫일지라도 뜻을 세우고 가부좌跏趺坐 틀고 앉아 있으면 어느 순간 도道통한 선지자가 될 수도 있다는 선종의 이데아가 히데요시의 선험적 실증으로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아무튼 젠zen의 실천은 찻그릇의 수요를 증가 시키는 요인이 되었고 장식품이나 부장품에만 한정적으로 사용하던 삼채의 유 기술을 그릇에 도입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연독과 관련해 조지로長次郞는 그렇다 치더라도 센리뀨千利休의 입장이 모호하다는 생각이 든다. 과연 당대의 석학碩學이었던 센리뀨가 연독의 유해성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던 것인지 아니면 알고 있으면서 모르는 척 한 것인지 는 알 수 없다.
라꾸 번조는 가열된 가마에 기물을 넣거나 꺼내는 작업이기 때문에 라꾸의 소지는 급열과 급랭에 잘 견뎌야한다. 다시 말해서 열 충격에 강한 태토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라꾸용 소지는 사질砂質을 어느 정도 함유하고 있는 점토라면 그대로 사용해도 좋으나 점토입자가 작고 치밀한 조직의 점토소지라면 열 충격에 잘 견디도록 열 충격 완화제를 인위적으로 첨가해 줄 필요가 있다. 열 충격 완화제란 특별한 것이 아니라 모레나 어느 정도 굵기의 소분(초벌 깨진 가루, grog)등을 말한다. 열 충격 완화제의 첨가량은 정해진 것은 없고 작가의 취향에 따라 10~30%정도나 많게는 40%까지도 첨가한다. 소분의 입자가 너무 미세하거나 굵으면 열 충격 완화의 효과가 덜 하기 때문에 만들고자하는 기물의 크기와 두께에 적당한 굵기의 입자를 선택해야한다.
일본 전통의 초기 라꾸유는 규산연珪酸鉛, lead silicate, xPbO ySiO2이 기본이므로 유의 원료는 연과 규석 그리고 함연含鉛프릿이 주가 된다. 사용하는 연은 당토唐土 염기성 탄산연鹽基性 炭酸鉛연백鉛白이라고도 한다.
라꾸용 프릿은 일반적으로 함연 프릿을 사용하고 있다. 간단한 배합에는 탄산연(또는 연단)30, 붕사 30, 규석 20에 소량의 장석이나 석회석을 첨가한 후 프릿화 하여 사용 한다. 또 크리스탈유리(납유리)나 파유리cullet를 분쇄하여 프릿처럼 사용 할 수도 있다.
라꾸용 색유를 만들 때의 프릿은 매용제로 붕사, 붕산, 소다회, 탄산칼리 등을 사용한 무연 프릿을 사용하는 것이 보다 깔끔한 발색이 되며 연의 양은 적은 편이 정색呈色에 좋다.
표1. 초기 일본전통 라꾸의 유 조성 (wt.%)
유1 |
유2 |
유3 |
唐土 61 |
唐土 66 |
唐土 60 |
白玉 18 |
硅石 30 |
白玉 20 |
房州砂 21 |
카올린 4 |
硅石 20 |
약 750℃ |
850~900℃ |
약 800℃ |
일본전통의 라꾸용 프릿유는 일반적으로 당토(연백) 40, 함연 프릿 50, 규석 10의 조합을 잘 혼합해 사용하는데 약 850℃의 범위에서의 유는 대체로 당토 40~50%, 함연 프릿 40~50%, 규석 10~15%의 범위에 있다. 보다 저온에서 용해되는 라꾸유를 원한다면 당토와 함연 프릿의 양을 5:5 또는 4:6 정도로 하고 유의 용융온도를 높이고자 할 때는 규석량을 증가시켜 조절한다. 규석 대신 규산분이 많은 메밀깍지재나 짚재, 왕겨재를 대체하여 사용하는 것도 시도해 볼 만한 일이다.
유의 제겔식 |
유 조합(wt.%) |
비고 |
0.143Na2O 0.455SiO2 0.857PbO 0.287B2O3 |
붕사 20 연단 70 규석 10 |
*약750℃ *상회용 플럭스 |
0.70PbO 0.15CaO 0.20Al2O3 1.7SiO2 0.15ZnO |
연단 50.5 석회석 4.7 아연화 3.8 카올린 16.3 규석 24.6 |
*1000℃ 연단 사용시 침전의 무제가 발생하면 연백으로 대체가능 |
이렇게 일본전통의 라꾸유는 당삼채의 기술을 도입하여 시작하였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 생연유生鉛釉, raw lead glazes 거나 연 프릿유lead fritted glazes 이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납과 관련된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기는 불가능했다.
일본의 위대한 도예가 이자 다인인 오가타 겐잔尾形乾山, 1663~1743의 6대 손에게 라꾸를 배우고 7대 겐잔이 된 영국의 버나드 리치Bernard Leach, 1911년~1920년 까지 일본에 거주가 익힌 라꾸유 역시 생연유 또는 연 프릿유의 범주에서 벗어 날 수 없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최초로 서구에 소개된 라꾸유 역시 납 범벅의 유였을 것이다.
이러한 연독에 대한 일본의 대응은 관대했지만 서구인들은 용납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나온 것이 붕규산유硼硅酸釉, Boro silicate glazes이다. 붕규산유는 납을 사용하지 않고 1000℃ 내외에서 저온 번조가 가능한 연의 공해로부터 해방되는 획기적인 도자기술이었다.
수용성 물질인 붕산硼酸, Boric acid, B2O3, 붕사硼砂, Borax, Na2O 2B2O3 10H2O와 천연원료인 거슬리 보레이트저슬리 보레이트, gerstley borate의 이용은 연독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라꾸유의 재도약에 밑거름이 됐다.
지금도 확인되는 PbO성분이 들어있는 수많은 라꾸유의 레시피들은 멀게는 천 년 전에 있었던 당삼채의 영향을 아직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표3. 색유의 기초유가 되는 독일의 표준 프릿 조성
프릿명 |
조성비(wt.%) |
비고 |
연붕사프릿 |
연단 34 장석 12 석회석 7 카올린 5 붕사 18 규석 24 |
1000~1050℃의 온도에서 색유를 만드는데 적합한 프릿 |
규산연프릿 |
연단 79 규석 21 |
상회용 플럭스로 적합 |
무연붕사프릿 |
붕사 39 규석 15 장석 33 석회석 8 카올린 5 |
약 1050℃의 저화도 유에 적합 |
연붕사프릿 |
연단 30 규석 15 붕사 33 소다회 10 |
저화도 색유에 적합 |
연붕사프릿 |
연단 21 장석 37 붕사 42 |
상회용 플럭스 및 저화도용 색유에 적합 |
무연붕사프릿 |
붕산 21 소다회 26 초석 5 규석 21 석회석 12 카올린 15 |
저화도유에 적합 |
서구에서 개발된 대표적인 무연 라꾸유를 소개한다.
* Del Favero Luster
gerstley borate 80
cornwall stone 20
copper carbonate 2
; 강한 postfiring reduction꺼먹이 번조에 의해 터어키 청유를 바탕으로 한 라스터유
* Yellow crackle
gerstley borate 80
cornwall stone 20
vanadium stain 3~6
; 바나듐산화물을 첨가한 황색조의 크랙유 여기에 산화석tin oxide, SnO2을 점진적으로 5%까지 증가시키면 점점 밝은 노란색 유가 된다.
* New Rogers black
custer feldspar 20
gerstley borate 80
red iron oxide 10
cobalt cabonate 10
black copostfiring 10
; 강한 postfiring reduction에 의해 짙은 청색조의 검정색유로 라스터 효과도 있다.
* Gold raku
gerstley borate 80
cornwall stone 20
tin oxide 1
silver nitrate 2
; 질산은窒酸銀에 의한 골드 라스터 유
* Basic white crackle
gerstley borate 65
tennessee ball clay 5
nepheline syenite 15
tin oxide 10
flint 5
; 산화석에 의한 유백유로 크랙이 있다. 양호한 라꾸의 기초 유이며 두껍게 시유한다.
* Rogers white
spodumene 35
gerstley borate 60
tennessee ball clay 5
; 백색 점토에 두껍게 시유하여 깨끗하고 흰 유를 얻을 수 있다. 회청색 유를 원한다면 산화철 1%와 탄산 코발트 0.5%를 첨가하면 되고 탄산망간 3%와 산화석 5%를 첨가하면 보라색으로 발색한다.
* Higby 1-2-3 base
silica 1
EPK 2
gerstley borate 3
; 웨인 힉비(Wayne Higby)의 대표적인 라꾸의 기초유.
앞서 소개된 일곱 종의 무연 라꾸유는 웨인 힉비의 1-2-3 기초유를 제외하면 모두 거슬리 보레이트와 장석류spar의 조합이다. 여기에 불투명한 백색유를 만들기 위해서는 적당량의 산화석을 3~10% 정도 첨가하고 색유를 만들기 위해서는 각종 발색 산화물을 첨가한다. 라스터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동을 이용한다. 여기에 postfiring reduction을 하게 되면 더욱 다양한 유조를 얻을 수 있다.
참고문헌
陶磁器釉藥 宮川愛太郞 共立出版社 1999
Advanced ceramic Manual John W. Conrad Falcon company 1987
Ceramic Glenn C. Nelson
Raku Steve Branfman Chilton Book company 1991
樂茶碗 茨城縣陶藝美術館
Raku Tim Andrews A&C Black London 2005
500Raku A Lark Crafts 2011
Raku mastering Steven branfman A Lark Ceramics Book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