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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7월호 | 특집 ]

육체와 점토가 교감하는 예술적 영감의 메시지
  • 편집부
  • 등록 2013-07-03 09:5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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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와 점토가 교감하는 예술적 영감의 메시지

CONCEPTUALIZING CLAY : A MATERIAL FOR PERFORMANCE ART

조혜영 GICB 2013 국제협력매니저, 한양대 응용미술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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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들어서면서 미술 분야에서 생겨나고 있는 변화들 중 두드러진 것이 있다면 미술장르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장르 간 존재해왔던 표현형식과 각각의 분야를 특징 지워주었던 경향들이 크로스오버cross-over되고 있다는 것이다. 테크놀로지의 발전은 새로운 표현과 이전에는 시도할 수 없었던 많은 도전을 가능하게 만들었으며, 회화작가의 작품이 디자인적 영역에서, 디자이너의 작업물이 순수예술의 장르에서 별다른 제약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장르 간에 존재해왔던 장막이 사라지고 있으며 이러한 결과물들이 새로운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도예 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유약을 사용하고 점토를 구워 쓰임을 위한 기물을 만들기 보다는 개념과 예술적 사상을 과감하게 담아내고 있다. 단지 점토를 통해 무언가에 사용될 아름다운 물건을 만든 것이 과거의 경향이었다면 점토가 가진 미디어적인 특성에 집중하여 거침없는 표현을 위한 재료로써 점토가 가진 고유한 특성이 발휘되고 있다. 더 이상 도자 또는 도예라는 기존 범주에서 통용되던 용어에서 점토를 사용하는 입체미술three-dimensional art using clay, 점토조각clay sculpture, 점토의 표현clay expression, 점토로 전달하는 개념clay conception으로 명명되는 것이 오히려 적절한 표현일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캘리포니아 도자예술발전학회California Conference for the Advancement of Ceramic Art, 미국 알프레드대학교Alfred University, 영국 왕립예술학교Royal College of Art, 네덜란드의 유럽피안 도자워크센터European Ceramic Work Centre와 같은 단체에서는 몇 년 전부터 이러한 점토의 가능성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행위미술을 위한 표현도구로 점토를 활용하는 작가를 중심으로 그 개념적인 표현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육체와 점토의 교감을 통해 예술적인 영감과 메시지를 전달하며 온몸을 던져서 점토의 물성을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사회적인 메시지를 흡수하고 작품으로 표현하는 작가들이 생기게 되었다.

 

그 대표적인 작가인 알렉산드라 엔겔프리트Alexandra Engelfriet는 역사와 패션디자인을 전공한 네덜란드 출신의 작가로 경쟁이 치열하고 산업화 된 패션세계에 환멸을 느껴 재료와 매체에 대한 공부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중에서 점토에 특히 매력을 느껴 재료가 주는 물리적인 특성에 집중하여 「RAW CLAY PROJECT굽지 않은 점토」를 1990년부터 진행해 오고 있었다.

작업을 접근하는 방법은 자연에서 찾아 볼 수 있는 흙 채석장, 강가, 바다, 뚝 등에서 자연 흙을 채취하여 찾아진 장소에서 또는 흙을 어느 특정 장소로 운반하여 작업을 진행하였다. 도구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몸으로만 이루어지는 작업으로 우선 흙더미에 몸을 실제로 던지는 것으로 시작하여 무릎, 팔, 다리, 손을 이용하여 점토를 주무르고 발로 차서 문양 또는 조형적인 형상을 만들에 낸다. 그녀의 작업은 마치 점토와 한바탕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싸움 끝에 비로소 재료와 타협하는 방법을 찾게 되고 흙이 갖고 있는 본질적 특성에 이르게 된다. 작업은 흙과 몸의 대화를 하는 경지에 이르게 되는 순간 가능해 지는 것으로 이 모든 과정을 영상물로 기록하여 매번 기록으로 남겼다. 영국의 북부지방과 노르웨이, 태즈메이니아Tasmania에서 이러한 진지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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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xml_:namespace prefix = w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word" />알렉산드라 엔겔프리트의 완성 된 작품은 마치 리차드 세라Richard Serra나 로버트 스미스손Robert Smithson의 대지 미술과 맥이 닿아있음을 느끼게 된다. 작품을 장작 가마에 소성하기도 하고 때로는 채석장에 자연 그대로 남겨 두어서 스스로 사라지도록 둔다. 이것은 마치 그녀만의 우연과 자연에 대한 기여방식으로 보인다.

 

알렉산드라 엔겔프리트가 재료적인 특성과 자연에 대한 기여를 중심으로 작업이 이루어진다면 제이제이 맥크랙컨J.J. McCracken은 물과 음식에 대한 굶주림이라는 사회적 문제에 집중하여 행위미술로 이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우리 지구에는 자원이 풍부한 나라가 있는 반면에 아프리카와 같은 자원이 터무니없이 부족한 지역도 많다. 일부 지역에서는 자원을 낭비하고 또 다른 곳에서는 자원이 부족해서 고생하는 모습을 묘사한다. 그는 인류학 전공자로서 조지 워싱턴 대학에서 미술을 공부한 후 점토를 이용한 행위예술을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업을 주로 하였다. 또한 그의 작업을 영상물로도 제작하였다. 제44회 2010년 NCECA에서 「Hunger굶주림」라는 작품으로 각광을 받았는데 미술사학자이자 시인인 쟝 페로우트Jean Perreault가 이 작품을 큐레이팅하였다. 이장주입식 방법으로 옥수수, 빵과 같은 음식을 점토로 만들어서 테이블에 쌓아 놓아 출현한 아이, 어른이 그것을 먹게 만들었다. 이때의 음식물은 불에 소성되지 않은 그야 말로 생흙으로 이것을 먹는 행위를 통하여 음식에 대한 소중함과 굶주림에 대한 간절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제이제이 맥크랙컨의 또 다른 작품인 「순교자와 목마름Martyr and Thirst」은 물을 담을 수 있는 용기를 줄에 매달아 몸에 감은 두 사람이 밀고 당기는 행위를 보여준다. 양보하려는 마음이 없는 두 사람이 밀고 당기는 동작으로 의지와 끈기 그리고 고통과 대립의 감정들을 보여줌으로 순교자적인 의지와 타들어가는 갈증의 고통을 호소력 있게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행위미술은 19세기말 20세기 초 실험적 미술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유토피아적인 이념을 연극, 음악, 공연, 미술, 대중음악 등을 사회에 대한 아방가드 한 생각을 극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다고 한다.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 시기에 아나키스트(무정부주의자)들이 사회적 불만을 발산하는 방법으로 실제로 시위하고 표현하는데서 행위미술의 근거를 두고 있지만 다다Dada와 미래파Futurists로 인하여 활성화 되었고 20세기 중반 미국의 추상표현주의Abstract Expressionism와 일본의 카즈오 시라가Kazuo Shiraga가 소속되어 있던 구타이구룹Gutai Group, 일본 추상화가 지로 요시하라 중심으로 결성된 일본 아방가르드 그룹로 인하여 형성되었다. 구타이구룹은 진흙더미 위에서 기어 다니는 행위로 조각물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와 비슷하게 조지 매튜우Georges Mathieu는 캔버스 위에 물감을 과격하게 뿌리는 행위를 선보였다고 한다.

행위미술은 크게 5가지 방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는 해롤드 로센버그Harold Rosenberg가 말하는 액션ACTION 1952년 미국의 액션 회화작가들을 말하며 두 번째는 몸을 이용하여 표현하는 행위미술 주로 1960년대 몸을 캔버스 대신으로 사용하며 표현한 분류, 세 번째는 다다Dada의 영향을 받은 ‘해프닝Happening"으로 즉흥적이고 도발적인 행위를 중심으로 한 것과 네 번째은 의지endurance 다섯 번째는 의식ritual을 보여주는 행위미술로 분류한다.

 

피터 볼커스Peter Voulkos의 제자인 짐 멜처트는Jim Melchert는 1972년 암스테르담에서 「변화Changes」라는 해프닝 행위 표현으로 유명하다. 머리를 흙물에 담근 다음 두 개의 다른 온도의 공기(한 쪽은 뜨겁고 한쪽은 차가운)가 나오는 공간에서 흙물이 대조적으로 말라가는 과정을 관찰하는 행위미술이었다. 그 후로 2010년에 큐레이터 발러리 카셀 올리버Valerie Cassell Oliver에 의해 미국 휴스턴 현대미술관에서 「변화Changes」를 다시 한 번 재현하였다.

 

짐 멜처트으로 부터 영향을 받은 필립 리Philip Lee는 자신의 몸을 도구로 삼아 흙물과 다양한 도자 재료를 사용하여 몸에 바르는 행위로 작업을 하게 되었다. 필립 리Philip Lee는 행위미술 작가이며 현재 런던 웨스트민스터University of Westminster대학에서 흙을 이용한 행위미술 연구를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점토를 이용하면서 행위미술을 하고 있는 최근의 잘 알려진 작가로는 테리 프레임Teri Frame 그리고 마들린 스틸윌Madeline Stillwill이 있다. 테리 프레임은 「네미스무스mnemismus: 죽음의 무덤, 무덤 앞에 행해지는 추모식」로 「Pre-human, Post-human, Inhuman사람의 이전 단계, 사람 그 이후 단계, 더 이상 인간이 아닌 단계」을 변해가는 인간의 모습을 행위미술로 보여준다. 처음에는 짐승에서 인간으로 변하고 또 알 수 없는 새로운 개체로 바뀐다. 이 모든 과정을 작품으로 보여준다.  

덴버 콜로라도Denver Colorado에 있는 플래트포럼 레지던시Platteforum Residency에서 오는 8월까지 작업을 할 예정인 그녀는 앞으로 이와 같은 기획의 전시에 참여하기로 계획돼있다. 형상만 잘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영상물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기술도 뛰어나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젊은 작가이다.

 

현대도예는 21세기에 와서 다양한 범주로 가능성의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점토를 굽고 유약을 바르는 차원에서 벗어나 재료적인 특성을 살려 얼마만큼 새로운 방식으로 예술적 의식과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점토라는 재료의 물성에 충실하면서도 기발한 아이디어를 담는 행위 미술적 접근은 도예라는 분야가 장르의 경계를 넘어 사회적이고 철학적인 의식과 메시지를 담는 새로운 분야로의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행위 미술 분야에서 이루어진 새로운 시도들이 거침없이 실현되고 있으며 더 이상 시각적 범주에 머무르지 않고 있다. 미술 전 분야에 걸쳐 시각을 포함한 5감을 자극하고 활용하는 경향이 심화될 것이며 각 분야는 서로의 영역을 허물고 총체적인 접근에서 해당분야를 재정립하는 과정을 겪게 된다.

 

참고 웹사이트

http://www.alexandra-engelfriet.nl/index.php

http://www.jjmccracken.com

http://vimeo.com/12590559

http://www.philiplee.co.uk

http://www.teriframe.com/index.html

http://madelinestillwell.com/home.html

http://ceramicsmuseum.alfred.edu/perkins_lect_series

https://www.facebook.com/pages/California-Conference-for-the-Advancement-of-Ceramic-Art/360220972069

http://sundaymorning.ekwc.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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