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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3월호 | 뉴스단신 ]

Bye Janet
  • 편집부
  • 등록 2013-03-29 09:40:40
  • 수정 2013-03-29 11: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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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오랫동안 마음으로 사모해온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 그녀는 항상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본인의 의식과 사유 속에서 언제나 따르고 싶었던 마음속 스승이었다.

그녀를 처음 만난 것은 11년 전 중국 푸핑에서였다. 그녀의 고향인 호주도 내가 살고 있는 한국도 아닌 타국, 그것도 생소한 중국 작은 소도시에서의 만남이었다. 그녀는 짧은 금발 곱슬머리에 색이 들어간 안경을 쓰고, 딱딱한 호주식 악센트를 구사했다. 동양의 한 작은 나라에서 기삿거리를 찾아 타국의 이름 모를 소도시까지 어렵게 찾아온 청년의 열정을 만난 반가움 때문이었을까, 첫 만남부터 애정 어린 질문을 건네 왔다. 평소 잡지의 글을 통해서만 보고 상상해왔던 논리적 냉철함과 비평적 이미지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초등학생 제자를 수십 년 만에 다시 만나 반갑게 안부를 물어오는 선생님의 애틋함 같은 느낌이었다.

Vale Janet Mansfield(1934-2013). 세계 도예계에서 최고로 손꼽는 잡지 『세라믹 아트 앤 퍼셉션ceramics : Art and Perception』과 『세라믹 테크니컬ceramics technical』을 창간하고 1990년에서 2008년(세라믹 테크니컬은 1995년부터 2008년)까지 발행인 겸 편집장을 지냈으며, 호주와 뉴질랜드를 비롯 유럽, 아시아, 미국에서 수십 회 전시를 왕성하게 해온 작가 겸 문학박사이다. 2006년부터 2012년까지는 IAC국제도자아카데미의 회장직을 맡고 미국 NCECA의 명예회원으로 활동했으며, 호주 의회에서 수여하는 명예예술인상을 받기도한 인물이다. 그녀는 세계 각국의 거의 모든 도자 지역을 직접 찾아다니며 특유의 친화력과 특별한 애정으로 도자예술 발전에 공헌해왔다. 1992년 이후 한해도 빠짐없이 미국 NCECA미국도자교육평의회총회에 존재했고, 세계도자비엔날레 기간이면 어김없이 한국을 찾아오기도 했다.

2년 전 봄, 서울 가회동에서 만난 것이 그녀와의 마지막 만남이었다. 그 자리에서 “도예잡지는 도자예술의 역사와 그것의 현대적 표현, 그리고 중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아이디어 그리고 재료와 홀로 씨름하며 고립된 작가들에게 작업실로 배달된 도예잡지는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가 된다. 이 시대 도자예술의 다양한 이슈와 개념을 알리는 가장 중요한 잡지를 만들어주길 진심으로 바란다.”라는 조언은 잊을 수가 없다. 이후 그녀의 건강이 악화 됐다는 소식을 들었고, 지난 2월 4일 영면했다.

그녀와의 아름다운 이별에 대해 그를 아는 많은 도예인들은 국제적 보물을 잃었다고 한다. 그의 수준 높은 사상과 냉철한 비평은 세계적으로 도예전문 잡지에 대한 인식을 높은 수준으로 상승시켰으며, 도예가와 작품들을 대하는 사려 깊음과 넘치는 애정 그리고 도자의 향기가 있는 곳 어디든 찾아가 남긴 흔적들은 큰 가르침이었다. 이제 더 이상 그녀의 활동을 볼 수 없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다.

마지막으로 “멀리서 나마 진심으로 항상 당신을 존경해왔으며, 가장 뛰어난 나의 롤 모델”이었음을 하늘에 전하며 이별을 고한다. 바이 자넷.

 

2013년 3월호 월간도예 editor´s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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