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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7월호 | 전시토픽 ]

한국미술 속 용 이야기
  • 편집부
  • 등록 2013-03-07 16:45:13
  • 수정 2013-03-07 16:4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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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 속 용 이야기

Getting Back a Lost Dragon

2012.4.17~2013.1.13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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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 속에 나타나는 다양한 용의 모습과 상징을 엿볼 수 있는 <한국미술 속 용 이야기>전이 오는 2013년 1월 13일까지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이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호암미술관 개관 30주년과 전통정원 희원熙園 개원 15주년을 맞이해 개최한 소장품 특별전으로 한국미술에서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했던 용의 모습을 주제에서부터 배경 문양에 이르기까지 집중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마련됐다. 전시는 각각의 유물 속에 나타난 용이 상징하는 의미를 살펴볼 수 있도록 《한국미술 속의 용》, 《호국과 권위: 궁중 미술 속 용 이야기》, 《벽사와 기원: 일반미술 속 용 이야기》, 《불법의 수호: 불교 미술 속 용 이야기》로 구성됐다.

《한국미술 속의 용》에는 주로 형태와 색감이 화려한 용 그림들이 전시돼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매우 친숙한 서수瑞獸 중 하나였던 만큼 이 부문의 용 그림들은 형태와 색이 다양하고 상징적 의미도 구체화 돼 표현돼 있다. 회화와 공예품을 비롯한 각종 미술품에 그려진 용은 일반적인 형태와는 달리 거북의 몸을 한 구룡龜龍, 물고기의 꼬리를 한 어룡魚龍, 등용문 고사에 따라 잉어가 용으로 변하는 순간인 어변성룡魚變成龍의 모습으로 그려졌다. 용의 색에 착안해 왕을 상징하는 황룡黃龍, 방위신으로서 동쪽을 의미하는 청룡靑龍, 각종 용들이 구름 속에서 여의주를 희롱하는 장면을 담은 군룡群龍도 주요 소재로 다루어졌다. 이 밖에 용이 아홉 아들을 낳았으나 용이 되지 못했다는 설화와 관련된 도상들도 있다. 그 중 소리내기 좋아하는 포뢰蒲牢는 범종에, 살생을 좋아하는 애자는 칼자루에, 불과 연기를 좋아하는 산예猊는 향로에 주로 나타나 있다.

두 번째 《호국과 권위: 궁중미술 속 용 이야기》에는 삼국시대부터 최고 권력자의 징표로서 자주 사용됐던 용 문양 장신구와 도자기들이 전시돼 있다. 용 의장을 활용한 각종 칼과 금속 장식, 음각과 양각, 상감 등 다양한 기법으로 용을 표현한 고려청자에서는 당시 사대부들의 권력을 상징한 표현성을 엿볼 수가 있다. 특히 용이 시문된 청자는 강진과 부안 등 특정 지역에서만 제작돼 왕실과 같은 최고 권력층에서 사용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조선시대의 용은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왕실의 존엄과 권위 그 자체로 궁중과 관련된 각종 물품에 용이 주요하게 사용되면서 그 이전 시기보다 용의 표현이 다양화 됐다. 「곤룡포袞龍袍」의 흉배胸背, 왕의 행차 시 내세우는 깃발 등에도 황룡이 수놓여져 있으며 왕의 투구, 왕실 축연이나 문방구로 사용되는 백자나 병풍에도 용이 정성껏 그려져 있다.

이렇게 주로 왕과 같은 최고 권력자의 상징으로 사용된 용이지만 한편으로는 일반인들에게 《벽사와 기원》으로도 자리했다. 풍수지리에서 동쪽을 수호한 좌청룡, 12간지干支에 상상의 동물로는 유일하게 포함 되어 있는 점, 그리고 풍년과 풍어豊漁, 비를 바라는 신앙의 대상이 되기도 한 것이 그 예다. 이러한 특징을 잘 반영하듯 세 번째 전시실에서 선보인 조선후기의 회화와 각종 공예품 속 용은 주로 근엄하거나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표현돼 있다. 대표적인 도상으로는 구름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을 그린 「운룡도雲龍圖」와 호랑이와 함께 힘을 겨루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진 「용호도龍虎圖」가 있으며, 「문자도文字圖」에도 용의 모습이 자주 보인다. 또한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사용했던 분청사기와 백자에서는 위엄과는 거리가 먼 다양한 용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분청사기에는 기형 자체를 변형한 용 모양이, 철화백자에는 용이 극도로 희화되어 그려지기도 했다.

마지막 《불법의 수호: 불교 미술 속 용 이야기》에는 불법佛法을 수호하는 8명의 신장神將 팔부중八部衆 중 하나인 용이 자리하고 있다. 나라를 지키는 호국룡護國龍의 상징성을 갖고 있기도 한 불교미술 속의 용은 사찰의 막새, 당간, 운판, 범종에서부터 법당 안의 불단, 업경대, 향완, 촛대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특히 왕과 귀족 중심으로 이루어진 불교용 법구에는 용의 표현이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는데 이는 용이 국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의미로 사용되었던 것과도 관련이 있다. 또한 용은 법당을 장엄莊嚴하거나 각종 의식용구를 장식하는 목적 이외에도 불화나 사경에 그려지기도 했다. 사경에서는 주로 변상도變相圖에 부처를 수호하는 모습으로 나타나며, 부처의 일생을 묘사한 팔상도八相圖에서는 부처의 탄생을 축하하며 세례洗禮하는 용으로 등장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호암미술관 관계자는 “<한국미술 속 용 이야기>전을 찾은 관람객들은 고서화, 도자기, 공예, 불교 미술 등 한국 미술에 다양하게 표현되었던 용의 모습과 의미를 살펴보고 우리의 문화사에 영향을 끼쳤던 용의 표현과 매력에 빠져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성희 기자 masader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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