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욱 개인전
기록의 차이
2012.7.7~7.14 독일 브레멘 쿤스트라움 갤러리Kunst Raum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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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욱은 지금까지 기록에 대한 다양한 관점으로 작업을 해왔다. 이전 작품들은 사각형의 작은 도판 조각들을 모아서 커다란 배船모양의 조형물을 만들어 기록을 찾고 모으는 행위 등의 표현이었다.
이번 전시는 이전의 거대한 기록의 완성을 찾는 행위에서 작은 기록들을 찾아내고 각기 다른 미세한 기록의 차이를 발견하고자 하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전시에는 작은 오브제 조각들과 일인용 컵들이 출품됐다. 작은 오브제 조각들은 백토로, 일인용 컵은 청자토로 만들어져 백자와 청자의 다른 감각을 한 공간에서 보는 재미가 있다. 이전 작품들이 백색이 메인이고 거대한 조형물 위주였다면 이번 전시는 백색과 녹색의 비중이 같고 소형작품들을 출품하고 있다는 것이 다르다. 아마도 이것은 ‘기록의 차이’라는 전시주제와 맞추어 이전에 거대한 담론으로 보았던 현상들을 이제는 미세하고 작은 것에서 그 단서를 보고자 하는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작은 백토의 오브제 작품은 사각형이나 원형을 기반으로 형상을 만드는데 그 조형방법이 독특하다. 그 형태는 하나의 형식으로 만들지 않고 점토조각을 각기 다르게 길게 만들어서 붙여가며 형상을 만들고 있다. 마치 여러 가지 직물천을 덧대 붙여 한 점의 의상을 만들듯 여러 조각의 얇은 점토판들이 덧대어져 사각형이나 원뿔형의 형태로 만들어 지고 있는 방식이다. 이것은 위대한 문화의 완성은 하찮고 작은 여러 가지 것들이 모여서 이루어질수 있다는 의미이고 그러므로 미세한 것들에 대한 정당한 존재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작가의 발언일 것이다. 일상에 흔히 볼 수 있고 매일 사용하지만 우리가 잠시 그 효용성을 모르고 있는 일인용 청자 컵의 제작도 같은 맥락의 작품이다. 특별히 소중할 것도 없는 물컵들에게 작가는 매우 진지하고 치밀하게 표면을 조각하고 다양한 문양을 새겨 넣고 있다. 그 정교함은 일상용으로 쓰기보다는 장식장에 넣어야 할 것처럼 고난도의 기교를 보여준다. 일상의 중요성을 환기시키듯 평범한 청자컵의 표면에서 그날의 중요한 흔적들을 보는것 같다. 문양은 조각도구로 강렬하거나 부드럽거나 빠르거나 느리거나 등의 강약으로 붓을 휘두르듯 선線의 흔적에 중점을 두고 다양하게 새겨 넣었다. 이것은 오늘은 언제나 같은 일상이 아니라는 의미일 것이며 또한 삶이 어떻게 기록되는가는 표면에 그어 내리는 선線들의 향방처럼 잠깐의 차이에서 생겨난다는 메시지일 것이다.
이상으로 볼때 이용욱이 추구하는 도자세계는 위대한 예술로서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일상의 미학을 표현하고 그 사소한 것의 중요성을 환기시키는 환경도자라고 볼 수 있다.
장정란 미술사. 문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