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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훈 개인전-흙, 새로운 유기적 모더니즘
  • 편집부
  • 등록 2013-03-06 11:35:53
  • 수정 2013-03-06 11:3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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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훈 개인전

흙, 새로운 유기적 모더니즘

2012.9.13~10.7 서울 이도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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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훈은 형상의 창조자이며 예술가로서 그 형상에 가구라는 구체적 외양을 부여한다. 그런 까닭에 그는 디자이너라 불리기도 한다. 순수예술이거나 가구이기 이전에 그의 오브제들은 한국적 정신을 기반으로 한 실체로서 ‘한국미의 현대적 발현’이라는 조형적 관점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 한국적 정신은 도와 선 그리고 자연에 대한 경외심과 존경심이 하나로 어우러져 나타나는 강렬한 정신으로 작가는 이 정신을 작품으로 구현하고 있다. 그의 작품을 살펴보면 서구작품들의 특징인 조형의 인위성과 강렬한 색채대비보다는 재료 고유의 물성과 질박한 자연석 등이 조화롭게 대비돼 세월의 깊이와 풍부한 서정성이 느껴진다. 또한 물질적 요소와 개념적 요소의 상반되는 관계 속에 그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최병훈은 재료 특유의 물성을 그대로 살리면서 포스트모더니즘적인 스토리텔링이나 칼라, 직선을 과감히 버리고 최소한의 선으로 구성된 담백한 조형체를 관조자 스스로가 의미를 부여하게끔 유도해왔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태초의 잔상」 시리즈는 한국의 자연석인 화강암 돌을 인위적 가공을 거치지 않은 채 목재와 대비시켜 신비하고도 고요한 분위기를 표출시킨다. 이는 오랜 세월 동안 바람과 물에 의해 둥글둥글하게 형성된 화강암의 형태가 가진 자연미를 작가가 발현시키고자 하는 유기적 모더니즘의 주체로 삼은 것이다. 작가는 그 동안 목재, 화강암, 대리석, 카본파이버, 옻칠 등 다양한 물성과 소재를 활용하면서 기존의 기술적인 한계를 넘어서거나 새로운 심미성을 추구해 왔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흙을 빚어 불에 구워낸 도자 작업 역시 그 동안 추구해온 자연주의, 미니멀리즘과 그 맥락을 같이한다. 시간의 흐름 속에 자연스럽게 침식된 돌, 유기적인 곡선을 간직한 거목의 나이테와 같이 그의 작품은 자연의 소재인 흙을 물로 빚어 바람 속에서 건조하고 불 속에서 번조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새로운 자연의 형상이다. 이렇듯 그가 선보인 이번 전시 작품은 현대도자공예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동시에 가구제작의 하나의 재료, 또는 주체로서의 도자기라 할 수 있다.

최병훈은 재료의 물성이 가지고 있는 영적인 힘을 표현하는 작가이다. 눈에 보일 뿐 아니라 직접 체험이 가능한 그의 오브제는 작품이 놓인 공간과 커뮤니케이션하며 우리 자신을 매개체로 과거의 기억과 미래를 연결한다. 그것은 고요함을 활력 넘치는 삶의 비약으로 통합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번 도자 작품은 바로 그와 같은 특별한 정신적인 힘을 구현한 탁월한 예 중 하나라고 하겠다.

안준형 이도갤러리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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