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2012.12월호 | 전시토픽 ]

동형이색同型異色-200개의 접시
  • 편집부
  • 등록 2013-03-06 10:02:25
  • 수정 2013-03-07 09:45:53
기사수정

  _?xml_: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동형이색同型異色-200개의 접시

One Shape Million Colors

2012.11.14~11.28 서울 이도갤러리

|유세희 이도갤러리 큐레이터

 

 

11월 14일부터 28일 이도갤러리(서울, 창덕궁길)에서 <동형이색同型異色-200개의 접시One Shape Million Colors>전이 열렸다. 스무 명의 작가들이 나누어 가진 같은 형태의 접시들이 서로 다른 작업적 맥락에서 재해석되어 다시 모였다.

도자가 가지고 있는 일반적 통념을 생각해보자면 첫째, ‘불’과 ‘흙’이라는 질료적 특성과, 둘째 ‘쓸모 있음’ 의 도구적 특성, 마지막으로 수공성의 성격으로 크게 정리 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옥스퍼드대학 출판부의 『미학사전』은 공예의 특성에 대해 기능 우위성, 수공과 전통적 형태들, 시장 수요에의 종사, 특히 재료와 그에 따른 기법 등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기술하고 있다.Larry Shiner, ´craft´, Encyclopedia of Aesthetics (Oxford Univ. Pres, 1998), p.450 참조 따라서 공예의 상부구조인 도자도 이 정의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정의가 ‘지금. 오늘날. 바로 여기’에도 적합할 것인가. <동형이색同型異色-200개의 접시>전은 바로 이 물음에서부터 출발한다.

현대사회의 공예는 과거의 그것과는 달리 ‘생산을 위한 쓸모 있는 무엇’ 혹은 ‘잘 다듬어 만들어진 쓰임새 있는 무언가’ 너머를 지향하는 움직임을 시작한지 이미 오래다. 장르를 넘나드는 수많은 이슈를 접목시켜 공예의 새로운 가치를 지향하거나, 새로운 방법적 테크놀로지를 구현시켜 과거 공예와의 차별성을 만들어 내거나, 동시대 사회적 관심을 풀어내고자하는 이 모든 활동들이 과거의 공예 그 너머를 향한 태도들인 것이다. 따라서 심각성 없이 통용되는 공예 장르에 대한 기술방법이나 정의들이 과거 공예 혹은 도자가 가진 시대착오적인 재현적 범주에만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빈번히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서구에서는 이미 질료들의 속성에 다시 집중하기 시작했으며 현대미술의 영역 안에서도 질료를 통해 사회, 예술, 문화, 역사 등 인간의 다양한 범주를 표현해 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에게 요구되는 태도는 어떠한 것이 있겠는가. 이 전시는 바로 이러한 물음에 대답하기 위하여 기획됐다.

강경연, 강준영, 김문경, 김정범, 김종인, 김현숙, 박경주, 박선신, 박정근, 석창원, 신이철, 양고은, 여경란, 우관호, 유정민, 이경주, 이은하, 이재준, 전소영. 전시에 참여한 20인의 작가들은 공통적으로 클레이라는 질료적 소재에 기인한 오브제들을 통해 인종, 관습, 사회, 문화 그리고 인간을 둘러싼 수많은 현상들을 제시한다. 이들의 작품 안에서 도자는 인간의 삶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성격을 지닌 소재로서 작품 속에 녹아들어 이들이 말하고자 하는 삶의 형태와 소통방식에 더욱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가교의 역할을 한다.

전시를 위해 이들에게 각 열 개의 초벌 된 ‘접시’를 제공했다. 주로 음식을 덜거나 나누어 삶을 영위하는 목적으로서의 ‘접시’는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낸 인공물의 가장 근본적이며 기본적인 대상이기 때문이다. 도자를 통해 전통적 인공물의 해석방식 그 너머를 지향하는 이들에게 ‘접시’를 나누어 줌으로서 그들의 작업적 맥락 안에서 다시금 바라보아 주기를 권한 것이다.

 

 

다시 모인 이들의 결과물들은 대상에 대한 인습적인 해석 방식을 새로이 환기시킨다. 목적으로서의 실용을 배제하고 그것 자체가 하나의 오브제가 되어 장식 혹은 전시물이 될 수 있게 변형 시켰다. 인식으로서의 ‘접시’가 전혀 다른 대상이 되어 눈앞에 놓이는 순간, 일종의 우월성과 함께 엄숙한 숭고가 뒤따른다. 동시에 소재로서의 제한이 되려 통일로 작용하여 일목요연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낸다. 또 다른 미적 형태를 제시하는 것이다.

언급했듯이, 공예 혹은 도자의 한계와 그 가능성을 재조명하고자 하는 움직임들이 적지 않은 가운데 이들 작가들이 색다른 형식으로 한 곳에 모인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앞으로도 다양하고 다채로운 시도로서 도자공예가 가질 수 있는 범주의 확대가 이루어져야 한다.

 

0
비담은 도재상_사이드배너
설봉초벌_사이드배너
산청도예초벌전시장_사이드배너
월간세라믹스
전시더보기
대호단양CC
대호알프스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