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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1월호 | 전시리뷰 ]

홍진식 <찻 주전자>전
  • 편집부
  • 등록 2013-03-05 16:03:36
  • 수정 2013-03-07 09:2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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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의 여정旅情

홍진식 <찻 주전자>전

인간의 여정旅情

2012.12.19~2013.1.8 서울 아름다운 차박물관

 

 

홍진식 <찻 주전자>전은 작가 자신이 본래 지향하던 소재인 토우를 테마로 원숭이와 말 등의 소재를 통해 인간의 여정旅情을 표현한 작업으로 먼 길을 떠나 여행을 하고서 마침내 집으로 회귀하는 인간의 본성을 표현했다. 토우는 인간의 염원과 기원을 담은 사람, 동물, 식물 모양의 작은 조형물이다. 각 문화권마다 특유의 형태와 몸짓, 표정에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와 늘 무엇인가를 염원하는 인간의 근원적인 마음을 재미나게 담아내고 있어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보는 이와 만든 이를 하나로 이어주는 매개체이다.

일반적으로 찻주전자는 쓰는 이가 편리하도록 기능성과 실용성을 그 중심 가치로 여기지만, 한동안 간과해왔던 한국적 미감, 즉 복잡하면서도 단순하고, 질박하면서도 정제된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작품은 장시간 축적된 노동의 흔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보이지만 교만하지 않고 오히려 겸손해 보인다. 어떤 작업과정을 거쳐 이루어진 형식이기에 이토록 친근한 아름다움을 주는 걸까? 그는 자신의 작업의도에 부합되는 흙을 선택하고 수비水肥와 여과 과정을 거쳐 얻어진 토분土粉을 일련의 작업과정에서 사용한다. 이를 통해 흙이 주는 구수하고 깊은 질감, 무작위한 형식에 대한 형태로 만들어진다.

도자기의 근원은 그릇 작업임에도, 한동안 그런 작업을 하지 못해 늘 본연의 자리로 회귀하고픈 마음이 보인다. 작가는 찻그릇 작업을 할 때면 동요 없이 편안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그만의 토우를 정연하게 제시함으로써 어떤 질서를 부과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아마도 이는 자연스럽고 우연한 효과에 의해 구현된 무작위성을 어느 정도 제어하고자하는 장인적 기질의 발로일 것이다. 어떤 가시적 흔적처럼 피동적으로 존재가치를 드러낼 뿐이다. 이러한 정체성은 형태의 분방함에 비하여 너무도 미미하다. 즉 현시된 감정의 우위와 지배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그 주제 가운데 바로 그 직전에 일어난 감정의 자취와 흔적을 남기고자하는 욕구를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대중들로 하여금 새로운 감정과 함께 과거의 감정을 공유하도록 하는 것이다.

김성민 국립공주대학교 조형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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